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
마크 H. 엘리스 지음, 조세종 옮김 / 하양인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가톨릭일꾼 공동체란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도로시 데이]란 책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이 책[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는 국내 초역이자 피터 모린에 관한 첫 책이라는 점에서 한번 더 놀랐다. 종교인들의 사회부흥활동은 물론 늘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종교인들조차 공동체적 리더십에 감탄하고 찾아가며 배우려했다는 점에서 '도로시 데이'뿐 아니라 '피터 모린'도 종교를 떠나서 참고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은 리더라고 볼 수 있다.

 

6년 전 할렘에 있었던 사무실처럼, 가톨릭교리 토론센터도 소박했으며 성공하지 못할 운명이었다. 가구도 거의 없고 벽에 아무 장식도 없었다. 251쪽

 

한국에도 종교인 중에서 신자들을 위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교회부흥에 힘쓰는 사람들은 물론 존재하는데 노숙자와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일하는 '민들레국수집'의 서영남선생님을 역자는 소개했다. 밥퍼목사로 유명한 분도 계시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밥상]을 집필하신 목사님도 계신다. 그들의 공동체 활동도 보통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본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들보다 앞서 지역주민과 협동조합 운동을 조직적으로 이끌어 온 사람이 바로 피터 모린이었다. 물론 모린 역시 골드스타인에게 도움을 받아 유대인들의 접근을 유도할 수 있었다.

 

모린은 농촌과 도시의 차이가 손노동과 산업문명의 차이와 같은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강조했다. 땅의 생활이 협동과 기능적인 경제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농경 사회에서는 임금과 이익을 위한 욕망이 점차 시들해지다가 마침내 소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57쪽

 

타이틀에 '예언자'라는 문구가 들어간 것은 피터 모린이 이미 많은 것을 예견하고 공동체 협동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농촌과 도시의 간극에서 비롯될 문제점, 수공업과 기계를 통한 문명에서 벌어지는 차이점등이 결국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생산활동에 기반이 되었던 농경사회가 소멸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읽었던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역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자본주의의 대안조차 소상인들의 자기 존중과 이웃의 중요성에서 찾았던 것처럼 피터 모린 또한 개인들의 창의성과 주도적인 요구가 크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끌었던 것이다.

 

모린은 성직자와 평신도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았다. 평신도는 성직자에게 자신들의 경제적 정치적 문제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고, 교리와 도덕의 영역에서만 한정지어 대화를 하려고 했다. 성직자도 이에 발맞추어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한 채, 사람들을 알고 사람들 사이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소홀히 했다. 109쪽

 

산업문명이 발달하면서 생겨나는 문제점들을 서로의 탓으로 미루지 않고 피터 모린은 성직자와 평신도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대부분의 자본주의 국가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마을 운동이  다시 시작되고 있는 요즘 나 혼자 잘사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을 20세기에 살았던 피터 모린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종교인이라고 선을 긋기전에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봐야 할 필요성이 있기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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