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 - 법정 스님 법문집
법정 지음, 맑고 향기롭게 엮음 / 시공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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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종교 유무나 기독교/불교 등을 떠나서 법정스님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에 읽던 그 분의 글들은 마음을 차분히 해주곤 했습니다. 당시 대학생이던 저는 무척이나 기분이 들쭉날쭉, 모든 것에 비판적이고 미래가 두렵던 그런 시절이었어요. 가만이 있기에는 불안하고 무언가 하려니 하고 싶지 않은... 참 뒤로 물러서지도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던 그런 상태였습니다. 그 때 읽었던 '무소유'가 다시 저를 앞으로 갈 수 있게 해줬지요. 그렇다보니 다시 한번 읽는 스님의 글들은 저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네요.


책들 자체가 하나로 이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하나 법정 스님이 여러 모임 등에서 했던 말씀들을 엮은 것들이라 굳이 이야기하자면 옴니버스를 닮았네요. 그런데도 모두 읽고 나면 하나인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이야기... 글에도 향기가 있다면 바로 이 글들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냥 가볍게 읽고 깊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네요.


날마다 피어나는 꽃처럼 새롭게 시작되는 삶 - 잘못 익힌 생활 습관을 버리고 거듭 새롭게 시작할 수 있어야한다고 말씀하신 내용들입니다. 책의 앞부분 즈음에 있던 내용인데, 요새 코로나 19 사태 때문에 초등학생 아이 둘을 껴안고 집에서만 생활가기 시작한지 거의 반년이 다 되어가다 보니 심신이 지쳐서 짜증내고 아이들에게 화를 낼 때가 있어서 저도 같이 상처받곤 했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반성 또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이 지혜로 바뀐다.'는 불교 경전의 표현이 있다고 하는데요. 스님의 말씀처럼 저는 참는 버릇을 좀 들여야할 것 같아요. 화가 났다고 우다다 모두 말을 해버리고 나면 그 끝에 남는 건 후회 뿐이더라고요. 스님 말씀처럼 말의 무게가 여물지 않은 것들이라 그런 거겠죠.


이리저리 생각이 많아지게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마음을 차분히 해주는 내용들이었습니다. 한번 읽고 나면 다시 읽고싶지 않은 책들도 있겠지만 이 책은 읽고나서 나중에 다시 생각이 나서 읽어보게 되는 책인 것 같습니다. 요새 너무 답답하기만하던 저한테 필요한 그런 책이었던 것 같아요. 가슴 한켠에 계속 쌓이기만 하던 그 무언가가 조금은 가벼워진 것 같습니다.


다만 이제와 생각이 나는 것은... 전에 법정스님의 유언으로 그간 출판됐던 모든 책이 절판됐던 것이 기억이 났다는 것입니다. 미출간 됐던 법문들을 수록했다 하니 아마도 유언에 틀린 일을 한 것은 아니겠지만... 마음이 좀 그렇네요. 그래도 이렇게 법정 스님의 말씀을 다시 한번 보게 되서 참 좋아요.

 


삶의 또 다른 기술은 남과 비교하지 않는 거예요.
저마다 자기 몫이 있어요.
모두 얼굴이 다르고 처지가 다르고 개성이 다릅니다.
누구네 엄마, 누구네 아빠는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밖에 없는 독특하고 독립되고 존귀한 존재입니다.
비교하지 마세요.
비교하게 되면 괜스레 시기심이 생기고 기죽에 되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나답게 살면 되는 거예요.
p.133~134


중생이 끝없지만, 기어이 건지리다.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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