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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시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산다 - 눈물 나게 외롭고 쓸쓸했던 밤 내 마음을 알아주었던 시 101
김선경 엮음 / 메이븐 / 2019년 7월
평점 :
머잖아 귀뚜라미 소리를 듣지 못할 거라는 엄마의 말은 내 마음속으로 들어와 하나의 시가 되었다. 견뎌 온 만큼 견디겠다는 엄마의 다짐이 스며있는 그 말이 슬프지만 아름답게 느껴진다면 나는 너무 나쁜 딸일까. 이제 나의 가을에는 이슬 묻은 귀뚜라미 정강이 대신 엄마의 말을 생각한다.
- 챕터 1 '어느 날 시가 내 마음 속으로 들어왔다' 작가의 말 中
나도 나이가 들기는 했나보다. 서평을 쓰기 위해 잠깐 다시 한번 작가의 말들과 마음에 들었던 시들을 찬찬히 읽는데도 눈물이 핑 돈다. 작가님의 어머님은 작가님 어렸을 때 사고로 점점 청력을 잃으셨다고 한다. 작가님은 "엄마 말야... 이제 귀뚜라미 소리 듣지 못하겠지?" 라는 어머님의 말에서 오랜 시간 느꼈을 몸과 마음의 불편함, 듣지 못하리라는 불안과 외로움이 그 말 한마디에서 다 느껴졌다고 한다. 나도 함께 가슴이 아파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렇게 시작되는 책 속에는 가슴에 와닿는 시들이 가득하다. 시라고 하면 아름다운 언어들로 무장한 그런 시들도 있겠지만 담담히 써내려가는 가슴을 적시는 그런 시들도 있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동하여 울망울망 눈물 흘리게되는 그런 시들이 참 많기도 하다. 어렸을 때도 정말 시를 좋아했지만 그저 아름답다 생각하는 그런 시들을 읽었었는데...
그 동안 별로 시를 읽지 않다가 오랜만에 읽게 된 이 시집의 책들의 담담한 말들에 눈물이 나는 것은 아마도 내가 나이가 듣 탓이리라. 사회생활도 오래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조금씩은 마모되었다고 생각한 감정이 흘러 넘친다. 작가님의 책 제목처럼 가슴에 품고 살만한 시들을 보며 간만에 눈물을 흘려본다. 가슴이 아프기도하고 그냥 슬픈것 같기도 하고, 결국은 조금 후련해지기도 하는 그런 시들을 오늘도 나는 가슴에 담아본다.
날이 좋지않아서, 날이 좋아서... 그런 모든 이유들을 떠나서 가슴에 담아볼 시 하나쯤은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처럼 눈물이 날지 혹은 시시해 할지 모르지만 바쁜 일상을 조금 떠나서 시 한편 읽어보는 것도 참 좋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