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처럼 나비처럼 1
야설록 지음 / 형설라이프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명성황후라 하면 여장부, 일본의 낭인들에게 죽임 당한 비운의 황후…라고만 생각이 들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참 불쌍한 여인이라 생각을 했었다. 그다지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TV의 사극들을 보면 황후라고 하는 자리가 그다지 좋아보이지도…행복해 보이지도 않는 자리였기에, 게다가 어이없게도 나라가 지켜주지 못하고 일본의 낭인들에게 비참하게 죽임까지 당한 황후였기에 가슴 아픈 역사의 상처라고만 생각했었다. 이 책은 그저 그러한 명성황후에 대한 작가의 픽션일 뿐이라 생각했지만 제목도…그 내용도 왠지 끌려 손에 잡았던 책이다.

도대체 저 모습은 뭔가. 꽃인가? 짐짓 형용하여 교태를 짓지 않아도 거기 피어 있기 때문에 사람을 감동시키는 그런 꽃인가?
- p.32

아마도 반한 것이겠지…? 무명의 감정은 그다지 기복이 심한 편이 아닌 듯 보였는데도 저렇게 표현한 것을 보면 말이다. 사실 조선 시대 후기는 참 힘든 시기였는데 그 중에도 그는 더 힘든 시기를 보낸 자다. 내가 가슴이 아플 정도이니 더 할말은 없다. 그렇기에 그가 그렇게 강해지려 노력하고 강해진 것이겠지만 되도록이면 눈 감아버리고 싶은 일이다.

그러한 그에게 민자영이라는 여인이 그토록이나 소중한 무언가가 되었던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그냥 한 눈에 반한 거려니… 여기기에 책에서 묘사된 그녀는 너무나도 당차고 인내심 강한, 조선의 국모라는 자리가 어울리는 그런 여자였기에 처음 만났던 그 자리에서 그녀의 본질을 그가 마음으로 보았으려니 하고 있다. 그러니 자신의 모든 것을 그녀를 위해 쓰려고 한 것이겠지.

이 책을 쓴 작가분은 내가 익히 잘 보아 온 분이다. 잠시라도 무협지를 읽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분… 야설록 작가님. 책을 읽으니 역시나 무협지풍이다. 단지 사극의 분위기가 잘 녹아 들어가서 읽는 내내 긴 사극을 보고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것 정도만 다르다면 다르겠다. 섬세한 감정들의 표현도 뛰어났고 문장도 유려했다. 간만에 재미있는 무협지를 읽은 듯한 느낌이다. 제목만을 봤을 때 로맨스가 주류를 이루지는 않을까 조금 걱정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읽으면서 시간 가는 줄을 모르던 책이다. 어서 다음 편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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