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eee 사랑하고 싶다
타오 린 지음, 윤미연 옮김 / 푸른숲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Eeeee 사랑하고 싶다.

서명에는 앤드류의 바람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그가 비밀번호를 알아내서라도 사랑하고 싶은 여성과의 사랑, 늘 자신에게 불친절 한 매트와의 사랑, 그밖에 함께 일하는 동료와의 사랑이 늘 고프다. 하지만 정작 그에게 가장 사랑하고 싶은 대상은 그의 머릿속을 꽉 채운 '자기만의 세상'의 대한 인정이며, 자기애라고 보여진다.

 

앤드류 스스로 알고 있다. 실제 현실속에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이들만큼 자신의 과거속에서 혼잣말로 관계를 지속시키고 있는 존재들과의 만남 또한 심각할 수준으로 즐기고 있음을. 책을 읽기 전에 곰과 돌고래가 등장한다는 말에 그들이 실제 존재하는 판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했었다. 다른 이들의 눈에도 그들이 보이는 가상현실 세계속에서도 젊은이의 고뇌는 현실과 다를바 없음을 알려주려는 줄 알았다. 첫 페이지부터 매트에게 지각을 이유로 해고통보를 받는 시작이 그 예상에 딱 맞아떨어진다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판타지보다 못한 현실세계에 웃음이 난다기 보다는 서글퍼졌다.

 

저마다 자신만의 세계가 있을 것이다. 생존법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고 유희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앤드류에게 동물 뿐 아니라 가상 인물들과의 만남은 생존방법도, 유희로도 보여지지 않는다. 물론 공감할 수도 있다. 우리도 흔히 무단횡단을 하거나 쓰레기를 무단 투기할 때 경찰에게 걸리면 어떻게 변명할까? 무작정 도망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하며 일어나지도 않는 일들을 떠올리며 음성변조 연습을 하는 서로를 바라보며 깔깔거린다. 문제는 앤드류는 그 모든 것이 혼자 이뤄진다는 점에 있다. 결국 누군가를 살해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앤드류의 구애를 심드렁하게 바라만 보는 무형으로서만 등장하게 된다. 앨렌의 등장은 앤드류의 비이상적인 세계관이 그대로 노출된 경우로 보여졌다.

 

Eeeee 사랑하고 싶다는 단순히 사랑할 대상을 찾는 젊은이의 하소연이 아니다. 지나치게 심각하게 받아들였는지는 몰라도 조금 섬뜩할 정도의 앤드류의 세계는 환상처럼 달콤하지도, 소름 돋을 만큼 공포스럽지도 않은 그저 불편한 하루하루의 연속이었다. 때문에 오히려 마지막 책장을 덮고서 묘하게 공감이 일었다. 사랑할 대상도 분명하지 못한 사람, 대상조차 가상현실 시나리오에 그려야 할 불안정한 상태를 이이런 방식으로 쓸 수도 있구나 하는 맘이 들어서였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연필을 책상으로 부르며 외로움을 견뎠던 누군가처럼 스스로 소외당함을 자처하는 것과 9.11사건을 대하는 앤드류의 모습 또한 지금의 젊은이들이, 사랑을 받지도 줄수도 없는 이들에게는 자국 혹은 타인의 극한 고통조차 무심해져 버린 점이다. 그나마 Eeeee!Eeeee! 소리라도 내려했다는 희망아닌 희망이 보여 다행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