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성과 젠더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3
권김현영 외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젠더(Gender)”와 “섹스(Sex)” -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나는 둘다 우리 나라의 말로 ‘성’ 이라는 뜻으로 풀이했지만 원어인 영어로는 아주 미묘한 어감 차이가 있다고 한다. “섹스(Sex)”는 생물학적인 의미의 성으로서 타고난 것을 의미하며, “젠더(Gender)”는 사회적인 의미로서의 성으로 인식이 된다고 한다. 그 동안 그 두 가지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알고 나니 좀 창피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이 “젠더”와 “섹스” 두 가지의 성에 대해서 차이점을 비교하고, 더 나아가 그 속에서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성적 소수자들에 관한 개념까지 폭넓게 아우를 수 있도록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6명의 학자들이 사유한 남성성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성에 대한 새로운 자신만의 시각을 정립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평소에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그런지 이해하는데 있어서 다소 난해한 부분이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새로운 지식에 대한 발견의 기쁨이 조금 더 컷던 것 같다. 무언가를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과 알고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차이였다고나 할까…

책 속의 내용들 중에서도 내가 특히 주목했던 것은 성전환자들(트랜스젠더)에 관해 다룬 이야기들이었는데… 그래서 루인 이라는 사람의 [ 의료 시술 기획과 근대적인 남성성의 발명 ], 나영정은 [ 성전환남성의 남성성 ], 한채윤은 [ 체즈비언의 남성성 ] 이라는 주제들을 가지고 이야기들을 더 자세히 읽게 되었다. 평소 TV에서 보이는 트랜스젠더들을 보면서도 별 반감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진지하게 고민을 하지도 않았으면 그들이 느꼈을 사회적인 절망감에 대해서도 생각지 못했던 나에게 그 분야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것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젠더 이분법의 사회란 남성과 여성, 즉 훅백으로만 분류되는 사회적인 형상에 대한 아주 고전적인 이야기다. 그러한 고리타분한 개념이 아닌 남성과 비남성의 경계에 대해 사유하고 그들이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닌 이중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그 이유로 인해 겪어야 하는 필연적인 절망들에 대해 심도깊게 고찰하는 부분은 그간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사회적 구성원 이외의 어떤 다른 존재로 인식하며 거리를 뒀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면서 젠더라고 하는 사회적 의미의 성에 대해 좀더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이 책은 젠더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인식하고 있는 이분법적인 의미로서가 아닌 새로운 바람이나 변모해가는 사회적인 영향들로 인해 그와 함께 변하는 그런 종류의 것이며, 우리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고리타분하다 못해 이제는 허울좋기만 한 남성성이라고 하는 편협한 의미에 관한 내용들을 삭제하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닥친 성에 대한 새로운 의미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기를 우리에게 재촉하고 있다.

그들이 하는 말들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들에 관해서 굉장히 반발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내 남편이 트렌스젠더들에 관해서는 아예 이야기 하는 것조차 꺼려하는 사람이기에 그럴수도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눈감고 귀막고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지는 말고 한번쯤 편하게 마음먹고 읽어보기를 권유해보고 싶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