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력 - 경계로부터의 자유
김익철 지음, 강성남 그림 / 세림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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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야생력이라고 하는 책은 내가 여태까지 본 책 가운데 중에서도 구성이 참 독특한 책이었다. 소설인줄 알았는데 열어보니 자기 개발서다. 큰 구성이 1~3부로 이루어져 있어서 1부 변화의 숲과 2부 야생의 숲은 소설의 형태를 가지고 어린 시절 사고로 인해 집돼지들과 함께 살아가게 된 멧돼지 바우에 관한 소설의 형태를 취한 이야기였고, 3부 깨달음의 숲은 앞서 이야기한 바우를 통해 하고 싶었던 저자의 직접적인 조언들이 나오는 부분이다. 그 구성이 독특해서 좀더 세심히 책을 읽게 되었었다.

이 책이 독특했던 이유 중 한가지였던 1, 2부의 소설의 형태를 취한 이야기는 주인공은 동물이었지만 생각 외로 현실에 대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인 멧돼지 바우는 사고로 돼지농장에 흘러들어와 집돼지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항상 저 울타리너머로 보이는 금수산이 신경이 쓰이는 조금은 남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스스로 무언가를 바꾸려는 노력은 안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현실이었는데… 어느 날 바우의 앞에 나타난 커다란 멧돼지 큰그림자로 인해 그 삶이 뒤바뀌게 된다.


네 안에 힘이 있을 지언정 그 힘을 지금 당장 쓰기는 어렵단다. 힘을 ‘갖고 있다’는 것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지. 그 동안 네 스스로 너의 힘을 인식하고 사용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네가 저 너른 산야로 달려 나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 힘이 필요하다. 첫째는 너 자신의 본질에 대한 믿음의 힘인 ‘신념’이다. 둘째는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실제적 힘으로서의 ‘역량’이다. 이 중에 어느 하나가 부족하면 너는 저 너른 숲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가 없다.
p.34 큰그림자가 바우에게…


바우에게 큰그림자는 요새 유행처럼 번지는 말중 하나인 멘토가 되었고 드디어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다. 첫 시작은 불안했지만 곁에서 멘토가 되어주는 큰그림자로 인해 바우는 서서히 자신을 변화시켜 나간다. 여기에서 크게 대조가 됐던 것은 다른 돼지들과는 틀리게 바우와 마음이 맞아서 친했던 친구 큰발이었다. 큰발은 함께 하자는 바우의 말에 의외의 말을 던진다.


불안한 세상보다는 그래도 매일매일 먹이를 주고 적당히 햇살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이 행복하지 않겠니? 나는 자신이 없어….”
p.42 큰발


그렇다. 동일한 기회가 주어졌다고 해도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인 것이다. 그렇게 큰발은 바우와 함께 하지 못하고 바우는 자신의 잠재되어 있는 힘을 단련시켜 울타리를 빠져나가 야생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지. 모든 것을 얻은양 기뻐하는 바우에게 큰그림자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독립적 삶이란 안과 밖의 경계로부터 자유를 의미한다. 삶의 자유, 독립을 얻은 자란 울타리 밖으로 탈출한 자만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어떤 울타리 안에 있던, 신념과 원하는 바를 실행할 수 있는 힘을 갖춰서 그 울타리가 장애가 되니 않는 무(無)경계의 삶을 사는 자들을 말하는 것이다.
울타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자, 울타리에 구애되지 않는 삶을 사는 자라 면 그는 이미 자유를 얻은 자이고 독립을 얻은 자이다.
p.55 큰그림자가 바우에게

큰발, 숲은 어떤 누구에게도 비전을 주고 안정을 주지 않는단다. 단지 스스로 비전을 만들려는 자에게 기회를 제공할 뿐이지.
p.74 바우가 큰발에게

너만의 차별적인 경험이 언젠가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p.84 큰그림자가 바우에게


바로 “경계로부터의 자유” 인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울타리를 벗어나는 그 자체가 아니라 언제든지 벗어날 수 있는 자신의 의지와 능력으로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을 수 있을만큼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는 거다. 그렇게 바우는 진정한 자유에 대해서 알아나가게 된다. 집돼지처럼 그저그렇게 살아가다가 푸줏간의 고기로 전락할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금수산의 멧돼지들의 리더로서 우뚝 서기까지의 바우의 이야기- 이것은 비단 그의 이야기인 것만은 아닌 것이다.

바우의 이야기가 끝니 나고 그 다음인 3부 깨달음의 숲을 이루고 있는 작은 챕터들에서 저자는 읽는 사람에게 “셀프코칭” 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물음을 던진다. 때로는 서슬이 퍼런 칼날을 보는 듯한 그 물음들은 그간 안일함 속에 묻혀왔던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현실에 안주해 미래를 보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갈고 닦으며 노력하는 사람이야말로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야생력”을 가진 사람이다. 이 책은 회사를 탈출하라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맡은 바를 성실히 수행하면서 자신만의 차별적인 능력을 개발하고 가꾸어나가야만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회사에 속해 있어도, 밖으로 뛰쳐나와도 스스로 독립을 이룰 수 있는 있으며 이 책은 바로 그 “야생력”을 갖춘 사람이 되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벌써 회사 경력으로만 10여년이 지나가고 있는 상태이다. 그렇다보니 많은 사람들을 경험했고 또 많은 사건들도 겪었기에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야생력-경계로부터의 자유” 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스럽게 깨닫고 있다. 회사에 속해 있으면서 아이를 하나 낳고 이번에 또 둘째를 낳게 되어 출산휴가를 앞두고 있는 지금. 나는 회사에 복귀할 걱정을 하지는 않는다. 자만심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름대로의 역량을 항상 갈고 닦았고 나 자신에 대한 능력은 회사에서도 인정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는 일… 그러니 나는 앞으로도 계속 새로 들어오는 후배들이나 엔지니어로서의 새로운 흐름들에 뒤쳐지지 않게 계속 열심히 힘을 내서 공부를 하고, 내 능력을 개발해 나갈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나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에 조금 뿌듯해진다.

그리고 이 책을 회사의 초년생들이 아닌 3~4년 정도 된 분들에게 권유해주고 싶다. 왜냐하면 내가 요새 회사의 3~4년쯤 다닌 젊은 친구들에게 놀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 친구들은 자신이 현재 갖고 있는 능력에 아주 만족스러운 듯 보였고 또 그 능력이 대단한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업무를 담당해봤던 나로서는 그들이 주장하는 능력이라고 하는 것들이 얼마나 쉽게 다른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인지를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자신을 개발할 생각을 하지를 못하고 현재에 집착하고 있더라. 안타까운 마음에 단련을 시켜주겠노라- 제안도 해봤지만 그 친구의 상사들은 기꺼워하며 반겨도 그 친구는 껄끄러워하면서 귀찮아하는 것이 눈에 보여서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들에게도 큰그림자와 같은 멘토가 생길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유해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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