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사계절 그림책
아서 가이서트 글.그림 / 사계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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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 이런 그림책은 제리 핑크니의 사자와 생쥐 이후 처음이다. 불친절한 그림책! ‘꿀’ 이라고 하는 돼지들이 내는 의성어 이외에는 어떤 글자도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왜 제목이 ‘꿀’ 일까…? 하고 참 많이 고민했었는데, 단지 책 속에 나오는 말이 그거 하나라서 그랬으리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일이 없어서 책을 봤을 때 더 웃겼더랬다.

제리 핑크니의 사자와 생쥐도 별다른 글자들은 보이지 않는다. 때때로 ‘사각사각’ 이라던가 하는 의성어나 의태어만 가끔씩 나올 뿐이고 전부다 그림이었었는데 처음에는 이게 뭔가 했었지만 읽어주다 보니 오히려 편한대로 아이에게 말해줄 수 있어서 어떤 때 보면 더 편한 책이기도 하더라.

이 ‘꿀’도 그런 종류의 그림책인데 주인공은 저 커다란 엄마돼지가 아니라 엄마돼지의 여덟 마리 아기 돼지가 주인공이다. 배경은 흑백이고 돼지들만 살색으로 색이 칠해져 있다. 아침이 돼서 엄마 돼지가 “꾸우울~” 하고 외치고 아기 돼지들도 함께 일어난다. 엄마 돼지가 옆으로 누워 아기 돼지들에게 젖을 먹인다. 책의 여백을 채우고 있는 것은 역시나 “꿀꿀꿀” 하는 글자들 뿐이다.우리 공주님은 그림만 보고도 나보다 더 잘 설명한다. “애기들 젖 먹는다. 꺄악~” 이랜다. 왜 그렇게 좋아하니…?

호수인지 물웅덩인지 모를 곳에서 엄마 돼지와 아이 돼지들이 놀다가 낮잠을 자기 시작한다. 엄마 돼지를 따라서 잘 자는 것처럼 보이던 아기 돼지들이 일어나더니 언덕을 줄맞춰서 올라가기 시작한다. 도대체 뭔 짓을 벌이려고…? 일단 그림을 따라가 보니 나무에서 열매를 따먹기 위한 탈출이었다. 뭔가 자기들끼리 쑥덕쑥덕하는 것 같은데… 유추해볼 수 없으니 나는 답답하건만 우리 공주님은 척척 잘도 말들을 만들어낸다.

책 속의 그림은 그대로고 변하지 않지만 그 책을 보는 우리 공주님의 생각은 책을 볼때마다 변한다. 어떤 때는 아기 돼지들이 배고파서 먹을걸 찾는거라고 하다가 그네(?)가 타고 싶어서 나간다고 하더라. 결국 아이가 하고 싶은 말 그대로 내버려둬도 훌륭한 그림책이 되어주는 재미있는 그림책이지만 어른들에게는 참 불친절한 그림책이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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