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권력의 역사 - 인간 문명 그리고 시간의 문화사
외르크 뤼프케 지음, 김용현 옮김 / 알마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으면서 서문에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인데 이 책은 아쉽게도 그럴 수 없었다. 뿐인가. 보도자료를 통해 보았던 그 은밀하고 호기심 가득찬 탐욕으로서의 시간, 달력의 발생에 관련된 이야기가 생각보다 지나치게 깊어 중간에 길을 여러번 잃었던게 사실이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나의 기본지식의 부족함을 반성하며 기억에 남는 몇가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 밖에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

달력이란 것이 본래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졌는 줄 알았는데 정치가들의 통치의 원활함을 위해서란다. 얼마전 디자인의 역사책을 읽을 때 느꼈던 배신감과 같은 느낌이었다. 도대체, 진짜 똑똑한 사람이 권력을 잡는게 맞긴 한가보다.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고대, 중세시대인데 저자가 고전문학자였기 때문이기도 할테지만 무엇이든 근원으로 올라가다보면 아에 기원전까지 거슬러올라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일주일, 7일, 그리고 행성과의 연계성은 어려웠지만 그래도 재미난 부분이었다. 호르텐시우스법은 최초의 정치색을 가진 시간과 관련된 법이라고 볼 수 있다. 권력자들의 민회와 시민들의 장날을 겹치지 않게 함으로써 혹시 모를 불미스러운 일을 사전에 차단시킨 예이다. 그런가 하면 지금까지도 이어져오는 '권력자들의 축제일'또한 시관과 권력의 역사에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웃나라 중국의 경우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현재의 기념일을 추적해가다보면 좀 더 명확하게 확인해볼 수 있다. 한권의 책에서 고대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아쉽게도 분권되지 못해 놓쳐지는 부분이 많았다. 좀전에 언급한것처럼 중국에 대한 축제일과 그 축제일과 탄생과 소멸의 비화를 더 많은 일화를 곁들어서 소개했더라면 중간중간 독자로 하여금 논문인지 책인지 헷갈리는 난해함과 지루함을 덜 수 있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읽으면 읽을 수록 권력의 역사라기 보다 달력 그자체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얻어가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흥미위주의 탐독서가 아닌 지식의 갈망으로서 양서를 원했던 이들과의 호불호가 갈리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전자에 가까운 독자인터라 기대만큼의 흥미는 얻지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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