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지식 - 괴팍한 과학자들의 기발한 발명, 발견 이야기
마크 베네케 지음, 박규호 옮김 / 북로드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이그노벨상에 수상된 작품과, 안타깝게 탈락했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차 있습니다. 한번 봤을땐 웃음을 자아내고, 두번 봤을땐 생각하게 만드는 과학적 업적에 수여하는 상이 이그노벨상입니다. 이 이그노벨상은 노벨상의 패러디이며, 수상자는 은박지로 만든 메달과 생각하다 떨어진 사람이 그려진 상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진짜 노벨상 수상자가 상을 수여합니다. 책에서 소개되는 기발하고 유머러스한 연구 성과들을 보면 과학이 그렇게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책에 나온 기발한 연구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커피와 비스킷의 과학적 궁합이 아니였나 합니다. 커피에 과자를 담갔다 먹는것을 즐기는 편이기도 했지만, 이 궁합에 사용된 공식이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수리학에서 모세관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공식인데, 'h = 4*표면장력*cos접촉각 / 단위중량*직경' 이 그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이 식을 단순히 수리학 문제를 풀기 위해서 사용했을 뿐이였습니다.

하지만 1999년 이그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물리학자 렌 피셔는 이 식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그는 물리학자는 공식이란 어디에 필요한 것인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로 생각했고, 영국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비스킷을 교재로 선택합니다. 그는 모세관 흐름의 식을 이용해 커피와 비스킷의 공식을 만듭니다. 't = (4*L*h)/Dg' 비스킷을 차에 담그고 있을 시간의 최대값은 비스킷으로 흡수된 액체의 이동거리에 4를 곱한 뒤, 다시 음료수의 점도h를 곱한 다음, 그 값을 비스킷에 난 구멍의 크기 D와 찻잔 속에 든 액체의 표면장력 g를 곱한 값으로 나누면 됩니다. 만약 이 시간을 초과하면 비스킷은 흐늘해져 찻잔으로 가라앉게 됩니다. 이 식을 알게 됨으로서 최소의 비스킷만으로 최대한 커피와의 조화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연구가 무슨 소용이 있지? 이런 비판 때문에 괴로운 적은 없었다. 어떤 행동이든지 그 행동이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새로운 발상에 자극을 주며, 세상을 새롭게 보는 눈을 준다면 가치 있기 때문이다. - 스탠리 밀그램 

그 외에도 샤워커튼이 달라붙는 이유, 어느 수학자의 결혼생활 공식, 밑줄긋기와 학업향상의 관계, 발 크기와 남성의 페니스 크기의 관계, 마티니는 흔들어먹으면 안된다는 실험 등 정말 기발하면서도 웃긴, 그러면서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일화들은 무척이나 매력적입니다. 과학 공식들을 단순히 학교에서 배우고 실험, 시험용도로밖에 사용하지 않았던 무지한 토목공학도로서 이 책의 교훈은 무척이나 충격적입니다. 이 책은 아주 쉬우면서도 과학이란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유용한 과학입문서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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