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리커버 특별판) - 마음속 108마리 원숭이 이야기
아잔 브라흐마 지음, 각산 엮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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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잔 브라흐마 -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명상에서 '원숭이 마음'이란 원숭이가 숲 속에 살면서 이 나뭇가지에서 저 나뭇가지로 건너 뛰어다니는 것처럼, 이 일에서 저 일로 한 시도 쉬지 않고 건너 뛰어 다니는 분주한 마음을 일컫는 은유였다. 고요히 멈춰야 하는 나쁜 마음이었다.  -본문 중에서-


시끄러운 세상이다. 이런저런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해서 외적으로 시끄럽기도 하지만 타인과의 비교,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내적으로는 그보다 더 시끄럽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책<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는 외부에서오는 스트레스와 생각으로 만들어낸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재미있는 우화와 실제 있었던 이야기들을 통해 알려준다. 첫 번째 등장하는 우화부터가 머리와 가슴을 확 깨운다. 두 농부가 있다. 한 농부는 매일 같이 닭장에가서 닭똥을 바구니에 담아오고 다른 농부는 신선한 달걀을 바구니에 넣고 닭똥은 비료가 될 수 있도록 그대로 내버려둔다. 저자는 묻는다.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은 두 농부중 어디에 해당하냐고. 당연히 똥을 담아오는 사람이 어디겠냐면 반문할거라는 것도 저자는 알고 있다. 그런데도 왜 그는 이 우화를 택했을까. 닭장은 과거를 의미하며 닭똥은 좋지 않았던 기억이고 신선한 달걀은 당연히 좋은 추억이다. 앨범에 웃고 행복했던 사진만 넣어두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속에서 새 달걀을 담아야되지 않겠냐고 묻기 위한 우화였던 것이다. 사실 이 이야기 한 편을 읽더라도 이 책은 울림이 크다. 닭똥인줄 알면서도 우리는 반성하기 위해, 과거에서 완벽하게 빠져나오기 위해 반추한다며 마음속 바구니에 담아둔다. 그러고는 매번 후회하고, 새로운 날이 시작되어도 여전히 또 다른 닭똥을 담아올 뿐이다. 그런가하면 우리는 지나치게 '기다리는 것'에 대해 깨우쳐주기도 한다. 사실 동시에 두가지를 못한다는 사람이 꽤 많다. 시험발표가 나지 않아서, 좋아하는 사람이 고백에 대한 답을 하지 못해서, 지원한 회사의 합격자 발표가 나지 않아서 우리는 늘 안절부절한다. 저자는 그렇게 기다리며 허비한다고 생각하는 시간을 달리 생각해보라고 한다.  이 책을 읽고서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시도해보고 효과를 본 것이 바로 이 '사이 순간들'이었다. 올 초 외곽으로 이사를 한 까닭에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간이 이사 전에 비해 길게는 20분 짧게는 10분정도 늘어났다. 왕복 합치면 이 시간이 어떤 경우 50분에 가까울 때가 있다. 길위에서 서서 보내려니 책을 읽기도 힘들고 이사 혹은 자차를 이용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여기던 내가 서서 할 수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을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 덕분에 이젠 기다리는 시간에도 여유가 생겨서 오히려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이사했던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 덕분에 '닭똥'이 아닌 '새 달걀'을 바구니에 담아내는 긍정적인 사고가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근심은 모든 일이 잘못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미래를 보는  것이다.

그에 대한 처방은 모든일이 잘 될거라고 생각하면서 미래를 보는 것이다. 185쪽


위의 조언은 어쩌면 인간의 모든 고통을 해소할 수 있는 명언일지도 모른다. 성경에도 오늘 걱정은 오늘로 충분하다는 말이 있다. 영화를 보진 않았어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명대사 '내일의 태양은 내일 다시 떠오른다.'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인내가 부족하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 믿는 나와 같은 이들은 결코 쉽지 않다. 연인과 헤어지면 세상이 끝난다고 믿거나, 회사에서 짤리면 비참한 노후를 보내게 될 것이란 것도 어찌보면 다 부정적인 생각에서 기인한다. 이때 1장의 내용을 다시 떠올리면 '좋을지 나쁜지 누가 알겠나와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행복은 절대로 너무 멀리 있어서 닿지 않는게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혜와 자비를 늘리는 일이다. 그러면 무엇에든지 닿을 수 있다. 246쪽


책의 내용중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내용은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나는 이 책을 그 어떤 마음치유관련 서적보다 더 공감하며 읽었다. 억지비유도 간혹 등장하고, 도무지 무엇을 깨달아야 할 지 당황스러운 내용도 두어편 있었지만 모든 이야기가 긴밀하게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었다. 멈춰있지 못하고 자꾸 움직이는 시끄러운 원숭이를 머릿속에서, 마음속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라는 것이었다. 불안한 미래도 생각을 이리저리 옮기기 때문에 생겨난다. 그냥 보여지는 현실에 그때 그때 순응하면 되는데 그것이 더 큰 나쁜일로 확대될거라고 호들갑떨거나 여유있게 과정을 보면 될 것을 조금이라도 먼저, 빠르게 가려고 소리를 내기 때문에 불행해지는 것이었다. 행복은 아주 단순했다. 생각을 정적으로, 지금 이곳에 두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저자 아잔 브라흐마를 통해 내가 얻게된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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