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 공장 나라 세용그림동화 2
아네스 드 레스트라드 지음, 신윤경 옮김, 발레리아 도캄포 그림 / 세용출판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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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 공장 나라 – 제목이 특이해서 내용을 짐작하지 못했던 동화책이다. 책의 소개를 보니 이 나라의 사람들은 낱말 공장에서 만들어진 낱말을 돈을 주고 사서 삼켜야만 말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낱말이 너무 비싸서 일반 사람들은 낱말을 살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러니 “사람들이 거의 말을 하지 않는 나라가 있었어요”라는 문장이 나올 수 밖에 없더라.

주인공인 필레아스는 시벨이라는 소녀를 너무 사랑해서 그 마음을 전하고 싶어한다. 곧 있을 시벨의 생일이 바로 목표로 잡고 있는 날… 하지만 낱말은 너무 비싸고 필레아스는 가난한 집의 아이라서 낱말을 살 엄두도 안 난다. 그나마 바람에 날려다니는 낱말을 채집망으로 잡았던 세단어가 있었지만 사랑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낱말들 뿐인데 그 낱말들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한 필레아스에게는 정적(?)이 있다. 바로 굉장한 부잣집 아들인 오스카… 그냥 부자도 아니고 굉장한 부잣집의 아들인 오스카는 의기양양하게 수많은 낱말들을 사용해서 시벨을 향해 사랑의 문장을 쏟아낸다. 자신의 단어들이 너무나도 초라해서 순간 포기할까도 마음먹었던 필레아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컷던 자신의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서 채집망으로 붙잡았었던 그 세단어를 시벨에게 보낸다.

세벨은 그 낱말들의 의미가 아니라 낱말들에 담겨진 필레아스의 마음을 보았었는가 보다. 행복한 표정으로 필레아스의 뺨에 입을 맞추어 준다. 화려하고 멋진 말들이 꼭 좋은 법은 없다 – 짧지만 마음을 담은 말들이야말로 진실된 좋은 말들일 것이다.

어린 아이들의 동화라고만 생각했던 이 책은 나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바라게 되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공주님도 시벨처럼 번지르르한 말보다 마음을 담은 진실된 말을 분별해 낼 수 있기를… 그리고 말이라고 하는 도구를 나쁘게 사용하지 않고 항상 진실되게 사용할 수 있기를 정말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다. 요새 아이들의 책들은 정말 너무나도 좋아서 오히려 공주님 책을 보면서 내가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된다.

필레아스가 잡았던 낱말들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시벨에게 전한 필레아스의 행복한 모습이 확인하고 싶어지지 않는가…?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진심이 담겼던 그 세 낱말들을 한번 확인해 보시기를 권유한다. 어떤 분들은 ‘이게 뭐야?’라면서 황당해 하실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낱말들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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