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의 순간들
박성환 지음 / 꿈의지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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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의순간들


처음으로 내딛는 걸음을 초보라고 한다.



저자의 말처럼 초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운전'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숙의 다른말처럼 느껴질테지만 위의 발췌문처럼 초보는 말그대로 '처음'일 뿐이다. 초보의 순간들이 입소문으로 화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누구나 '처음'이 없을 수 없기에 저마다 자신의 초보의 순간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축구왕 슛돌이>를 보면서 축구를 하고 <슬램덩크>를 보며 농구를 하고 싶은 열망에 빠지게 만드는 것은 두 만화를 다 본 사람들이라면 혹은 테니스나 마라톤 등 유사한 내용을 품고있는 작품을 통해 없던 운동신경을 살려내고자 하는 바람, 그와 관련된 추억들을 소환시킨다. 사담이긴 하나 저자는 축구왕 슛돌이를 7살 때 보았다고 한다. 하...거의 두 배에 가까운 나이에 보면서도 독수리 슛을 흉내냈던 내가 잠시 부끄러웠다. 그런가하면 자신의 생일을 살포시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센스까지! 재미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1부를 읽으면서 이미 들었지만 이어지는 내용들도 마찬가지로 편안하게 그러면서도 저자의 이야기와 내가 가진 추억들이 교차되어 읽는 내내 즐거웠던 것 같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면 첫 이사. 그리고 수학여행을 이야기하고 싶다. 대학 졸업하자 마자 이사했던 나의 집은 9층이었다. 저자처럼 아파트로 이사했을 때의 층수는 7층이었다. 저자가 8층의 기억이 있다면 내게는 내 기억속에 가장 행복했었던 7층의 기억이 자리하고 있다. 수학여행은 사실 지루한 소재라고 생각했는데 지방에 살던 저자에게 에버랜드가 제대로된 놀이공원을 만나게 해주었다는 이야기에는 뜻하지 않게 혜택을 받고 자랐다는 생각이 들어서 잠시 당혹스럽기도 했다.


이 책을 있게 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500일의 섬머. 이 영화이자 관련된 책이 영화가 상영된지 오래지났는데도 계속 언급되고 책으로도 지속적으로 나오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한 영화이자 통속적이긴 해도 문화의 힘을 느끼게 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영화속에 등장한 대사, '무언가를 잊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문학으로 만들어보는 거야'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아 무작정, 시작했다는 저자의 이야기처럼 지금 내가 글쓰기에 멈칫하는 잊고 싶다면서도 결국 간직하고싶은 마음이 더 커서인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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