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서 본 세계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
클라우스 베르너 로보 지음, 송소민 옮김 / 알마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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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 본 세계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

 책을 읽을 때 메모하는 습관은 리뷰를 작성하면서 부터 생긴 습관이지만 이 책만큼 잦은 메모와 분노, 체념, 고민등으로 인해 실제 독서시간이 10시간에 가까웠던 적인 근래는 물론 지금껏 거의 없지 않았나 싶다. 환경오염, 올바른 소비, 세계가 모두 앓고 있는 경제난, 진정한 민주주의가 책속에만 있는 현실에 대한 비판정도로 생각했는데 솔직히 그 이상이다. 단순히 대기업과 미국의 횡포정도가 아니라 이건 당장 코앞에 놓인 '콘체른 기업'과 관련 나의 소비활동을 재점검해야 했고 그와 동시에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깊게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우선 머릿말에서는 이 책의 탄생배경이 저자 클라우스 베르너 로보가 '나쁜기업, 그들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가'를 읽고 독자들이 품었을 의문에 대한 해답이라고 했다. 문제만 열거하고 독자만 혼란스럽게 했다면 실제적으로 개인이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열거와 이전과 달라진 기업에 대한 보고로 생각해봐도 될 것 같다.  과연, 그 책이 출간 된 후에 콘체른 기업들의 횡포와 자연환경 훼손, 노동력 착취, 어린이 노동등의 좋지 않은 노동환경이 개선되었을까? 하는 의문은 다음의 문장이 답이 될 것 같다.

 

'도둑질을 그만둔 도둑에게 크게 고마운 생각은 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일부 나아지긴 했어도 큰 차이는 없다는 의미가 된다. 위의 말은 이케아의 경우를 들어 표현한 것인데 이케아라면 요즘 솔로족이며, 신혼부부들이 인테리어를 할 때 필수 구매 목록에 들어있는 바로 그곳 아니던가. 나역시 언젠가 꼭 소유하리란 기대감에 카달로그 까지 소장하고 있었는데 실망보다는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나의 무지와 이케아만 검색해도 수많은 블로거의 집안에 놓여져 있는 이미지가 떠올라 답답해져 왔다. 여기서 묻고 싶을 것이다. 내가 그랬으니까. '나 하나 이케아 가구 안쓴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불매 운동외에 개인이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요?' 저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거듭 반복해가면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중간중간 챕터가 달라질 때마다 내용요약과 함께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열거하는데 불매가 아니라 자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가급적 구매하고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중고품 활용과 꼭 필요한 제품이 아닌 이상 소비활동을 줄이는 방법을 말해준다. 일전에 읽었던 마틴 린드스트롬의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에서도 등장했고 지난 해 있었던 '잡동사니로부터의 자유'에서도 말하듯 불필요한 소비가 너무 많다는 것을 이 책에서도 강조한다. 남들이 하니까, 혹은 멋져보이는 그 사람을 쫓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소비활동'이기에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나역시 홈쇼핑을 보다보면 전혀 생각지 못한 상품을 구매해야할지 고민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심지어 혼자사는 내게 다량의 육류와 1년은 물론 2~3년간 써도 다 못쓸 정도의 화장품이 무슨 소용이 있다고 번호를 누를까 말까 심지어 누구와 나눠야 할지를 고민하니 대가족이나 나눠쓸 사람이 존재하는 이들에게 그들의 유혹은 결코 만만치가 않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노동력 착취와 환경훼손은 말할 것도 없고 어린이 노동(5세의 아이가 공장에서 1원도 안받고 16시간을 일하다 지쳐서 쓰러져 잔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부분을 읽으면서 책 뒷표지에 실린 '돈 셔틀이 될 순 없어!'라는 문구가 번뜩 떠올랐다. 지금 나는, 나와 내 주변인들은, XXX 브랜드의 쟈켓없이 학교를 갈 수 없는 우리의 청소년들은 빵셔틀보다 더 무서운 '돈 셔틀'로 자라나고 학습되고 살아갈 것이 너무 속상하고 답답했다. 아, 나도 결국 돈셔틀이었구나. 대기업의 돈셔틀. 콘체른 기업(Konzern, 생산, 유통, 금융 따위의 여러 업종의 기업들이 법적으로 독립되어 있으면서도 특정 은행이나 기업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는 기업의 형태)의 글로벌화가 진행될 수록 그들은 더 저렴한 임금을 위해, 노동조합을 생산 정부가 알아서 막아주는 나라를 통해 만들어진 그런데 값은 엄청나게 비싼 제품들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 그나마 브랜드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나는 좀 덜하겠지 싶었는데 코카콜라의 미닛메이드 오렌지를 좋아하고 네슬레의 네스퀵을 애용하며 코코아를 즐겨마실 뿐 더러 아이다스, 나이크, 퓨마 스포츠 브랜드의 운동화를 현재 신고서 다이어트를 위해 델 바나나를 먹고 있었다. 글로벌화라는 단어에 대한 큰 거부감과 식량이 부족해서 유전자공학을 한다는 제약 콘체른 회사들의 거짓말에 소름이 돋았다. 뿐인가. 석유가 부족하다면서 천연자원 개발을 하지 않는 이유가 대기업에게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니 한마디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방법이 있는데도 부러 고생길을 향해가는 기업가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이런 내막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나를 탓했다. 나와 같은 이들을 위해 저자가 말하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나도 리뷰를 통해 소심하게 동참해 보겠다.

 

1. 국내 생산 혹은 유럽생산(한국의 독자들의 경우라면 해당 브랜드의 국가가 직접 생산한 상품즘으로 판단하면 될 것 같다.)구매하기.

2. 매달 새로운 스포츠화, 최신 휴대전화로 바꾸는 습관 버리기.

3. 중고품 애용하기.

4. 연대에 가입 혹은 함께 활동하는 즐거움을 찾고, 이 책을 아에 활동할 때 복사해서 나눠주기

 

빈곤과 질병으로 아이들이 죽어가는 지금의 가장 큰 문제는 자원의 부족이 아니다. 오히려 정상적으로 제대로만 분배되면 자원은 절대 부족하지 않다고 한다. 이런 점을 미루어 인권활동가 장 지글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날 굶어죽는 어린이는 살해 당했다고 할 수 있다.' p.131

 

타인과 비교하며 내가 없는 것에 속상해 하는 심리는 어쩔 수 없다. 마찬가지로 브랜드 제품을 소유하지 않으면 불안한 사람들의 심리를 탓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저자의 말을 그대로 옮겨보면,

'행복은 타인의 전망과 아름다움과 성공을 뒤쫓는 것이 아니라, 나의 능력을 사용하고 약점을 받아들일 때에만 다가온다. p.230'

 

소유하자면 끝도 없다. 무시하고자 하면 결국 우리는 스스로가 돈 셔틀이 자처하는거나 다름없다. 더이상은 돈 셔틀이 될 순 없다. 그러기 위해서 일단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를 버려야 하는데 난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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