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그림을 보여줘
공주형 지음 / 학고재 / 2004년 12월
"어렵고 지겨운 말거품을 걷어낸 쉽고 편안한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그림과의 새로운 인연을 맺어 주는 데 열중하고 있다."
--> 책 뒤의 작가 소개말이다.
나에게는 그의 글이 어렵고 지겹지는 않으나, 읽기 편안하지는 않았다.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오버하는 듯한 단어들, 적당히 배운 사람임을 표시하는 문장들...
(어디까지나 나의 느낌임을 밝혀둔다.)
그리고 앞뒤 맞지 않는 문장들. 예를 들면,
"...이와 같이 검은색이 우리 세상살이 배면(背面)의 색이라면 우리는 표현주의의 거장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 1863~1944)에서 시작해야 한다." - p. 265
무엇을???
작가의 학력이나 생활 수준(?)이 책 속에 온전히 녹아 있지 않다면, 스며들지 않고 통통 튀고 있다면, 그래서 독자에게 각기 다른 정도의 불쾌감을 갖게 한다면, 과연 그것이 좋은 책인지 묻고 싶다. 정말 몰라서 묻고 싶다.
(책 끝에 붙어있는 이주헌의 작가 칭찬이, 그래서 나에겐 이상하게 여겨졌다.ㅠㅠ)
이런저런 연유로, 꼼꼼히 뜯어읽으면 약이 될 만한 알찬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충 건성으로 글을 읽고 반대로 그림만 꼼꼼히 뜯어보았다. 실린 그림들은 그 크기작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관심을 끌 만했으므로.
누가 말 좀 해 줘요~~~ 이 책의 글이 정말 잘 쓴 글인가요???????
지독한 아름다움
김영숙 지음 / 아트북스 / 2003년 10월
그래서 나는 차라리, 김영숙 아줌마가 좋다.
한 마디로 말한다면, (내가 보기에) 이 책은 '5% 부족'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라든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라든지가 더 자연스럽다. 아, 물론 이 책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그림 이야기'인지라 '다소 공격적이고 억지스러운 어투도 들어 있다.' 내 생각에는, 좀더 본격적이고 본질적인 공격을 펼쳤어도 무리가 없었을 것 같다. 5% 부족에는 이런 이유도 들어 있다.
그림으로 말하자면, 일단 책 크기가 커서(B5용지 정도?) 그림도 시원시원하게 느껴진다. 누군가 이 책을 보고 갖고 싶은 책이라고 이야기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나도 마찬가지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그림을 소개하는 책들을 보고 있을라치면, 마구마구 밀려오는 나의 무지에 대한 회의와 알고자, 보고자 하는 욕망 덩어리들을 물리쳐낼 재간 없음이, 재간이 없음에도 정작 무엇 하나 시작하거나 실천하는 노력 없음이 원통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