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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치즈는 어디에서 왔을까? - 아직도 망설이는 당신에게 스펜서 존슨이 보내는 마지막 조언
스펜서 존슨 지음, 공경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12월
평점 :
나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라는 책을 보지 않았다. 당시 회사 초년생이던 나는 항상 바쁘다는 이유로 이런 책들을 외면하곤 했었다. 물론 새벽까지 일하니 잘 시간조차 없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시간을 내자면 이 짧은 책 한권 읽을 시간이 없었을까...? 대답은 아니다... 시간을 내려고만 했다면 얼마든지 낼 수 있었을 것이나 그저 외면했을 뿐이었다.
그 후로 참 많은 시간이 흘러서 이 책이 나왔다. "내 치즈는 어디에서 왔을까?" - 전작의 주인공인 허(Haw 점잖을 뺀다)와 헴(Hem 헛기침을 하다) 중 없어진 치즈를 찾아서 허가 떠나고 뒤에 남은 헴에 대한 이야기이다. 굳이 전작을 읽지 않았어도 읽는데 큰 지장은 없다. 매일 치즈정거장 C에 가득하던 치즈들이 사라지자 낙심하던 꼬마인간들 중 허는 기다리며 정체하는 것을 거부하고 치즈를 찾아 떠나게 되지만 새 치즈를 찾기보다 이전의 '자기' 치즈를 되찾기를 원했던 헴은 홀로 남겨지고 만다. 이 책은 이 남겨진 헴이 어떡게 됐을까...? 에서부터 시작한다.
누구든 그렇지 않을까. 나도 헴과 같은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이전의 좋았던 시절을 회고하며 현재에 대한 불만만 가득한 그런 사람. 하지만 그런 끝에 뭔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발을 떼지 못하는 거다. 헴도 그렇다. 살아남기 위해 새 치즈를 찾아야 한다는 결과를 도출해냈지만 이제 '어떻게'가 문제가 됐다. 시행착오와 수많은 고민을 거쳐서 미로를 빠져나가게 되는 헴의 이야기는 줄거리만 보기에는 너무나도 진부한 이야기지만 직접 책을 읽어보면서 많은 공감과 깨달음을 안겨주는 책이었다.
오히려 이 책을 읽고 나니 전에 읽지 않았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다시 읽어 볼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진부한 책일수도 있지만 많은 분들에게는 나처럼 정체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스물스물 등허리를 기어올라오는 것같은 두려움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선물같은 책이 될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