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눈에 띄인 정감이 가고 기억에 남아 자꾸만 눈으로 쫓았던 그림이 있다. 무심코 찾아갔던 블로그에서 발견했던 그 그림이 판화가 이철수씨의 판화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판화들을 엮어서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져 있었다는 것은 추호도 모르고 있었는데...우연한 기회에 친하게 된 한 블로거 한분께서 이철수님의 판화를 좋아하노라~ 말하는 나에게 선물로 보낸 책이다. 처음엔 이게 무언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쳤다가 벌떡 일어나면서 좋아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판화와 함께 있는 글들은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것처럼 시인이 아닐가...? 라는 생각을 할정도의 글들이다. 하지만 시처럼 멋을 부린 것도, 기교를 쓰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자신의 생각을 담을 글은 훨씬 더 편하게 읽혀지고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크나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번에 모든 판화들을 보면서 그 문장들을 모두 읽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길지않은 문장들이기에...그리고 그 문장들이 많지도 않기에 더 그렇지만 그 글들을 모두 한번에 읽어버리는 것이 왠지 모르게 안타까이 여겨질 정도라서 문득 책을 펼쳐들고 몇 작품을 감상하며 글을 읽고 더 읽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 아쉬움을 함께 담아 책을 덮게 되는 그런 책이다. 눈을 확~ 끄는 채색도 아니고 아름답다~ 라고 생각하는 그런 그림도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을 끄는 그 무언가를 가진 책이라는 거다. 처음 책을 잡고 작품들을 감상한 후에 누군가에게라도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나처럼 책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싸들고가서 보여주면 자랑했던 생각에 조금 웃음이 나기도 한다. 내가 선물로 받아서 너무나 기뻤던 책이어서 그렇기도 했지만, 책 자체가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고 싶은 그런 책이기도 했다. 나는 이 책이 너무나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