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용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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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의 신작이 나왔다. 예고되었던 '천사들의 제국'의 후속편은 아직이라고 하고, 이책이 먼저 나왔다.(그 후속편은 번역중이라는 후문) 그럭저럭 이 작가를 좋아하는 편이기에 신간이 나왔단 소식을듣고 상당히 읽고싶어하던 차에 중대에 2권이나 돌아다닌다는 걸 알고 후임에게 빌려서 읽었다. 한 마디로 '딱 베르베르의 소설' 이라는 말이 나왔다. 소재와 진행, 주제와 결말까지 모두 베르베르 그 자체. 베르베르를 나름 오랜동안 읽어온 나에겐 너무 익숙한 진행이었다. 박민규와는 또 다른 의미로 인류를 적정하는 작가랄까. '나무'에서 우주를 창조하(는 장난감을 만들)고 어느 작품에선가 인류를 다룬 게임을 하고(문명에서 모티프를 얻은 듯) 천사들의 제국에서는 개인의 역사를 주물러댄다. 그렇기에 14만명을 태운 우주선이 1200년을날아가 정착한 곳이 또 다른 지구였다는 무한루프는 그간 베르베르 소설의 스펙트럼을 봤을 때 너무도 베르베르스러웠다. 바로 전에 읽은 하루키의 소설에 대한 감상문을 쓰며 너무도 하루키스러운 소설이었다는 감상을 남긴 것과 같은 맥락에서 너무도 베르베르 스러웠다는 말 한마디가 역시 마찬가지로 이 소설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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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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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신간검색하다가 하루키의 신작 에세이가 나왔다는 걸 보고 급작스레 하루키의 글을 읽고 싶어져서 누나에게 이 책을 보내달라고 했다.

책은 하루키의 소설 그 자체였다. 삼십대 중후반의 유부남(혹은 이혼남이겠지)의 쿨하게 사는 삶을 적당히 묘사하고, 현재의 연인(아내)와 과거 큰 '상실'의 감정을 준 연인(시마모토)이 나오는 것, 알 수 없는 상징이 가득한 사건의 나열, 그리고 BGM. 무엇보다 엄청난 흡입력을 자랑하는 글솜씨. 하루키 그 자체였다.

많은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현실 자체를 소설을 이용해 바꾸거나 교훈을 얻고 싶다면 은희경과 요시다 슈이치를 읽어라. 하루키는 소설이다. 하루키는 정말 많이 읽어서 이 말만으로 충분한 독후감상문이 될 거라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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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어떤 것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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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세, 평범한(그러나 특별한?) 여자, 미남미녀, 해피엔딩, 쿨(coooool!!!)

이 키워드의 의미는 무엇일까.

얼마 전까지만해도 우리나라 문단에 장르 문학이 설 자리는 없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책 말고도 볼 건 많고 할 것도 많다. 상대적으로 정적이고 많은 시간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독서 따위보다 재밌는 건 더 많다. 그래서 이제는 순문학, 아니 그것을 넘어서 책이 설 자리는 없어진다.(정보따위야 네이버 지식인에 가득하거늘, 그것도 더욱 쉽고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그래서 상대적으로 재미면에서 더 비중을 두는 장르문학은 경쟁력을 갖는다.

로맨스 소설은 외국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기반을 가지고 있고(사실은 외국에서 수입,개선했다는 게 옳겠지) 그만큼 장르 공식이 확실하다.(장르문학이 설 자리는 없었지만 마이너리티의 메이저인 로맨스나 팬터지는 어느 정도의 기반은 있었다.)첫 문장 단어의 나열들은 바로 그런 장르 공식의 소재들이다. 무난하고 검증된 소재에 적당한 글솜씨만 있다면 누구든, 읽을 만한 로맨스 소설을 쓸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 책이 누군가에게 있어 생에 큰 의미를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사족.재밌게도 전에 읽은 책과 이 책 모두는 영상화되었는데 전의 작품을 읽으며 휴 그랜트와 니콜라스 홀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듯 강동원과 김정화를 떠올렸다. 역시 오리새끼가 처음 본 것(something)을 어미로 인식하듯 하나의 작품을 여러 장르로 해석한 것들 중 청므 본 것의 인상이 가장 강하게 남는다는(아니,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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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어 보이
닉 혼비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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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알게 된 '어바웃 어 보이'가 책으로도 상당히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전부터 한 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닿아 읽는다. 책은 아이같은 어른 '윌'과 어른같은 아이 '마커스'의 이야기를 한 챕터씩 번갈아가며 들려준다. 단 한 문장의 소개만으로 우리는 이 소설이 성장소설이며 윌과 마커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 혹은 영향을 주며 나은 방향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결코 이 한문장만큼 이 소설이 뻔하지는 않다. 비록 아이같고 어른같은 어른과 아이지만 '~같은'일 뿐이라는 게 상당히 잘 묘사되어 있다. 결코 아이는 어른같을 뿐 어른이 아니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영화만큼 책이 쿨하진 않지만 더 좋다. 점진적이고도 사건에 의한 마커스의 변화를 바라보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었고 문장력도 무척 좋았다. 비록 휴 그랜트와 니콜라스 홀트를 떠올릴 수 없지 않았지만.

 

사족.그러고보니 스노우캣은 이 영화를 보고 '윌'이 아주 매력적이고 근사한 한량이라는 말을 하며 상당한 부러움(혹은 지향점?)을 표했던 게 생각났다. 하지만 그건 그녀가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다는 반증이 된다. 본질 따위는 생각치 않고 겉모습에만 혹해 그런 말을 하는 스노우캣에대해 다시 한 번의 경멸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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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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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수록된 글의 일부는 재수할 적 다니던 도서관에서 읽던 신문(한겨레? 동아?)에서 처음 봤었고 그래서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기억나는 것은 꼭 두 편이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수필을 나는 나름대로 감명깊게 읽었고 그래서 그녀의 이름을 더욱 기억했는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그녀의 글이 썩 훌륭하다는 말은 못하겠다. 수려한 글이긴 하지만 정말로 잘 쓴 글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의 글은 참으로 진솔하였다. 그 순수한 진실성 때문에 나는 문재가 모자라는 이 책에 별 넷 반을 주고 싶다.

책은 영미문학을 소개하는 에세이 예순 한 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영미문학 소개에 장영희 자신의 삶의 기록이 각인되었있다. 서평과 수필의 적정한 조화가 이런 책을 낳지 않았나 싶다.

 

사족.서평관련 책은 역시 2차적으로 독서를 더 하게 되어 좋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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