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중개자들 - 석유부터 밀까지, 자원 시장을 움직이는 탐욕의 세력들
하비에르 블라스.잭 파시 지음, 김정혜 옮김 / 알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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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는 공업생산의 원료가 되는 자재를 뜻하는 단어이다. 금융에서 주로 사용되는 단어인데 옥수수, 쌀 같은 식자재부터 원유, 금, 은 같은 다수의 사람이 투자물품이라고 생각되는 것, 알루미늄과 알루미늄을 만드는 자재 또한 원자재에 포함되고 광산에서 나오는 1차 광물부터 원자재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무식하다고 느껴지는 책은 오랜만이었는데 광물, 식품 같은 것도 원자재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알루미늄을 만들기 위해 알루미늄의 원자재가 필요하다던가 구리를 생산하기 위한 광산에서 1차로 나오는 광물이 구리가 아님을 알고 살짝 당황했었다. 사실 우리가 알고있는 경유나 가스 같은 것도 원유를 가공해서 나온 2차 원자재임을 생각해보면 구리나 알루미늄 또한 1차 원자재를 가공해서 만든 2차 원자재임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어야하는데 그 '당연함'에 대하여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얼굴 없는 중개자들은 원자재 트레이너의 역사와 발전, 그 과정 내에서 중심적인 인물과 사건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전반적인 역사 내에서 원자재가 어떻게 경제를 통제하고 그를 거래하는 트레이너의 활동을 읽으면서 경제사적인 부분에서 원자재가 가지고 있는 중요점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사실 실물경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식하다고 할 수 있을만큼 잘 모르는 편인데, 이런 실물경제와 관련된 경제사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는 역사와 실물경제의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고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실재로 내가 원자재 관련 주식을 사거나 투자를 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지 않더라도 원자재 상승이나 하라, 국제정세에 따른 경제 탄력성에 대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원자재 트레이너는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 팔 것 같지만 중요한 점은 '돈' 뿐만이 아니라 국제정치와 모험 속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한 사람의 행동이었다. 실제로 원자재 트레이너를 하려면 워킹홀릭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심리를 잘 읽고 국제정세 내에서의 변수를 빠르게 읽고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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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자
비엣 타인 응우옌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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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연출로 HBO에서 드라마가 방영될 예정인 베트남 전쟁 소설 동조자. 저자 비엣 타인 응우옌은 베트남에서 태어났지만 베트남전 당시 북베트남의 사이공 함락으로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하여 자라게 되었다. 베트남전 당시 이중간첩으로 살아간 베트남-미국인 혼혈인이 주인공인 동조자로 퓰리처상을 받았고 동조자의 후속작품인 헌신자가 최근 한국어로 번역출간되었다.

1인친 화자 시점, 마치 나래이션처럼 펼처지는 소설이라서 처음에는 읽기 버겁고 집중하기 어려웠다. 묘사와 대화가 따옴표로 분리되지 않았기에 어떤 인물이 말을 하는지 알기 위해서 몇 번이고 다시 읽기도 하였다. 아마 진술서 형식으로 진행되는 소설이다 보니 이런 방식을 채택한 것 같다. 베트남인과 미국인의 혼혈로서 두 문화의 이단으로 취급되던 주인공의 이름은 드러나지 않는다. 혼혈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배척한 베트남식 이름 대신 성직자의 신분으로 여성을 임신시킨 후 자식을 인정하지 않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을 스스로 지었지만 결국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고 두 곳의 문화 모두에게서 인정받지 못한 인물을 드러내기 위함이었을까? 베트남인이지만 미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했던 본, 인민해방을 위해 공산주의를 선택했던 만이라는 두 친구 사이에서 본을 살리기 위해 그리고 만을 지키키 위한 주인공의 선택은 두 문화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의 내면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생각도 든다.

베트남전의 사이공 함락 이후 난민으로 살았던 저자의 경험 때문인지 필리핀 난민촌과 영화에서 난민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의문이 소설에 비교적 많이 녹아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오래전 기억이라 잔상만이 남아있을지라도 충격적인 사건이라면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기마련이다.

본과 화자의 탈출 이후의 삶을 그린 헌신자도 조만간 읽어야겠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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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테이스팅 코스
마크 드레지 지음, 최영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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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붐이 불었던 몇 년전과는 달리 요즘 맥주의 인기가 조금은 사그라 든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하여 단체로 호프집에 모여서 술을 마시던 예전과 달리 소수의 사람의 모여 이야기를 하면서 술을 마시는 추세가 되면서 맥주보다는 와인이나 위스키의 인기가 많아진 것도 한 몫 할 것 같다. 맥주의 인기가 약간 사그라들었다고 그 매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맥주는 물, 곡물, 홉, 효모만 있다면 어디서나 만들 수 있는 알콜음료이다. 게다가 빠르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기에 숙성시간이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와인이나 위스키에 비하여 훨씬 간편한 음료이다.

맥주는 크게 라거, 에일, 와일드/샤워 맥주라는 세 가지 종류로 나뉘지만 맛에 따라서 몰트의 특징에 따라서 레시피나 홉의 종류에 따라서 상당히 다양한 변주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특히 맥주에 사용되는 홉의 경우 종류도 다양하고 홉의 가공방식에 따라 맥주의 맛과 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한국에서 만드는 맥주의 경우 보통 홉을 수입하여 사용한다고 알고 있는데 홉이 자랄 수 있는 지역이 남북위도 35-55도 사이이고 그 안에 한국이 포함된다는 것이 놀라웠다. 알고보니 한국에서도 홉을 재배할 수는 있기는 한데 한국에서 재배한 홉의 퀄리티가 다른 나라에서 재배한 것보다 낮아서 수입을 해서 쓰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마치 한국에서 바나나를 재배할 수는 있지만 효과나 효율성을 따졌을 때,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맥주와 관련된 책에서는 맥주 자체에만 집중을 하는데 '맥주 테이스팅 코스'의 장점은 아무래도 맥주와 음식의 마리아주/페어링을 생각해보게끔 만든다는 점이었다. 보통 술와 음식의 마리아주/페어링을 생각하면 와인을 떠올리며, 맥주는 일반적으로 감자튀김 같은 튀긴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맥주 테이스팅 코스'에서는 맥주 스타일에 따라 어울리는 음식을 추천해주고 있다. 맛의 강도에 따라 맛이 강한 맥주라면 진한 맛을 가진 음식을 추천해주고 있으며, 라거 같은 청량한 맥주에는 샐러드 같은 음식을 추천해주고 있으나 강한 인도 카레와 페일라거 처럼 의외의 조합을 추천해주기도 하였다. 책에서 추천한 페어링 중에서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조합은 커피 스타우트 맥주-블루베리 팬케이크 페어링과 위트비어&세종-팔라펠랩 페어링이었다. 술과 관련된 다수의 책을 읽어보았지만 보통 술과 비건요리의 페어링을 추천해주는 책은 없었는데 '맥주 테이스팅 코스'에서는 맥주와 비건음식의 페어링을 추천해주는 것도 매우 색다른 시도라고 생각되었다. 읽으면서 꽤나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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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쇼크, 다가올 미래 - 초대형 AI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
모 가댓 지음,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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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AI와 챗gpt에 대한 책이 열풍으로 많이 나오고 있다. 그때 당시의 상황과 이슈에 따라서 어떨 때는 챗gpt에 대한 책이 많이 나오고 어떨 때는 AI에 대한 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AI와 챗gpt는 엎치락뒤치락 하며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이 두 가지 이슈에 대한 책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대다수 사람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는 뜻도 있지만 그만큼 집중이 될 정도로 발전을 많이 했고 산업이 성장했으며 우리의 일상생활 깊숙히 AI와 챗gpt가 들어와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AI 쇼크, 다가올 미래'는 상당히 간단하게 2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AI에 대한 인류의 공포를 다루는 1부 디스토피아의 공포와 2부 유토피아로 가는 길이다. 인간은 기계개발과 혁신으로 인하여 상당한 개발을 이루었으나 하나의 개발과 혁신이 전세계를 휘몰아 칠 때마다 '산업혁명'이 일어났고 다양한 직업군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군이 등장하였다. 이런 '산업혁명'은 인류가 발전을 할 수록 그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인공지능 역시 하나의 '산업혁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1784년 증기기관과 수력을 이용한 기계적 생산설비가 시작된 1차 산업혁명과 1870년 2차 산업 혁명 이후 대량생산과 노동의 분업이 이루어졌고 집에서 하는 소규모 제작 업체는 멸종이 되었다. 나는 인공지능의 발전 역시 또 하나의 산업혁명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쩔 수 없이 대다수의 직업이 사라지고 또 다른 직업이 생기는 과정이 발생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모 가댓은 1부와 2부가 끝나는 위치에 자신의 생각을 짧게 정리를 해두었다. 'AI 쇼크, 다가올 미래'에서 모 가댓이 하고 싶은 말을 요약해보자면 이미 세상으로 나와버린 인공지능을 다시 없애고 0으로 회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미 인공지능은 세상으로 나왔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한 문제는 어쩔 수 없이 터질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최소한으로 만드는 것은 역시 인공지능을 만든 인간의 몫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행동으로부터 배울 수 밖에 없다. 인공지능을 만드는 원천 소스가 바로 인간의 행동이라는 말이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똑똑해진 뒤 인간을 멸종시키고 지배하는 행동을 하거나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기 전에, 인류애와 전지구를 위하여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인류가 프로그래밍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게 가능할까? 가능할 수도 있고 불가능할 수도 있다. 많은 AI가 실패로 끝났던 이유 중 하나가 이 AI를 가르치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다른 집단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상징과 언어를 사용하였고,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를 가지고 교육을 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차별, 혐오, 가짜뉴스를 배제한 올바른 교육을 진행한다면, AI는 보다 긍정적인 무엇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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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6-18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창조물이란 진리를 망각하지 말아야겠어요.
 
생태페다고지 - 탈토건 시대를 여는 생태교육 생태경제학 시리즈 2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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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교수의 생태경제학 시리즈 2탄 생태페다고지는 생태경제학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교습법이 적힌 책은 아니다. 한국 교육 내에서 생태경제학 교육이 왜 이루어지지 않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긴 책이라고 보는 것이 더 옳을 것 같다. 우석훈 교수는 한국이 너무 경제개발에만 치우쳐 있으며, 이에 한국의 교육 역시 생태나 환경이 아닌 경쟁에만 치중되어 있는 것에 아쉬움을 표현하며 공교육 내에서 조금이라도 생태적인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이 책을 쓴 것 같지만 책 제목처럼 '생태페다고지'를 전달하는데는 실패한 것 같아 아쉽다. 생태요괴전과 생태페다고지의 장점이라면 아무래도 청소년 대상 혹은 청소년에게 생태경제학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한 책이다보니 최대한 청소년이 읽고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썼다는 점이다. 생태경제학에 대해 문외한 이라면 생태요괴전과 생태페다고지를 읽어서 생태경제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다른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생태페다고지가 출간된 년도는 2009년이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시점이 2023년이기 때문에 무려 14년의 시차가 있는데도 공감이 되는 부분은 많았다. 이를테면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1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한 여자가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0.808명이며, 아직도 한국은 사회적 육아 없이 '낳은 사람이 육아를 온전히 책임지는 독박육아'를 하고 있다. 2009년에 출간된 생태페다고지에서도 출산율이 줄어들고 청소년이 없어서 학교가 폐교되고 마을이 없어지는 일을 걱정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대책이 없었는데 2023년이 되어서도 국가의 출산율 대책은 딱히 없어보인다. 생태경제학 교육 이전에 이 교육을 받을 인구가 아예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육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적으며, 교육은 치열한 경쟁으로 가는 한국의 공교육에서 말할 수 있는 생태경제 교육은 기껏해야 '학교 내 급식에서 소비되는 작물 중 일부를 학생이 직접 농사를 지어보자'지만 이것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청소년에게 생태경제학 교육을 어떻게 할 지 고민하기 이전에 성인이 먼저 생태경제학이 뭔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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