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투르말린 공주 ㅣ 풀빛 그림 아이
다비드 칼리 지음, 파티냐 라모스 그림, 박선주 옮김 / 풀빛 / 2022년 8월
평점 :
다양성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인터넷이나 미디어들을 통해서 들려온다. 바로 옆에서도 들린다. 이웃들이 하는 이야기들, 동료들이 하는 이야기들... 페미니즘이나 트렌스젠더, 동성애자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요새는 그다지 금기가 아니다. 당장 디즈니 영화들만 봐도 상당히 많이 나오는 이야기니 말이다. 나 또한 그런 것들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사람은 아니고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동화로 어떻게 표현해 놨을지 궁금해서 읽게 된 책이다.
투르말린 - 나느 토르말린으로 알고 있는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 보석의 이름이다. 그런 보석의 이름을 가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주가 살았다. 그 가엾은 공주는 탑에 갖혀 있어서 아무도 본 적이 없다. 세상에서 제일 용감한 기사만이 공주를 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하여 보석의 이름을 가진 기사들이 공주를 구하려고 나선다.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아주 다양한 보석의 이름을 가진 기사들이 나서지만 각각의 기사들은 모두 문제가 있어서 아예 출발하지 못하거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이유도 다양하다. 말을 아예 못타거나 잘난체 하다가 숲속 칡넝쿨에 엉키거나 물에 빠져버리거나...
그런 기사들 사이에서 그들이 범했던 실수들을 범하지않고 절대 겁내지 않고 멈추지 않아서 결국 공주를 구하는 크리스털 기사는 한눈에 보기에도 여자다. 흑인 여성. 공주는 투구를 벗은 기사를 보고 더욱 기뻣다고 한다. 왜 더 기쁜건지 모르겠다.
여러 기사들이 실수하는 내용들이 우스꽝스러워서 같이 읽던 작은 아이가 즐거워하기는 했지만 나중에 묻더라. '왜 남자들은 다 실패하는거예요?'
나는 누구나 문제점을 하나 둘 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탓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글은 그런 것들이 무슨 큰 문제인 것처럼 과장해 놓고 여자는 그런 실수들은 안한다는 듯이 그려놔서 아들과 함께 보기에 별로 좋지 않았고, 공주를 구한 기사가 여성이라서 더욱 기뻣다는 마지막 내용을 설명하려니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별로 그런 종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서 별로였다.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페미니즘과 동성애에 대해 미화한 이야기인것처럼 보이는 동화였다. 아름다운 그림들은 정말 좋았지만 내용이 그렇지 못했던 실망스러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