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가게에서는 물론 똥을 팔겠지만 생각 자체가 기발하네

소미네 똥가게 ㅣ 모두가 친구 11
퍼시래빗 지음, 라이마 그림, 심윤섭 옮김 / 고래이야기 / 2008년 10월

발상이 아주 기발한 책이다. 그냥 제목인 ‘소미네 똥가게’만 보고서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더니만 책을 받아서 우리 공주님과 함께 한장한장 읽어주다가 너무 웃겨서 폭소하고 말았다. 주인공인 소미는 쇠똥구리다. 쇠똥구리답지않게 예쁜 치마도 입었네. 요새 치마가 좋다며 치마만 입고 있는 우리 공주님은 그게 마음에 든 모양이다. 어쨌든 소미는 어느 날 문득 나로서는 경악할만한 생각을 한다. 바로 쇠똥구리들을 위한 똥가게를 여는 것!

그래서 친구들에게 어떤 똥을 좋아하느냐고 물어보자 친구들이 하는 말이 아주 대박이다. “난 가는 똥이 좋아.”, “난 굵은 똥이 좋아.”, “난 조금 찐득찐득한 똥이 좋더라.”, “난 딱딱한 똥이 좋아.” 우리 공주님한테 읽어주면서도 하도 웃겨서 내가 폭소를 하면서 읽었다. 그런 친구들의 대답을 들은 소미는 똥들을 모으러 나선다. 염소, 토끼, 사자, 코끼리, 나무늘보 등등… 다양한 동물들의 똥을 모으면서 그 동물들의 습성에 대해서 설명도 해주기 때문에 여러 동물들의 먹이와 똥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정말 너무나도 많은 노력을 들여서 많은 종류의 똥들을 수집한 소미는 드디어 가게를 여는데… 자신들의 똥을 모아서 가게를 낸 소미네 가게가 궁금했던 동물들은 나름대로 똥들이 가득 있으니 냄새가 지독할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호기심에 가보게 된다. 어라~ 그런데 굉장히 깔끔하고 예쁘게 잘 정리가 되어 있다. 쇠똥구리는 똥을 둥글게 뭉쳐서 모으던데 그 동그란 똥들을 그릇에 담아서 예쁘게 잘도 진열해놨다. 우리 공주님은 그것들을 보더니 똥으로 눈사람을 만들었다며 웃는다. 그래서 한참을 웃었다.

책의 뒷편에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을 때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이 담기 글도 있고 책속에서 나온 동물들의 똥에 대한 먹이와 똥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고 실제 똥 사진을 같이 수록해서 읽고 난 후에 한번 더 정리해볼 수도 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난 그런 것들보다 소미가 통가게를 열겠다고 하는 그 재치있는 발상과 똥가게를 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들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들을 가르쳐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