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책
우에시마 게이지 지음, 이수미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지금까지 수많은 심리치유서와 비슷한 자기계발서가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책'이란 타이틀이 없었는지 의아했다. 분명 누군가 떠올렸을텐데 차마 마음, 그리고 책을 합쳐두기에는 지나치게 건방져보일까 두려웠던 까닭이 아니었을까 싶다. 우에시마 게이지의 마음책의 구성은 어쩌면 참 단순하다. 대다수의 명언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담겨져 있는 이야기도 한번 쯤 들어봤던 이야기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가 이솝우화를 언급하면서 정반대로 사고할 수 있는 좋은 점이 있다고 말했듯 우에시마 게이지는 기존의 좋은 글을 뒤집어 생각해도 역시나 좋은 쪽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사고의 유연성을 길러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요즘은 먹거리, 음식, 심지어 누군가와 함께 했던 '식사의 추억'에 관한 에세이집이 많이 출간되는 데 조금 뜨끔하게끔 하는 명언을 일뤄주었다.

     
 

"네가 먹은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면, 나는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줄게."

 
     

저자가 큰 주제로 잡은 것은 오히려 인간의 육체가 행복하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난 오히려 부연설명속에 들어있던 브리야 사바랭의 위의 말에 더 마음이 갔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수많은 식요리에 관한 에세이의 저자들이 위의 명언을 알았더라면 여과없이 다 털어놓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심지어 사바랭과 같은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어제 뭐 먹었냐는 질문에도 대답하기가 어려워질 것 같다. 우에시마 게이지는 책을 읽다가 핵심이다 싶은 문장을 발견하면 더 읽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다 읽지 않고 어찌 그 문장이 진정한 핵심이었는지, 깨달음이었는지 확신할 수 있을까 싶었다. 굳이 그런 내용이 수록되어 있지 않았더하더라도 난 계속 궁금해졌다. 뻔해보였던 이 명언집이 과연 어디까지 나의 마음을 훑어낼 수 있을지가. 여우와 포도이야기도 공감이 되었던 주제 중에 하나였는데 쉽게 포기하고 남탓으로 미루는게 아니라 현실에 만족하고 넘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자기를 위로하는 게 결코 나쁘다고는 나 역시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 알고자 하는 사회를 조롱하듯 모르는 것 역시 기쁨이라는 주제도 주제자체가 마음에 와닿은 것은 아니지만 배우면 배울 수록 더 알고자 하는 게 많아진다는 부연설명이 더 좋았다. 마음책은 핵심 주제만 뽑아서 읽으면 한 시간도 걸리지 않고 다 읽을 수 있다. 그것만 적어놓고 본다면 여타의 명언집과 다를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부연설명속에 담겨져 있는 저자의 '다른 시각'이 진정한 도움이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다른 시각과 열린 사고를 배우려면 명언만 쭉 베껴놓아서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자주 꺼내보거나 펴볼 수 있는 곳에 두고 무작정 한 페이지를 읽어내는 것, 그런 작은 습관을 이끄는 것, 어렵고 무겁게 생각지 말고 즐겁게 받아들이는 것, 마음책이 내게 준 교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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