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4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 민음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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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친구y씨의 추천으로 고민없이 선택하여 읽은 책.

'네루다'는 작가과 같은 나라 출신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파블로 네루다'이다.(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누군지도 몰랐지만) 작가는 파블로 네루다와 거의 모르는 사이지만, 소설가적 상상력을 통해서 파블로 네루다의 진짜 삶에 주인공(가상인물) '마리오'를 난입시킨다. 어느 정도의 진실과 대부분의 거짓(이라기 보다는허구)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실제 칠레의 역사적 사건(쿠데타 라던가 대통령 사망 이라던가-이것도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과도 겉으론 거의 상관 없어보이지만 실은 굉장히 밀첩한 관련을 지니며 진행된다. 하지만 이 책은 분명 겉으로는 주인공의 사랑과 삶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주인공 마리오의 삶에 주변인물인 파블로 네루다가 등장하는 것. 젊은이 마리오와 늙은이 네루다의 흥미로운 대칭으로 나이와 지식의 유무를 뛰어넘는 아주 재미있고, 감동적인 우정을 두 사람은 보여준다.

역시 세계문학 전집 읽으면 쓸 게 없다. 매번 잘난척을 할 수 있을 만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칠레와 공산주의/자본주의(바꿔 말하면 소련/미국)라는 이데올로기적 당시 시대상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면 이 소설의 일차적 재미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

놀라운 것은 그런 것들을 철저히 뒤로 숨김으로써, 비평가들에게는 찬사를, 독자들에게는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 준다는 것이다. 정말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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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 여가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3
외젠 이오네스코 지음, 오세곤 옮김 / 민음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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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작품은 대머리 여가수, 수업, 의자 세 편의 희극으로 묶여 있는데, 대머리 여가수만이 부조리극. 2005년 노벨문학상을 부조리극의 거장 해롤드 핀터가 수상함으로써, 부조리극에 일약 관심이 높아졌었는데(뻥입니다, 뻥이에요) 사실 나도 책을 말하다에서 보고나서 부조리극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다. 부조리극이란 내가 어숩잖게 설명하는 것 보다 사전이나, 인터넷을 통해 검색으로 알아보는 것이 빠를 것이다.

부조리 극은 말 그대로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대머리 여가수란 제목 밑에 쓰여져 있던 반 연극 이라는 것이 작품 이해에 포인트. 앞뒤도 맞지 않고, 우스울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던 등장인물들의 대사에 웃다보면(정말 웃음이 나온다)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약간은 짐작이 되기도 한다. 부조리 극에 대해 아주 흥미를 갖게 되었다.(라곤 말한다만)

나머지 두 작품은 부조리극이 아닌 보통의 희곡이나, 희곡을 전혀 많이 읽지 않았기 때문에 내 눈에는 좀 특별한 희곡같았지만 뭐라고 말을 못 하겠다.

하여튼 쓸 게 없어서 개소리만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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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하나님
김승옥 지음 / 작가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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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다. 뒤늦게 그를 알게 된 후 이십년도 전에 절필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나는 얼마나 아쉬웠던가. 절필 후 그는 신비로운 체험 후에 하나님을 받드는 기독교인이 되어 포교활동을 한다고 했다. 절필 후 하나의 글도 쓰지 않았을 리 없지만 적어도 소설은 쓰시지 않은 듯 하다. 이 책은 그러니까 20여년만에 처음으로 나온 김승옥의 책인 것이다.(이 책은 2004년 발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도 석연찮은 게, 이건 수필인데다 총 네부분으로 나뉘어진 책의 뒤의 두 부분은 늦어도 80년대 중반 이전에 쓰여진 것이어서 20년만에 나온 신간이라고 떠들긴 좀 무리가 있다.

게다가 앞쪽의 두 부분은 비 기독교인을 기독교인으로 포교하려는 의도가 분명해 보여서, 조금 읽기 싫었다. 일부 종교인의 아집을 나는 경멸하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찬양에 가깝게 자신의 체험을 묘사하는 것을 보고는 내가 가지고 있는 완벽한 김승옥의 이미지는 조금 무너졌다. 하지만 그건 비 기독교인인 나에게나 그럴 것 같다. 또한 타인의 삶을 내 멋대로 판단해 버리는 것도 분명 문제가 있는 일일게다.

그러나 뒤쪽의 수필들은 자신의 삶이나, 현대에 대한 쓴소리 등을 주제로 쓰여졌는데, 아주 재미있었다. 어쨌든 작가의 절필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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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수첩 김승옥 소설전집 2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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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전집2

맨날 놀던 날은 보지도 않던 책을 무한 공강시간과 아는 사람이 없어 어색한 수업시간 자투리에 읽으니, 책 읽기 아주아주 귀찮아하던 김동훈씨도 이렇게나 책 한권을 읽는다. 단편과 중편이 이리 저리 섞여 있는데, 역시 굉장했다. 뻥 좀 섞자면 김승옥 이후로 쓰여지는 단편 소설들이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썼지만 얼마나 많은 단편을 읽었길래 이런 소리 하는지 정말 스스로가 우습구나)  몇몇의 단편들은 장편의 서두만을 잘라 놓은듯한 인상을 많이 받았는데, 내가 맞게 본 게 맞을지는 모르겠다.

세련되고 아주 남성적인 문장은 둘째치고 일상을 조금 비트는 작가 특유의 상상력을 보면 역시 소설은 문체나 주제보다 이야기(상상력) 그 차제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평소 내가 뜬구름 잡듯 어설피 생각해 오던 것들을 작가가 아주 절절한 공감을 느낄 정도로 글로 옮겨 놓은 문장들을 볼 때면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1권을 봤을 때도 썼고, 3,4,5권을 보고 쓸 때도 마찬가지로 이 말을 또 쓰겠지만 작가의 절필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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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훔친 여름 김승옥 소설전집 3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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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전집 3.

 

약간 독후감의 방식을 바꾸어 볼까 하는데, 단순히 작품에 대한 생각 이상의 것을 남기고 싶은 생각에서이다. 작년만해도 내 삶은 아주 소규모에 코드 두세개로만으로도 연주가 가능할 정도로 미니멀하고 건조했지만, 올해가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삶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 단순한 책에 대한 감상 이상의, 책을 보고 있을 당시의 나의 생활을 조금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단순한 일순간의 변덕일지도 모르겠으나 결국은 이런 쓸데없는 짓도 어떠한 의미가 생기며 나에게 다가올 지 어떻게 알겠는가? 분명한 것은 삶은 어떠한 식으로든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독서에 대해서 시간이 없다는 식의 변명이 가장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나는 변명하지 않으리. 나도 놀고, 컴퓨터를 하고 난 뒤의 남은 시간을 내서 독서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데 5,6일정도나 걸린 것은 분명 자신의 게으름이었으리라. 하지만 실제로 집에서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있는 시간은 두어시간이었던 며칠을 생각해보면 일주일 이상이 걸리지 않았다는 것에서는 꽤나 만족한다.

친구도 없고(물론 내 탓) 공강이 가득한(이것도 내 탓) 심심한 대학생활에서, 나의 우주와 가장 닮은 인문대 도서관에서 나는 시간을 보낸다. 이런데서 두드리기 뭐한 이야기도 많이 있지만 그런 건 각자 물어보도록 하고, 롤링스톤즈와 김승옥이 있으면 어쨌든 외롭기야 하지만(내 잘못) 시간만큼은 분명히 지나가게 만들 수 있다.

책은 중(장?)편 두 개(내가 훔친 여름, 60년대식)를 묶어 놓았다. 네러티브가 손에 잡힐듯이 분명했다는 느낌보다는 적당히 되는 대로 써 내려갔다는 식의 느낌을 강하게 받지만 앞뒤나 그 자연스러운 흐름을 본다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나는 김승옥의 소설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어렴풋이 정말 좋다고 느낄 뿐이다. 자주 등장하는 몇 개의 키워드는 대충 알겠으나 그것의 의미나 사용의도는 잘 모르겠다. 참 할 말도 없네.

 

쓰고 보니 별 것 다르지도 않고, 참 나. 재미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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