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란 무엇인가…? 자유란 가고 싶은 곳에 가는 것이 아니라 가야만 하는 곳에 갈 수 있는 것이다 – 라고 말한 어떤 책을 기억한다. 그렇다면 꿈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까…? 꿈이라는 것은 그것을 가짐으로 인해서 어떠한 억압과 절망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의지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것이라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나는 이 ‘마당을 나온 암닭’은 독자인 나에게 진정한 자유에 대한 의미와 꿈에 대해서 곰곰히 더 생각하게 하는 된 계기가 되었다 주인공인 암닭 잎싹은 자신의 알을 낳아서 그 알을 품고, 또 그 알에서 태어난 병아리를 키우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알을 낳자마자 주인이 가져가는 차가운 현실. 그 현실에 절망한 잎싹은 폐계로 찍혀서 구덩이에 버려지지만 다행히 청둥오리의 도움으로 마당으로 나올 수 있게 된다. 그 자체가 파란만장이구나… 마당에는 나왔으나 자신을 업신여기는 닭들의 틈에서 살기 괴로웠을 터인데도 꿈 하나만을 생각하며 그곳에서 버티던 잎싹은 어느 날 찔레덤불에 홀로 있던 알을 발견하고 그 알을 품게 된다. 그러한 잎싹을 청둥오리 나그네가 지키며 먹이를 날라다 주는데… 결국 나그네는 잎싹과 알을 지키기 위해 족제비의 먹이가 된다. 그렇게 알에서 깨어난 새끼는 청둥오리의 새끼. 비로소 잎싹은 나그네가 어째서 자신과 알을 지켰던 것인지를 알게 된다. 그때부터 잎싹의 눈물겨운 청둥오리 새끼 키우기가 시작된다. 마당에서는 있을 수가 없었기에 물가를 떠돌며 족제비를 피하고 새끼인 초록머리를 어엿이 날 수 있을 때까지 키워낸다. 그때의 감격이란… 하지만 이별의 때는 언제고 찾아오는 법. 잎싹은 초록머리를 위해 그가 청둥오리들의 무리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발목에 묶여있는 끈(전에 마당으로 돌아갔을 때 주인 아줌마에게 붙잡혀서 묶여졌었던 끈)을 부리에서 피가 나는 것도 불사하고 끊어내 준다. 그리고 클라이막스… 초록머리를 위협하는 족제비를 유인하기 위해 족제비의 눈도 뜨지 못한 작은 새끼들을 인질로 협박하는 잎싹! 서로의 자식을 위해 타협하는 두 모성. 그렇게 지켜낸 초록머리는 잎싹의 머리 위를 한바퀴 도는 것으로 작별 인사를 대신하고 청둥오리 무리를 따라 떠나버리고 남은 것은 빈 껍데기 같은 잎싹 뿐이다. 잎싹이 고이 간직하고 언젠가 말해주리라~ 생각하던 말조차 해주지 못하고 그리 초록머리를 떠나보내는 장면은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자신은 언젠가는 부모의 품을 떠나게 마련이라지만 이런 결말을 원한 것은 아니었는데… 결국 잎싹은 족제비의 새끼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에 이른다. 그 죽음의 끝을 자신은 힘든 삶을 살았지만 행복했노라 추억하며… 하얀 눈이 아카시아의 떨어져 내리는 꽃잎처럼 흩날리던 그 날. 스스로 줘버린 자신의 비쩍 말라버린 육신을 입에 단단히 물고 가는 족제비를 바라보며 잎싹의 영혼은 하늘은 난다. 이룰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힘든 나날을 보내며 끝끝내 이루어내고 그 절절한 모성을 다른 동물의 새끼에게까지 아낌없이 내어주고 그렇게 떠나가버린 잎싹은 보편적이지는 아니겠지만 이상적인 모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동시에 자신의 꿈을 끝까지 간직하며 이루어낸 자유로운 영혼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아이를 하나 키우고 있고 이제 곧 태어날 다른 아이를 품고 있는 지금. 어린이를 위한 이 장편 동화를 보면서 눈물 지을 수밖에 없는 나는 어떤 모성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아이들이 보기에는 그다지 바람직해 보이지 않은 책이다. 나는 모성이 무조건적인 희생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잎싹과 같은 모정을 갖고 싶지는 않다. 아이를 위해 희생하기보다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올바른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때로 희생은 자기위안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잎싹의 꿈을 갈망하는 그 마음만은 내 마음을 움직였었고 그녀의 열정에 관해서 감탄하는 마음을 가지며 꿈을 소중히 하고 이루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해준 것에는 감사한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은 오히려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