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리뷰 - 이별을 재음미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 책 읽기
한귀은 지음 / 이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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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나서 리뷰를 적을 때 그 몰입도 만큼이나 리뷰 분위기가 사뭇달라진다. 재미나게 읽었으면서도 도저히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동조할 수 없을 때에는 날선 비난보다는 '엄마의 잔소리'와 같은 리뷰가 적히고 내용자체나 구성도 좋지만 도저히 집중할 수 없게만드는 거슬리는 단어 선택이나 지나치게 난해한 문장으로 가득찬 경우에는 그저 무덤덤하게 감상이 적히는 것이다. 도서 '이별리뷰'는 굳이 고르자면 선자다. 재미나게 읽었지만 실연당한 친구에게 권할 만한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별을 당장 한 사람들에게는 권할 수 없는 것이  '현역 작가' 혹은 '작가'로서의 책을 썼다기보다는 '학자'로서 책을 쓴 까닭이기도 하다. 쉽게 풀자면 다소 난해한 학술적인 용어-이부분은 개인적인 부분이기는 하다.-와 말장난스러운 부분이 없이 않기 때문이다. 많이 아는 사람의 말장난은 그사람의 지식을 깊은 폭을 가늠케 하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그에 비해 아는게 없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거부감과 그 말자체를 이해하기 위한 문장 해독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친구가 다량의 책을 읽고 저자가 말한 이별의 5단계중에 3단계즘 도달한 상태라면 굳이 권하지 않아도 찾아 읽을 책이긴 하다. 그만큼 이별을 포함한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사랑'에 대한 다양한 학자들의 이야기와 책들을 질리게 만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우선 책의 탄생배경이기도 한 다음의 문구를 주목해야한다. -어쩌면 당신의 연인은 독특한 책이었는지도 모른다. 당신은 불행히도, 그 책을 읽을 줄 모르고 품기만 했는지도 모른다. p.13 - 저 한 줄의 문장에서 실연당했을 때 우리가 늪에빠지는 이유가 다 나타난다. 우선 상대의 독특함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과, 그 독특함을 알았다 하더라도 상대의 욕망에 붙들려 자신의 욕망을 상실함으로써 마찬가지로 상대도 나의 대한 신비함에 대한 욕망을 가졌다고 가정했을 때, 내 스스로의 욕망을 상실한 순간 상대의 욕망도 함께 꺾어버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부분은 실연을 경험한 사람이나 수없이 경험한, 혹은 아직 하지 않은 연인들 모두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뿐인가. 결혼이라는 틀안에서도 스스로가 자율성을 유지하기 위한 '제한적 일탈'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학자들의 말들을 인용하면서 까지 저자도 어느정도 단순히 내제적, 사회적 압력에 의한 결혼생활 유지를 부정적으로 보고있다. 이와 관련된 책들을 나열함으로써 단순히 '연인관계의 종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뿐만아니라 다양한 작품속에 등장한 인물과 관계를 통해 '나'라는 책을 타인에게 제대로 읽히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 것인지, 반대로 나와는 전혀다른 독특한 '책'을 소장하기 보다는 재미있게 읽기 위한 노력또한 필요 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별리뷰가 긍정적으로만 와닿지 않는 이유는 소개된 책들에 결말을 지나칠 만큼 세세하게 공개했다는 점이다. 물론 인터넷을 몇분 뒤적이기만 해도 해당 작품의 결말의 해피엔딩 여부를 알 수 있긴해도 결말과 등장인물의 성격을 작가보다 더 세세하게 분석하는 것은 작품자체에 몰입하거나 수없이 이별하면서도 미래의 언젠가 다시 이별하게 될 '예비 실연자'들을 위한 배려는 부족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서두에 인용된 '위험한 독서'에 나오는 독서치료사 처럼 책을 권하고, 그 책을 통해 스스로 치유되기 보다는 그저 읽기만 하면 치료된다고 말하는 듯한 강요와 명령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부분 역시 읽는 사람 개인차가 있겠지만 당장 이별을 한 사람이 5단계중 희망을 먼저 읽는다고 해서 해결될 부분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저자의 다음 책이 기대된다. 왜냐면 책을 좋아하는 또 그로인해 위로받고 싶은 나역시 저자와 같은 호모세퍼러투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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