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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박또박 따라 쓰고 뚝딱뚝딱 동시 쓰고 ㅣ 또박또박 따라 쓰고 뚝딱뚝딱 동시 쓰고
한태희 그림, 백경민 기획 / 책모종 / 202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작은 아이가 글을 쓰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받아쓰기를 해보면 아직도 틀리는 단어들이 많을 것 같다는 슬픈 예감이 들 정도다. 이제 고학년인데 참 걱정되고 난감할 뿐이다. 그래서 동화책을 공책에 필사하는 연습을 시키기도 했었는데... 아이의 치료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그냥 쓰기만 하지말고 쓴 글이 어떤 내용인지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대해서도 같이 이야기 해볼 수 있는 것으로 찾아보는 것이 어떠냐고 하셔서 요리조리 찾다가 시작한 책이다.
나 어렸을 때는 동시 읽는 것도 좋아하고 동요 부르는 것도 좋아했던 것 같은데... 우리 아이들은 안그래서 서운했었는데 동시와 동요를 그림과 함께 읽고 쓸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얼마 전까지만해도 필사를 할 수 있는 책이 꽤 유행했었는데 그것의 어린이 버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글자 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작은 아이는 질겁을 했지만 내가 시키니 하긴 한다. 안쓰면 아이패드는 못본다고 엄포를 놓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열심히 쓰더라.
처음부터 글밥이 많으면 아이가 확 질려했을 수도 있을텐데 처음은 아주 짧은 동시/동요로 시작한다. '송아지' 같은 것 말이다. 글자도 예쁘게 쓰지 않으면 지워버리고 다시 쓰게 할거라고 처음부터 또박또박 쓰라고, 마음을 도고하게 먹고 시키기 시작했는데... 첫날은 울먹울먹 했다. 왜 이런 걸 해야되냐고 물어서 이제 나이도 많아지고 고학년이 됐는데 글자도 못쓰면 슬프지 않겠냐고 잘 달래서 시키다보니 이제 하루에 한장은 별 말없이 뚝딱할 수 있을 정도다.
어렵고 긴 글이 아니다 보니 내용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를 나눠보고 자기 생각도 조금씩 표현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글자 모양도 좀 예뻐졌고 말이다. 글자를 쓰는 시간도 좀 빨라진 것 같다. 1~3장은 동시/동요를 따라쓰지만 4장은 직접 자신이 동시를 써보는 파트인데 작은 아이도 그 때쯤에 동시를 써볼만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꾸준히 하다보면 더 나아지겠지 싶다.
아이에게 글쓰는 연습을 시키고 함께 글의 내용에 대해 짧게라도 이야기해보기에 좋은 책이었다. 저학년들한테도 좋은 책이지만 우리 아이처럼 글 쓰는 걸 너무 싫어하는 고학년 아이들이 처음 시작하기에도 좋은 책인 것 같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생각하며 매일매일 아이와 함께하고 있다. 아이들의 글쓰기가 걱정인 다른 분들에게도 추천해줄만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