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스 봄의 3부작 중 첫 번째인 이 책은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이라는 이중 혁명을 이뤄낸 유럽(특히 영국과 프랑스)의 이야기로 1848년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부터 이중혁명 이후까지의 약 백여년 동안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현재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채택하고 있는 자본주의가 어떻게 생겨나고 발전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처음 접한 홉스 봄의 책은 에세이 쪽에 가까운 문장들을 보이고 있어서 읽기에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책의 성격 자체가 깊이 생각하면서 읽어야 하는 종류의 책이었고, 가끔씩 문장 자체가 어려워서 해독하기가 쉽지 않은 것들도 있었고, 약 600여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에 질려서 조금은 더디게 읽었던 책이다. 속독 후에 정독으로 한번 더 읽어주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은 책이다. 오랫동안 중세 유럽을 지배해 왔던 귀족 계급을 도태 시켰던 시민혁명과 부르주아 계급을 발생시킨 산업혁명을 중점으로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변화되었으며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로 발전되었는지에 대해서 서술한다. 그 동안 산업혁명과 프랑스혁명을 별개의 혁명으로 보는 여타의 다른 책들과는 좀 다른 형태를 띄고 있었는데 나는 두 혁명이 야기한 결과물인 세상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알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 세계사를 통해 배운 내용이지만 그것과는 질적으로 틀린 다른 면을 통해서 말이다. 프랑스의 시민혁명은 다른 국가들과의 전쟁들을 통해서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으며 그 전쟁들은 유럽의 정치, 사회를 변화시켰다고 한다. 그리하여 전쟁으로 인한 하나의 영향으로 영국은 전쟁을 하기 위해 필요한 물자들의 생산과 판매 등으로 인해 민간의 경제가 활성화 되면서 많은 이득을 누리며 여러 유럽 국가 간의 서열에서 부동의 위치를 고수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된 것은 필연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실제 혁명의 중심에 있던 프랑스는 그다지 큰 이익은 누리지 못했다고 하니 좀 아이러니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산업혁명은 그 당시에 보기에는 혁명이라 부를 수 있을 급격한 변화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혁명이라 부르고 있는 이유는 그 당시의 농업중심의 사회에서 공업중심의 사회로의 변화들이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를 가능하게 했던 역사적인 시작점이라는 사실 때문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영국에서 시작되었던 산업혁명은 자본주의경제의 모델을 만들어낸 사건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그리하여 이 이중혁명이 서로 별개의 혁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자본주의의 정치와 경제를 낳는 통합적인 혁명이었음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홉스 봄의 이 <혁명의 시대>는 흐름이 눈에 보이도록 쓰여진 역사책 같다. 이중 혁명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그 혁명들에 의한 결론을 인과적인 흐름에 맞춰서 풀어내고 있기 때문에 길고 조금은 어려울지 모를 내용을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부르주아적인 자본주의의 승리가 시작되고 노동빈민계급이 출현하여 현대의 사회의 기초가 확립되어져 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세계사의 일부로만 인식했던 이중혁명혁명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하였고 다시한번 역사라고 하는 것은 각본없는 드라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줬다. 홉스 봄의 다른 이야기들은 어떨지 더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