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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벌레 여자 - 윤대녕 장편소설
윤대녕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이름을 익히 들어 온 소설가였던 데다가 우리 학교 교수님 후배라는 것+비화를 좀 들어서 관심이 증대되었다. 책날개를 보니 충남 예산 출신. 이 말을 쓸까 말까 고민했지만 쓴다-하루키가 생각났다. 하지만 이 생각을 할수록 그렇지 않다는 생각 또한 계속 들었다. 최근에 읽은 책 치곤 무척 단숨에 읽은 편이었다. 집중력도 좋았고. 그만큼 재미있고, 좋았었다. 다만 조금 어려운 책이었다. 작가가 하려는 말이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조금만 더, 였더라면 어렴풋한 이해쯤은 가능했을지도 모르겠고. 일단은 작가분의 다른 책을 조금 더 읽고 싶다.
책에 관련된 이야기.
1. 나도 기억에 대해서는 약간의 강박을 가지고 있는 듯 한데,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기억은 잘 안나지만 내가 한 모든 일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현실성과 뭔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금새 포기했지만, 이렇게 독후감상문을 남기는 것도, 일기를 쓰는 것도 같은 맥락의 일이겠지. 결국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준 모양이다.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마 내 좋지 않은 기억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너 그때 -했지,라는 말을 들었는데도 그 일이 기억나지 않은 적이 다들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나는 그 경우가 무척 많은 편이었다. 실제로 6살의 단편적인 기억이 내 인생 최초의 기억이었고, 초등학교때와 그 이전의 기억은 거의 없는 편이다. 초등학교 2학년때 일기를 보다 -누나랑 -누나랑 놀았다 하고 써 있는 게 있었는데, 거기에 나오던 사람들을 나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었다. 무척 끔찍하고도 신기한 일이었다. 강박과 컴플렉스는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
2. 내가 언젠가 여긴가 어딘가에 두드렸던 것인데, 티비는 이미 훌륭한 가족이다라는 이야기. 티비를 틀어놓으면 특별히 말대답을 해주지 않아도 계속 말을 한다. 혼자 있을 때면 티비만 틀어 놓아도 훨씬 외로움이 덜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