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디네이터 - 함께 읽어 서로 빛나는
이화정 지음 / 이비락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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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전부터 책과 관련된 직업적인 명칭이 다양하게 늘어났다. 이전까지는 도서관에 근무하는 사서,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편집자들을 지칭하는 에디터 등이 그러했다면 북컨설턴트를 비롯, 북소믈리에에 이어 이번에 읽게 된 책의 저자는 '북코디네이터'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앞서 언급한 기존의 단어를 제외하고는 거의 비슷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인데 단순히 책을 좋아해서 독서하는 행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인을 포함한 독자에게 알맞은 책을 추천하고 독서모임을 기획 혹은 운영하면서 활동하는 이들을 통틀어 위와 같이 칭하는 것이다. 이화정 저자가 말하는 북코디네이터는 좀 더 친근하고 보다 더 광범위한 범위를 아우른다고 보면 될 것이다. 가령 재미있게 읽은 책을 온/오프라인에서 나눔을 하는 이도 북 코디네이터이며 독서모임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도 북코디네이터인 셈이다. 


북 코디네이터는 책과 삶을 연결하는 사람이다. 책과 책을 연결하고, 책과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책의 공간을 탐구하고 책과 함께 일하기도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어떤 직업을 동경할 때도 그럴테지만 다른 이가 아닌 바로 '내 이야기'라고 생각되어 그런지 저자가 이끌었던 다양한 독서활동 뿐 아니라 책을 추천하고, 또 추천받은 책을 통해 얻어진 감상과 변화를 소개한 내용들을 볼 때면 역시 책이란 그 어떤 것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사람을 변화시키는 좋은 도구이자 벗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가하면 저자가 추천받거나 다양한 계기로 읽게 된 책을 소개하는 서평도 다량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내가 읽었던 책에 대한 이야기보다 읽고 싶었지만 미처 읽지 못한 책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좋았다. 스포라기 보다는 오히려 책을 읽기 전 누군가의 감상을 먼저 접하면서 중요한 부분들을 놓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책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배우게 되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기도 하다. 


책모임의 가장 기본은 책을 완독하고 참석하는 것이다. 그게 최소한의 예의다. -중략- 책 내용에서 벗어나거나 진행되어가던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할 수도 있다. 책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책 이야기를 듣고 싶어 모인 것이다. 자신의 경험이나 기존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지만, 그럴 때도 책모임에서 책을 함께 읽는 이유가 무엇인지 놓치지 말아야 한다. 291쪽 

단순히 감상을 나누는 일차원적인 독서모임이 아니라 구체적인 목적을 두고 기록으로 남기는 방법은 실질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독서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다. 독서모임을 늘 수동적으로 참여했던 이들이라면 '북 코디네이터'에서 이미 실행했던 내용들을 참고로 하여 좀 더 알찬 독서모임을 만들 수 있고 이미 운영중인 사람들이라면 운영중에 발생되는 문제, 가령 반복적으로 책을 완독하지 않고 사교를 목적으로 참여하는 구성원들을 관리하는 방법과 같은 구체적이고 필요한 조언등을 얻을 수 있다. 현재 운영중인 독서모임의 대부분이 사교모임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이 책의 저자역시 책을 읽는 행위자체는 홀로 있을 때 이뤄지기는 하지만 결국 인간과 인간사이의 관계를 이어주는 끈이 다름아닌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주객이 혼동된 대부분의 독서모임으로 인해 독서모임의 진정한 의미를 상실한 경우가 많아 참 안타까웠다. 스스로 '북 코디네이터'라고 자부하거나 혹은 아직은 그정도까지는 아니라고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모임에 나가 다른 이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다양한 이유로 그럴 수 없는 환경에 놓여있는 사람들도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조금 변형해서 적용한다면 기회가 생기게 될 때 두려움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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