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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서양 고전 - 슈퍼히어로물의 원형, 수천 년 서양문명의 기원을 단숨에 파헤치는
안계환 지음 / 나무발전소 / 2024년 6월
평점 :
서양 고전이라고 하면 나는 그리스/로마 신화, 일리아드, 오딧세이아 등이 떠오른다. 요새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 고전을 읽어 무엇하겠냐는 의견도 있기는 하지만 이 고전들이 많은 것들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함부로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 같다.
이 책 "최소한의 서양 고전"은 서양 고전에 대한 입문서로 매우 유용한 책이다. 초보자들이나 시간적인 압박이 심한 사람들에게 고전을 접하는데 있어서 좋은 출발점이 되어 줄 수 있다. 서양 고전들은 방대하고 복잡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중요하고 핵심적인 작품들을 선별하여 제공함으로서 보다 쉽게 서양 고전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나는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몇몇 좋아하는 영화들의 대사들을 여러 번 해석해본 적이 있다. 그 때 느꼈던 것은 예상 외로 그들의 문화적 특성에 기인한 관용구들이 꽤 많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자면 "Under the Rose"는 비밀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는 사랑의 여신 비너스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 하포크라테스에게 비너스의 아들인 큐피트가 어머니의 일을 비밀로 해달라고 장미를 선사하며 '침묵'이나 '비밀'을 의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아킬레스건 이라는 것은 발뒤꿈치에 붙어 있는 힘줄을 말하지만, 문학적인 의미로 치명적인 약점을 의미한다. 아킬레스를 불사신으로 만들기 위해 그의 어머니 테티스는 그를 스틱스 강물에 넣었다가 빼었는데 발목 부분을 잡고 있는 바람에 그 부분이 물에 닿지 않아서 그의 유일한 약점이 되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지금은 조금 시들해졌지만 아직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는 여러 히어로물들이 신화나 고전에서 그 모티브를 가져왔다는 것 또한 아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오라클(데이터베이스의 종류)이나 파이썬(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또한 신화에서 따온 이름이며 그 외에 회사명이나 제품 명들에도 고전이 녹아들어 있다. 그건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이기에 선생님들이 항상 '고전을 읽어라' 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이 고전이라는 것들의 양이 너무 많다는 것이 흠이겠다. 모두 하나씩 다 읽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다들 공감하는 바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이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그 수많은 고전들을 모두 읽지 않더라고 서양 문화를 보다 싶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이 책을 시작점으로 더 넓고 싶은 학습을 이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서양 고전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과 작품들을 짧은 시간 안에 이해하거나 가볍게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오디세이아를 원전 완역판으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분들도 이 책을 통해 관심가는 고전들을 한번 찾아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