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 채광석 서간집
채광석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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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완독서평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는 저자 채광석님의 서간집으로 누군가의 편지를 읽는다는 것은 무언가 ‘낭만적인‘기분이 든다. 허나 그 단어를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조금씩은 달라진다. 위의 발췌문처럼낭만이란것이 감정의 충실, 소박함일진데 저자의 언급처럼 철이 없거나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할 경우를 들어 ‘낭만같은소리‘라고 말한다. 그러고보니 낭만이란 단어를 우리는 자주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과 나누고 싶거나 전달하고 싶을 때, 우리는 낭만이란 단어를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낭만적이다‘라는 말만큼 상대의 지위나 권력, 명예 등 외적인 것과 무관하게 칭찬하는 단어도 흔치 않다.



옥중에서 쓰는 편지의 목적이 그저 무료함과 괴로움의 공유를 위해서가 아니라 기록의 한 갈래로 여기는 저자의 마음이 또 잔잔히 스며든다. 읽으면 읽을수록 아껴 읽고싶은 마음이 들정도다. 내게 있어 기록의 한방식은 이렇게 서평을 남갸두는 것인데 3년 전, 5년 전 무엇을 했는지는 몰라도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문장이 마음에 남았는지를 지금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결혼 전후 보다, 마흔 전후보다 출산 전후의 감정과 염려가 가장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기록은 이토록 찬란하고 눈물겹다.



20세기 최대의 첼리스트 파블로 카살스의 약전이 나와있는데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간은 좋다고 생각하는 일에 몸을 던지고 최선을 다 하지않으면 안 된다˝라는 카살스 옹의 말은 감명 깊었습니다. 284쪽





나는 잘 살고 있을까. 최근 기록과 관련된 서적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작가 지망생을 위한 창작론이었다면 최근에는 그저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적는 것, 그것이 가계부든 에세이든 상관없이 기록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심리자가치유는 물론 나중에는 직업이 된 사람들도 많았다. 이렇게 책을 읽고 서평을 쓴 작가들 혹은 일반인들의 책들도 많아 여러 권 읽으면서도 여전히 규칙적으로 기록하기가 쉽지가 않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는데 살아있는 것에만 충실한 나를 반성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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