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역 사기본기 1 사기 완역본 시리즈 (알마)
사마천 지음, 김영수 옮김 / 알마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기(史記)는 중국 전한(前漢)의 사마천(司馬遷)이 저술한 중국과 그 주변 민족의 역사를 포괄하여 저술한 통사이다. 사마천은 사기 저술의 동기르 ‘가문의 전통인 사관의 소명의식에 따라 <춘추>를 계승하고 아울러 궁형의 치욕에 발분하여 입신양명으로 대효를 이루기 위한 것’으로, 저술의 목표는 ‘인간과 하늘의 관계를 구명하고 고금의 변화에 통관하여 일가의 주장을 이루려는 것’으로 각각 설명하였다고 한다. 이 사기 본기1권은 는 ‘오제본기’ 부터 ‘효무본기’에 이르는 12편의 본기 중 그 권1 오제본기부터 권5 진본기까지의 내용을 담고있다.
 
역자는 사기를 절대 역사서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평하며 그 이유에 대해 전설시대의 제왕들인 ‘오제(誤帝)’로부터 사마천 자신의 당대에 이르기까지 장장 3,000년의 통사를 일목요연하고 입체적으로 기술하였고 그를 위해 ‘기전체(紀傳體)’라는 새로운 역사 서술체제를 창안해 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책은 한나라 초기 명장 이광의 손자인 이릉이 흉노족과의 전쟁에서 항복하여 포로로 잡힌 일에 대하여 사마천이 충정 어린 변호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무제로부터 사형을 언도 받게 되지만 미처 완성하지 못한 <사기>를 끝내기 위해 죽음보다 치욕스러운 궁형을 자처하여 사형을 면하는 ‘이릉의 화’라는 사건이후 그와 입사 동기인 익주자사 임안이 태자 유거의 무고 사건에 연루되어 사형을 선고 받고 옥에 갇혀 처형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처지를 회상하며 착잡한 심경으로 3,000여자에 이르는 임안에게 보내는 답장인 ‘보임안서’를 필두로 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 죽지만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새털보다 가볍습니다. 이는 죽음을 사용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인고유일사 人固有一死, 혹중우태산 惑重于泰山, 혹경우홍모 惑經于鴻毛, 용지소추이야 用之所趨異也
- p.68
 
<사기> 전편을 통틀어 가장 감동적인 명언 가운데 하나인 이 대목은 바로 ‘보임안서’에서 나온 말이었다. 사마천은 ‘보임안서’에 자신이 치욕스런 궁형을 자청할 수밖에 없던 처지를 이야기하고 <사기>의 완성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다. 이 글에서는 물론이고 각 권들마다 중국의 역사와 함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수많은 고사성어들이 생생하게 글들의 곳곳에 아로새겨져 있다. 그리고 이 완역본 사기는 원문을 한자병기 없이 완전한 한글로 옮겨놨다. 덕분에 명언▪명구, 용어 풀이 부분을 읽고서야 고사성어를 떠올리는 경우도 있어 좀 아쉽기는 했지만 글을 읽는데는 오히려 그 편이 더 좋기는 하더라.
 
이 책은 글들만으로 빽빽이 채워져 있지는 않다. 글들은 단아하고 정갈한 느낌으로 차분히 읽을 수 있었지만 생각보다 모르는 단어들이나 인명 및 지명들이 많았다. 하지만 각 권이 끝나는 부분마다 명언▪명구, 용어 풀이를 따로 두고 주요 사건에 대해 따로 간략히 설명해주고 관련된 왕국의 계보나 인명표나 지명표 등을 자료로 첨부하여 책을 읽기 위해 따로 다른 책들을 찾아보는 등의 수고를 줄여주고 있다. 그리고 각 권의 주요 내용들에 관련된 문헌이나 역사적 자료 사진들을 첨부함으로 볼거리도 많다.
 
물론 쉽게 읽거나 심심풀이로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방대한 중국의 역사를 담고 있는 만큼 무겁고 진중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사마천의 사기는 중국의 고대사를 이야기할 때 결코 뺄 수 없는 책이며 수많은 사자성어들의 보고이기도 하기 때문에 한번쯤은 꼭 읽어보기를 권유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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