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알파벳을 아이들이 쉽게 배우게 하기 위한 책으로 몇 개의 책들을 볼 때 알파벳으로 시작되는 단어를 알파벳으로 구성하는 책을 봤었다. 그냥 알파벳을 보는 것보다 알파벳과 함께 관련된 영상 이미지를 볼 수 있어서 굉장히 유용하고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알려주던 그런 책이었는데 이 책이 딱 그런 패턴을 따라간다. 이런 책이 아이와 함께 보기에는 더 좋은 것 같아서 냉큼 받아보게 된 것이다. 우선 ㄱ을 보면 “ 개미를 들여다보는 김씨 아저씨 ㄱ은 어디에 있나요? “ 라는 문장과 함께 커다랗게 좌측에 김씨를 닮은 듯한 키 크고 마른 아저씨가 허리를 ㄱ자 모양으로 꺽어서 바닥의 개미를 바라보고 있다. 문장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그림을 한번 더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읽어주기 편했었고, 그림은 안 보려고 해도 ㄱ자 모양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 우리 공주님은 문장을 읽어주니 우선은 개미부터 찾는다. 그 다음에 아저씨를 보고 인사를 한다는 말에 “아냐, 밑에 개미를 보고 있어요.” 했다가 “왜요?”라고 계속 물어봐서 한참을 진땀 빼기도 했다.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는 ㄱ으로 시작하는 다양한 단어들을 고르고 그 사물로 ㄱ자를 표현해 놨다. 가위, 기차, 가시, 그네, 고양이, 개미, 거북이 등 반복적으로 여러 사물들이 ㄱ자를 표현하고 있는 그림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ㄱㄴㄷ들을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물들이나 동물들로 r을 어찌나 재치있게 잘 표현해놨는지 나도 신기해서 여러 번 쳐다봤을 정도였다. 그런 작은 그림들이 바둑판처럼 그려져 있어서 공주님이랑 같이 물건 찾기 놀이도 하면서 볼 수 있는 이 구조도 꽤 마음에 들었다. 그 그림들이 ㄱ에서부터 ㅎ까지 쭈~욱 이어진다. 이번 주말에 시댁에 놀러 갔다 왔는데 작은 형님네 아이가 한글을 빨리 뗐기 때문에 은근슬쩍 물어봤었다. 어떻게 한글을 따로 공부시켰느냐고 말이다. 그때 해준 이야기는 기본이 책읽기였다고 대답해 주시더라. 책을 읽어줄 때 특히 커다란 글자나 제목들은 글자 하나하나를 손가락으로 짚어주면서 읽어주기를 오랫동안 하셨다는데 전혀 모르는 것 같더니 어는 순간에 갑자기 글을 읽어가기 시작했다면서 너무 조급히 생각말라고 해주셔서 나도 느긋하게 책들을 짚어주면 읽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그래도 ㄱㄴㄷ은 따로 가르키는 것이 맞다고 하셨기 때문에 ㄱㄴㄷ을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는 책을 찾다가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아이들이 놀이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재미있기 때문인데 두돌이 조금 더 지나고 나면 굳이 놀이책이 아니더라고 내용이 재미있고 내용이 마음에 들면 열심히 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을 고르려고 했는데 이 책이 딱이었다. 게다가 저렇게 자연스럽게 ㄱㄴㄷ이 그림으로 눈에 보이니 더 좋더라. 이 책으로 우리 공주님 ㄱㄴㄷ을 알려줘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