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결혼을 디자인하라 - 현명한 여성들이 선택한 황재복의 웨딩코치
황재복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결혼적령기를 넘어섰지만 '미혼여성'인 까닭에 결혼의 관련된 책은 계획의 유무를 떠나 마치 건강관련 정보처럼 호기심을 자극한다. 들어도 모르겠고, 봐도 알 수 없는 해보지 않고서는 혹은 해봐도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 중 결혼만한게 있을까.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25년, 한가정의 아내이자 한 집안의 며느리로 30년 그리고 딸아이가 딱 자신이 그 딸아이를 낳았을 그 나이가 된 27년째 엄마로 살아온 황재복의 결혼 코칭을 담은 책, 너의 결혼을 디자인하라는 과감하게 머릿글을 '추천도서'라고 적었을 만큼 읽는 동안에도 읽고나서도 여운이 길게 남아있다. 앞서 소개한 저자의 이력 중에 한가지 더 하자면 모교인 이화여대 디자인과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력을 굳이 나열하는 까닭은 책의 타이틀은 '~하라'라고 적혀있지만 문체는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한데 그것이 편집의 매직이라기 보다 엄마로서 그리고 아픈말보다 따뜻한 말한마디의 힘을 잘아는 교수로서의 마음이 그대로 글에 묻어나 독자로 하여금 마음이 편안해짐을 강조하고 싶어서였다. 더군다나 이 책을 가장 많이 읽게 되는 대상인 예비신부라면 결혼문제로 가뜩이나 복잡하고 마음이 어지러울텐데 그런 마음을 보듬어주는 듯한 문체는 앞으로 나올 웨딩관련 서적의 저자들이 꼭 참고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어서다. 그동안 읽어왔던 지침서는 결혼자체에 대한 코칭을 과감하게 현실적으로 짚어준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힘들어하는 마음 그자체를 헤아려주는 마음씀씀이는 느껴본 적이 없어서였다. 심지어 상대에 대한 배려, 시댁에 대한 배려, 딸을 떠나보내고 남을 친정에 대한 배려는 그렇게나 신경쓰라고 하면서도 정작 신부 스스로에 대해 다독여주는 글은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저자도 서문에 밝힌 것처럼 자신의 하나뿐 인 딸 역시 이제 곧 결혼을 해야 할 적령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딸에게 하고 싶었던 그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디자이너이다 보니 그동안 참 많은 예비 부부들을 만나왔고 그 만남을 통해 깨닫게 된 부분들을 자신의 생각과 그동안 직접 결혼생활을 해오면서 느꼈던 점을 첨가해 조언해준다. 실질적으로 결혼을 준비하는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은 결혼식 자체일 뿐 앞으로 이 사람과 내가 잘 살 수 있을지 내가 한 가정의 '아내 이자 며느리'가 될 마음가짐이 되었는지를 디자인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물론 이미 그런 과정과 검토를 끝내고 난 뒤라 굳이 타인에게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떠벌리고 다닐 필요는 없겠지만 흔히말하는 '때'가 되었으니 하는경우가 가장 많았고 그런 때에 '곁에 있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대부분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결혼시기도 비슷하고 비교상대가 바뀔 때 마다 그에 따른 고민도 갖가지로 늘어나 힘들어하는 경우를 보며 저렇게 힘든 결혼을 왜들 그렇게 하려나 싶기도 했다. 특히나 이미 결혼한 '선배' 기혼여성들은 하나같이 늦게할 수록 좋다면서도 남자는 다 똑같다는 말로 결론지으며 앞뒤가 다른 조언만 늘어놓으니 실상 우리 주변에 제대로 결혼을 인지하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양가 부모님마저 자식들 혼사를 마치 반드시 치뤄내야 할 '과제'라고 여기며 무조건 닥달하는 경우가 많아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하는 이야기를 예비신부인 딸들 뿐 아니라 예비신랑 그리고 시월드는 물론 딸을 가진 부모들이 꼭 읽어주길 바람이 마음이 커졌다.

 

 

'결혼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비즈니스가 아니듯,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을 성공과 실패라는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 또한 의미가 없다. 세상의 어떤 결혼도 성공과 실패로 구분할 수 없다.'

 

흔히 이혼을 결혼의 실패라고 말하는데 틀리다고는 할 수 없지만 꼭 들어맞는 말이라고도 생각지 않았는데 저자역시 이부분을 짚고 넘어가준 점이 좋았다. 서로 잘맞는 상대라는 판단하에 결혼했겠지만 살다보니 너무 다르거나 각자 혼자서 살 때보다 좋지 않은 결과로 치닫는다면 그냥 사는것이 이혼보다 성공한 삶이 될 수는 없는데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익숙치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특히 더 불행한 결혼이 이혼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게 된것이 아닌 가 싶다.

 

'"괜찮은 사람이라 연애를 했는데 결혼할 만한 사람은 아니더라." 하는 것은 자신이 그만큼 보는 눈이 없으며 관계에 서투르다는 말과 같다.'

 

연애를 잘하는 방법에 관한 책들을 열심히 읽는 이유는 뭘까. 결혼이 연애의 행복한 결말이라고 생각하면서 정작 여전히 연애를 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위의 말을 새겨 들어야 한다고 본다. 수백명의 남자에게 잘보이고 싶고 일단 내가 찍은 그남자와 잘되고 싶다면 연애를 잘하는 책이 아니라 내가 정말 결혼을 할 자세와 준비가 되어있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진짜 연애만 잘하고 싶은게 아니라면 말이다. 결혼을 하고 싶은 그 사람과 연애를 하기에도 좋은 사람이 같은 경우가 될 수 있도록 사람보는 눈을 키우는 것 그게 더 먼저가 될 것 같다.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생각에 휩쓸리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남보다 못하다고 우울해 하지 않고, 반대로 자기가 잘났다고 해서 남을 비웃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남이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원하느냐'임을 알고 있는 까닭이다.'

 

결혼준비를 하면서 다투는 가장 큰 이유는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에 집착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타인의 결혼, 특히 회사동료나 친구들의 결혼식과 끊임없이 비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스스로가 결혼을 디자인하지 못해서다. 자기가 원하는 결혼과 결혼식을 제대로만 알아도 타인과 비교해서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거니와 부족하면 그 나름대로의 예산을 맞춰 진행시킬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 전부가 정말 맘에 와닿고 챕터 하나하나가 전부 새겨들어야 할 문장들이라 특정 부분을 취하거나 정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리뷰라는 이유만으로 잔뜩 내 소감만을 적기도 아까울정도라면 이해가 될까. 저자가 힘주어 말하는 것은 결혼이라는 것은 결코 나와 내가 아닌 너가 만나 둘이 되는 것이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한쪽에 맞춰줄 수도 반드시 둘이 모든 것을 함께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하며 둘이여서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해야한다라는 것이다. 현실에 지쳐서 혹은 도피하기 위해 결혼해서도 안되고 상대로 하여금 내인생이 달라지도록 방향키를 넘겨줘서도 안된다.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통해 늘 상대로 하여금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역시나 상대역시 나로 하여금 함께 발전하며 행복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해줘야 하는 것이다. 시댁도 마찬가지다. 그런 멋진 배우자를 만나고 평생을 함께 하기 위해 선택한 패키지에 덤이라고 생각하고 좋게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만 행복한 결혼을 이어갈 수가 있는 것이다.

 

 

결혼의 실패가 이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이혼할지도 몰라 식을 올린뒤에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사람, 아에 이모든 괴로움이 두려워 결혼을 안하려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거듭 추천하고 싶다. 결혼은 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상대에게도 마찬가지다.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났다면 지금의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라 문제나 위기가 오더라도 '사랑하려는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결혼이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가 바로 결혼의 성공, 행복한 결혼생활이다.

 

간단평

책을 꼭 써보고 싶었다면서도 겸손하리만치 저자는 책의 한문장이라도 맘에 와닿으면 좋겠다고 서문에 적었지만 이 책의 모든 문장이 나의 눈과 맘에 쏙쏙 들어왔다. 결혼을 하게 된다면 무리해서라도 꼭 이 책의 저자 황재복님께 웨딩드레스를 부탁드리고 싶다. 솔직하게 기회가 된다면 수업도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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