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지식여행자 9
요네하라 마리 지음, 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단순히 제목만 봐서는 그저 일상생활에서의 여러 가지 발명품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던 책이다. 하지만 본문을 읽어보니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실제로 무언가를 발명한 이야기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불편하다고 느꼈던 것이라던가, 현재의 세계적 정세라든가, 환경 문제 등 여러 가지의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발명이라고 하는 주제로 내용을 이어나가는 블랙 코미디 혹은 유쾌한 만담으로 이해하면 적당할 듯 하다.

이를 테면 애완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을 하면 자신의 자동차를 갖지 못한 사람 같은 경우 가장 먼저 걱정 되는 것은 그 동물들을 어떻게 여행길에 동행하느냐… 하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만화가인 이치코 이마 선생이 기르고 있는 문조들을 여행길에 동반할 경우 약3~4개 가량의 우리에 넣어서 힘겹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만화를 읽으면서 참 동물과 함께 여행하기도 힘들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던 나는 어떤 내용이 나올것인가 보다가 그림 하나를 발견하고는 그 엉뚱한 발상에 바닥을 한번 구르면서 웃었더랬다.

그림이 나오기 전 페이지에서 그가 기르고 있는 애완동물들이 고양이 다섯마리에 개 세마리인지라 그 아이들을 넣을 우리가 필요한데 개들은 워낙 무게도 있고하여 자신이 다 들고가기 힘드니 우리의 밑바닥을 뜯어내고 네 구석에 바퀴를 달아서 개 스스로가 움직여 이동할 수 있는 우리를 스스로 제작해보겠다는 소리가 가당키나 한가…? 왠만한 사람들은 결코 생각조차 못할 그런 저자의 발상을 읽으면서 어찌나 어이가 없고 웃기던지… 결국 그냥 몽상만으로 끝날 발명이지만 읽는 나에게는 큰 웃음 하나를 주는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이렇게 작가는 소소한 일상의 불편함부터 시작해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나 국제 문제까지도 책속으로 끌어들여 그 불편함이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독특하고 재미있는 작가만의 발명품을 선보인다. 그러한 발명에 관한 발상을 더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것은 낙서하듯이 그려진 흑백의 그림들이었다. 짧은 글들 속에만 들어있기에 문득 생각하기에 기괴해 보일 듯도 한 발명들은 흑백의 별 기교없이 그려진 단순한 그림들과 만나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글을 읽다가 문득 보인 그림을 보고 웃다가 사레까지 들렸던 나로서는 그 효과에 대해 정말 부정할 수도 없는 사실이라고 이야기해 줄 수 있다.

이번 발명은 양쪽을 만족시키는 담배다. 흡연자는 담배를 피우고 싶은 곳에서 피울 수 있는 반면 비흡연자는 타인의 담배 연기를 들이마실 위험이 없는 담배. ‘금연’이라는 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금지된 것은 연기를 내뿜는 것이지, 연기를 뿜지 않는 한 담배 자체는 금지가 아니다. 요컨대 연기가 나지 않는 담배를 만들면 된다. 어떻게 하면 될까?
- p.51

이렇게 엉뚱하고 실제로는 발명도 못할 듯한 발명에 대한 유쾌한 발상으로 저자는 세상의 문제를 독자들이 새로운 시선으로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누구나 조금쯤은 가지고 있을 고정관념들을 시원스럽게 부수고 현실을 비판적이고 약간은 삐딱하기까지 한 자세로 바라보고 있는 저자의 글들은 답답한 일상을 유쾌한 것으로 바꿔줄 하나의 계기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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