코코죠 2004-04-23  

첫번째 편지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하나, 저는 얼굴이 까매서 붉어져도 티가 잘 안나는 편인데 지금은 불타는 고구마가 되었습니다. 머리 위로 김도 무럭무럭 납니다. 엄마가 '뚱땡이 너 또 야동 봤지!' 이러십니다. 그게 아니라 지금 제 허접한 서재에 가득한 플라시보님의 코멘트와 글을 읽고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진 겁니다. 매일 하는 후회인데 더 잘 만들 걸 그랬습니다. 와주실 거라고는 상상 못했거든요.
사실 플라시보님 같이 내공깊은 서재주인장님들께는 방명록에 글 남기기도 죄송스럽습니다. 하나 하나 답글 다시기 얼마나 힘들까 하는 걱정 때문이죠. 그래서 말 걸고 싶어도, 까치발 해서 정수리라도 보이고 싶어도 그러질 못합니다. 연예인을 대하는 여고생 마음 있지요? 제가 꼭 그런 것 같아요.
감사한 마음... 이번 플라시보님 이벤트의 가장 큰 수확은, 플라시보님에게 무언가 말을 걸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일방적이 아닌 '대화'를 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진심으로 참 기쁩니다. 저는 인터넷을 믿지 않는데 이럴 때는 신뢰가 갑니다. 아직도 엄마는 저것이 글 쓰는 척 하면서 야동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시지만, 이건 절대적으로 플라시보님이 불붙여 놓으신 겁니다^ ^

언제나 그랬지만 자주 들르겠습니다.
그리고 플라시보님이 제게 해주신 말 살짜콩 돌려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모르시겠지만 저에게 참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고맙겠습니다^ ^
 
 
플라시보 2004-04-24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은요. 님처럼 이렇게 저를 실제의 저 보다 훨씬 더 좋은 인간으로 보시고 좋아해 주시는 분을 보면. 나 정말 이런 사랑(달리 표현할 방법을 몰라서리..)을 받을 자격이 있는 인간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가 아는 나는 그렇게 좋은 인간도 멋진 인간도 아니거든요. 제 서재에 오시는 많은 분들 중에서 오즈마님처럼 말없이 다녀가시는 분이 더 많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 감사드리려고 허접하나마 이벤트를 마련했던 것이구요. 겨우 선글라스 하나에 보석을 캐낸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너무 큰 칭찬에 저역시 얼굴이 붉어지지만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게 만드는 힘이라 생각하고 고맙게 그 마음 잘 받겠습니다.

마태우스 2004-04-2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즈마님, 혹시 야동 보시다 들키신 적이...있으신지요???

코코죠 2004-04-27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깻잎이 흰쌀밥을 살포시 껴안는 걸 봤습니다.

오늘밤도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