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본주의의 역사
앨런 그린스펀.에이드리언 울드리지 지음, 김태훈 옮김, 장경덕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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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난 400년 동안의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 즉 세계의 변방에 있던 13개의 이주지 연합이 어떻게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제대국으로 변신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중략- 우리 시대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문제, 즉 미국이 탁월성을 보존할지 아니면 다른 강대국에게 불가피하게 리더의 자리를 내줄지에 대한 문제를 풀어낼 것이다. 18쪽


앨런 그리스펀, 에이드리언 울드리지의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는 서두에 적힌 내용을 다루고 있다. 프롤로그를 참조하자면 미국은 수백년 전 인구대비나 면적대비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결코 패권을 쥔 강국으로 성장하리란 기대가 없었던 나라였다. 현재 경제적으로 최고의 국가이기도 하지만 기술이나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단연 선두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아니라 그렇게 성장하기까지 시련도 적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그러한 역사를 뒤로하고 앞으로의 미국은 어떤 모습일지가 책을 통해 가장 궁금한 부분이기도하다. 책의 구성은 1장 상업공화국 (1776~1860년), 2장 두 개의 미국, 3장 자본주의의 승리(1865~1914년), 4장 거인의 시대, 5장 자유방임주의에 맞선 저항, 6장 미국의 본업은 사업, 7장 대공황, 8장 성장의 황금기(1945~1970), 9장 스태그플레이션, 10장 낙관의 시대, 11장 대침체, 12장 쇠퇴하는 미국의 역동성에 이어 마지막으로 결론으로 매듭지었다. 1장에서 12장의 내용을 대략 요약하기 전 이 책의 초점이 '생산성, 창조적 파괴, 정치'라는 세가지 주체에 초점이 맞춰져(26쪽)있음을 밝힌다. 정치와 경제는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지만 간혹 이를 경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고 까지 말하는 걸로 보아 정치와 밀접한 부분이 중요시 됨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정치적인 부분이 잘 드러남과 동시에 우리에게 익숙한 시대들을 좀 더 축약해보자면 2장 두 개의 미국, 남부와 북부시대로 나뉘어졌던 영화로도 익숙한 시대로 북부는 산업, 남부는 목화생산(목화 왕)에 집중했다고 한다. 어쩌면 그런 이유로 남부지역의 노예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목화 왕이 부상하기 전만 해도 노예제가 자연스럽게 소멸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때 노예제 폐지론자들은 노예제를 야만적이라고 비판했고, 자유주의자들은 자유노동이 강제 노동보다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100쪽


저자들의 말처럼 '노예제는 생산성 혁명의 핵심(100쪽)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노예제는 유지되었고 그 잔혹성또한 영화나 소설을 통해 정치나 경제사에 관심이 없는 이들도 잘 알고 있을 정도다. 남북전쟁은 이런 양극으로 나뉘어진 미국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반면 산업발전을 확대시키고 가속화하는데 크게 작용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이 제5장 '자유방임주의에 맞선 저항'에 등장하는 '경화'지폐와 '연화'를 두고 건국 초기부터 논쟁중인 것과 이어진다. 왜냐면 남북전쟁 무렵 은맥발견으로 인해 통화정책에 대한 논의가 더욱 복잡해졌는데 무기를 사들이고 병력을 마련하는 데 있어 다량의 화폐가 유통되기 위해서는 화폐를 제조해야 하기 때문에 이부분을 보면 화폐제조에서부터 전쟁까지 모두 경제와 밀접하며 미국의 자본주의를 둘러볼 때 언급되지 않을 수 없다라는 사실이었다. 책 중간지점에는 내용과 관련된 삽화와 참고사진들이 여러 장 수록되어 있는데 실제 사용했던 화폐나 금을 찾기 위해 애쓰는 노인의 모습 등 이미지로 보는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를 바라보며 그동안 읽었던 내용을 정리하며 보충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말미에 넣지 않고 중간에 넣어준 배려가 고마운 부분이었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면 7장에서 다룬 대공황편을 그냥 지날칠 수 없을 것이다.


공황은 금본위제와 연계된 고정 환율이 뒷받침하는 안정된 세계 질서가 와해된 결과였다. 또한 전쟁이 발발하고 강대국들이 경제적, 재정적 영향력이 분배되는 양상의 변화에 적응하고 지속 가능한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했다. 272쪽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투자와 투기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농민인 경우가 많다. 미국의 대공황시대에도 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유럽 곳곳이 농사를 짓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국의 농민들은 수요에 맞추기 위해 엄청난 땅을 매입하기 위해 부채를 질 수 밖에 없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바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농민들은 여전히 농작을 위한 땅을 매입했고 그결과 디스플레이션 시기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서 1933년에는 절반에 가까운 농민들이 담보대출을 연체하며 파산하기에 이르렀다. 정치적으로 보자면 이시기에 임기중이었던 허버터 후버 대통령이 대공황으로 인해 큰 시련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당장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물가가 오르고 가계의 부채가 늘어나면 임기중인 지도자를 탓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을 것이다. 이를 정치적으로 잘 해결해낸 대통령이 우리가 잘 아는 루스벨트로 1933년 취임과 동시에 지금까지도 그의 평판은 숱한 실수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지도자로 불려지고 있다. 선거철이면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경제'를 언급하는 것만 보더라도 그 어떤 정책보다 경제를 살리는 것, 당장의 내 통장을 부풀려주는 지도자를 선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대공황을 극복하고 황금기를 맞이했던 시기는 1945년부터 1970년까지로 8장에 해당되는 부분인데 지금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프랜차이즈'형태의 기업이 미국에서 활성화되었던 시기는 1955년 시기로 1954년 맥도날드 레스토랑이 가맹점 형태로 문을 여는 것이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시기는 기회도 많았을 뿐 아니라 그런만큼 불평등도 줄고 도시로 이주하여 더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황금기라고 할 수 있다.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듯 케네디 이후 취임한 린드 존슨의 위대한 사회로의 정책변화는 제대로된 준비없이 결정하는 가벼운 정책으로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았을 뿐 아니라 실제 지나치게 높은 연금정책으로 인해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조건적인 복지에 우려를 표하는 이유도 이런 사례를 통해 점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안타까운 것은 존슨 이후 집권한 리처드 닉슨은 이런 위기에 무료급식, 실업 급여 증액(360쪽)등 복지정책을 더 크게 확대하기에 이른다. 이 시기의 미국의 모습이 다른아닌 1900년대초의 영국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은 자신을 쓰러트린 복수의 여신으로부터 미국을 구할 새로운 사람을 찾았다. 레이건은 미국을 파괴하는 악령과 싸울 의지를 가졌을 뿐 아니라 미국식 자본주의르리 되살릴 기업인의 힘에 대한 열렬한 믿음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갖추고 있었다. 381쪽

존슨과 닉슨에 의해 무너진 경제를 되살릴 사람으로 선택된 이는 다름아닌 레이건 대통령이었다. 지도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경제라는 것이 확신케 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 레이건은 국민들의 기대에 맞춰 임기기간동안 GDP가 3분의 1이나 상승(386쪽)했다고 한다. 물론 사회정책에 있어서는 급속도로 폐지 혹은 축속되었음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때 레이건의 정책방향은 기업을 살리는 방식으로 현재 대부분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볼 수 있는 정책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업을 살린다는 것은 노조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 사회계약을 바꾸고 경영진의 힘을 키워주는 것, 세제를 개편하는 것등로 말할 수 있다. 10장 낙관의 시기에는 앞서 보여준 사진 및 삽화 등이 마찬가지로 등장하는데 앤드루 카네기의 사진 및 전시중의 코라콜라 광고 등을 통해 대량생산과 관련된 내용을 보여주었다. 미국의 경제회복이 복지사업을 축소하고 기업의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정리하자면 복지국가의 위상이 높아진 현재의 시점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미래에 어떤 모습이 될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부분은 서문에서 내가 이 책을 읽고자 했던 가장 큰 이유가 되기도한다. 저자들은 복지국가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스웨덴의 복지정책과 그 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또한 그동안의 미국의 역사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결국 높은 기술력으로 지금의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근거로 하여 스웨덴의 방식을 미국사회에 맞게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해준다. 미국 스스로 묶은 족쇄들이 무엇인지는 설명했으니 과연 족쇄를 풀 수 있는 자발적인 힘을 가진 정치적 의지를 가졌는지를 묻는것으로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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