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하는 동물 드로잉 - 당당하게 도전하는 희망 그리기 프로젝트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오은정 지음 / 안그라픽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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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여행 드로잉에 이어 이번엔 동물 드로잉이다. 이번 주제는 '사랑'과 '관심'이었다. 동물 드로잉이긴 했지만 애정을 갖고 동물을 관찰 할 때 좋은 그림이 나올 수 있는 것처럼 식물은 물론 인물을 그릴 때도 똑같이 적용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들었다. 물론 중급자들에게는 생각을 버리고 그려야 한다고 알려주긴 하지만 일단 '사랑'을 갖고 대상을 바라보라고 말한다. 다만 '사랑'만 있으면 잘 그릴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그건 또 아니라고 사실대로 말해준다 동물 뼈의 구조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알아야하고, 동물의 정서나 사고방식 등 깊은 관심과 정보습득도 필요하다. 잘그리기 어렵구나 싶지만 책을 읽다보면 드로잉 책이아니라 동물을 진심으로 대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한 기본서라고 해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 저자가 어릴 때 키우던 애완견, 동물원에 대한 추억도 고스란히 담겨있고 직접 그린 동물 스케치도 컬러링이 안되어 있는 작품은 그것 그대로 멋스럽고 애정이 느껴진다.

 


정확한 형태를 위해 먹지를 대거나 사진 등의 다른 시각 자료의 형상을 따낸 뒤 그리는 방법은 관찰력이 부족해도 꽤 근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편법은 거의 중독에 가깝기 때문에 그 안에 갇혀버리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한다. 96쪽

 


책을 읽기 전에 평소 실력 그대로 동물을 그려봤다. 형편없다. 다시 책을 읽는다. 위에 적은 것처럼 내가 모델로 삼은 것은 실제 내가 기르던 개도 아니고 두눈으로 걸음걸이를 포착한 길고양이도 아니었다. SNS를 통해 귀여워보이는 아이들을 보고 그야말로 '흉내'만 내고 있었던 거였다. 그림실력도 부족한 내가 대상에 대한 애정은 커녕 제대로된 관찰도 없이 그리니 사진에서 느껴지는 귀여움이나 사랑스러움은 사라지고 그저 '고양이'를 그린거구나, '개를 그린거겠군'정도의 존재만 파악되었다. 오은정 작가님의 드로잉 시리즈를 다 읽고 계속 소장하고 있는 까닭은 스킬도 스킬이지만 그림으로 옮기려는 의도가 그야말로 순수하기 때문이다. 내가 그리고 싶은 것, 여행지에서 봤던 그 좋았던 풍경들이 그랬고 동물도 마찬가지다.

 


즉 모노톤의 연필 한 자루로 드로잉을 할지언정 그것은 결코 다순한 끄적임은 아니라는 거다. 드로잉 과정에선 대상을 설명하고 알기 위한 선을 긋게 된다. 232쪽.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가정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들의 고민이 한가지 더 늘어난다. 어르신들이 아이에게 좋지 않다고 기르던 '아이들'을 내보내라고 강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아이가 애완동물과 함께 자랄 때 좋은 점들과 같이 있을 때 잘 지내는 동영상들이 많이 공유되고 있다. 이 책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알려주며 동물들이 오해받고 버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전해졌다. 뿐만아니라 길고양이에게 갖는 편견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적극적으로 동물에게도 '행복할 권리'가 있음을 강조한다. 영화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에서는 외로운이들에게 고양이가 어떻게 구멍난 마음을 채워주는지 보여준다. 작가가 작업실의 고독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애정을 갖고 동물을 관찰하는 것, 무엇보다 동물을 진정한 의미의 '생명'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된 후에 연필을 잡아도 늦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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