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으로 읽는 세계사 - 10가지 빵 속에 담긴 인류 역사 이야기
이영숙 지음 / 스몰빅인사이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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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재미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는 역사 이야기를 정말 좋아했다. 학생일 때는 오히려 별로 책을 읽지 못했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역사책들을 접했다. 같은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책들마다 주제나 보는 방향에 따라서 내용들이 틀렸고 그것들을 비교하며 읽어보는 재미도 있었다.


요새 내가 관심을 두고 읽고 있는 역사 책 종류는 일견 역사와 관련이 없어보이지만 역사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이야기들이다. 얼마 전에 읽었던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 중에 하나였는데 주제가 역사에 크게 영향을 줬던 물고기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회유어의 이동 경로가 바뀌었다는 사실 하나로 국가의 운명이 바뀌는 그런 이야기가 재미가 없을수가 없다. 그런 기대를 안고 보게된 책이다. 


개인적으로 빵을 무척 좋아하는 편인데 그 빵과 함께하는 역사 이야기! 그것만으로도 아주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10가지 빵(플랫브레드, 사워도우, 피자, 마카롱, 에그타르트, 카스텔라, 판데살, 토르티아, 베이글, 흑빵)과 함께하는 역사 이야기는 역시나 재미가 있었다. 몇몇 이야기는 빵과 연관이 크게 없는 것들이 있어서 조금 아쉬운 것도 있었지만 그 역시 새로운 역사적 사실들을 알 수 있었기에 조금 아쉬운 것 뿐이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도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건설하는데 노예가 동원되었다고 알고 있었다. 그렇게 배웠기도 했고 고대 이집트가 배경인 영화들에서 피라미드 현장 감독관이 노동자들을 향해 사정없이 채찍을 휘두르는 장면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서 그랬다. 하지만 토리노 파피루스 문서가 발견되면서 역사가 수정되었다고 한다. 람세스 3세 재위 27년이 되던 해 급료인 빵을 제때 받지 못한 100여명의 노동자가 모여 파업했다는 기록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급료를 받고 일하는 지위라면 노예가 아니라 노동자가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피라미드 건축 현장에 동원된 사람들이 주로 일반인들이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노동자들이 급료로 받았던 빵이 사워도우였다는 것이다. 벽화에 곡식 가루로 반죽하는 모습과 불 위에서 빵을 구워내는 등 다양한 모습이 그려져 있어서 납잡빵 외에도 발효를 거쳐 부푼 형태의 빵을 대량으로 생산된 때는 고대 이집트로 본다고 한다. 저자 분은 그 당시 이스트나 베이킹소다도 없었을 텐데 어떻게 발효방법을 알게됐을지에 대해 재미있게 추측해 본다.


여기저기 작가 분만의 감성이 묻어나는 글은 나한테 읽기도 편했고 소소한 재미를 주었다. 그저 빵에 얽힌 역사 이야기라고만 하기에 미안할만큼 재미가 있다. 오늘 사온 마카롱을 먹으면서 4장의 마카롱을 다시 한번 읽었다. 이 맛있는 마카롱에 소개된 이야기가 불행한 결혼 생활을 했던 메디치가의 여인들이라는 것이 아이러니 하기는 했지만... 역시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그래서 역사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저처럼 빵이 좋은 분들에게도 한번쯤 읽어보시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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