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카페
프란세스크 미랄례스.카레 산토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어버린 이리스.

어릴 때는 이런저런 상상의 나래를 펴가며 다가올 미래를 긍정적으로 꿈꿨던 적도 있지만 서른이 넘고 늘 반복된 일상에 그나마 위로가 되어주셨던 부모님의 부재는 그녀를 더이상 살아가야 할 이유를 상실한 존재로 만들어버렸다. 기어코 그녀는 철로 근처까지 자신의 몸을 내던지기위해 다가가지는 뒤에서 풍선을 터뜨려 놀래킨 꼬마아이 덕분에 다행히 죽음을 면한다. 좀전까지 죽고 싶었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이 자신을 구(?)해준 꼬마에게 고마움마저 느끼며 거리로 나왔을 때 처음 보는 카페를 발견한다. 이 소설의 중심이 되는 '이 세상 최고의 장소는 바로 이곳입니다'를 만난 것이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환타지다. 독자들도 이 사실을 모르지 않지만 '마법'이란 단어가 주는 엉뚱함과 사기성이 오히려 기분을 뭉글뭉글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인생을 살다보면 도저히 '마법'이 아니고서야 납득할 수 없는, 혹은 그렇게 판단했을 경우 그 기쁨이 몇 배가 더 커지는 경우를 우리는 마주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이리스에게 다가온 마법은 그녀가 꽤 오랜시간 버킷리스트를 포함한 미래에 대한 그 어떤 기대감도 갖지 못했던 그녀를 완벽하게 바꿔놓는다. 물론 마법이 그녀에게 다가갈 때 보통의 사람들처럼 조금은 의심도 하고, 다소 답답한 마법사의 진행에 화를 내기도 하지만 그녀의 바람은 '행복'이었다. 불행한 현실과 자신이 싫었던 그녀에게 마법사는 다음의 내용이 적힌 액자를 보여준다.


결코 잊지 마세요. 모든 감정에는 이면이 있어요.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행복할 수 있다는 증거랍니다. 57쪽



 

불행하다는 자체를, 그러한 감정조차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행복이 무엇인지, 달리 그런 이상을 추구하려는 의지도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런 이들에게 행복은 결코 찾아올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더 나아지고 싶다는 이야기일테고 적어도 그런 현실을 탈피하고자하는 바람 혹은 최소한의 시도는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법을 누군가 걸어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주머니속의 카운셀러를 불러들여서라도 스스로에게 마법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며칠 전 읽었던 [프레즌스]의 작가 에이미 커디 교수의 명언,

Fake it till you become it! 이란 주문을 외치면서!




여담 : 저자가 동양문화, 특히 일본문화에 관심이 많은 까닭에 일본맥주, 음식, 하이쿠 등과 관련된 이야기가 제법 많이 나온다.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의 문학을 접할 때 이렇게 호전적으로 일본문화가 등장하면 우리나라의 좋은 문화도 널리 알려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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