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물物·대상對象

심리학의 영역에서 남자의 동성애가 그렇게 불평을 사는 이유 중의 하나는, 현재 남자의 성 시스템 중에서 유일하게 가능한 성적 반응으로, 남자가 다른 남자를 대상·물로 보고 관련을 맺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간주되기 때문이다. 남자는 자신의 권력과 존재를 경험할 수 있도록 그가 사용하는 대상·물에 둘러싸여 있고, 동산 추구형의 감수성을 지닌 인간의 중심핵으로 기능해야 한다. 그는 예를 들어, 다른 남자를 대상·물로 만듦으로써, 자신을 여자의 위치로 전락시켜서는 안된다. 이는 남자의 섹스 전체를 타락시키는 것이며, 부적절하다. - P176

어머니는 구출 - 어원인 라틴어로 <달려가서 도와 준다>는 뜻을 지닌 - 하는 인간이자 물체이다. 남자 유아는 구출하러 달려오는 물체를 잃어버리는 것이 두렵다. 여기서 현대의 남성지상주의적 심리학의 영역에 반향되고 있는 어머니의 동산적 의미를 본다. 즉, 어머니는 남자가 생애를 통해서 소유하는 최초의 물체, 구출하러 달려오는 움직이는 자산의 의미를 지닌다. - P178

성적 물체를 사랑하고, 욕망하고, 강박관념을 갖는 것은 남자의 문화에서는 물체 자체의 특질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간주된다. 최초의 관심사가 물체의 형태이므로, 남자는 육욕과 성교능력을 자극하는 특정의 형태를 강하게 요구한다. 성심리학의 분야에서 베커가 신뢰할 만한 반응의 형식으로 부르는 것은, 대체로 대상화objectification라고 불린다. 대상화는 달성된 사실이며,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형태 - 남자의 추측과 경험 안에서 발기를 일으키는 데 필요한 만큼의 형태 - 에 대해 남자에게 주관화가 되고, 거의 변하지 않게 고정화된 반응이다. ...... 대상화 - 필연적으로 발기를 일으키는 다른 사람의 형태에 대한 고정된 반응 - 는 진정으로 사정을 순간적이라 할지라도 냉혹한 대단원으로 갖는 가치체계이다. 그것이 마치 남자 개인의 본성일 뿐만 아니라, 자연 그 자체인 것처럼, 남자에 의해서 실천에 옮겨지는 대상화는 다음의 세 가지 내용을 포함한다. 첫째, 남자가 누구를, 무엇을 증오하는 것을 좋아하는가, 둘째, 남자가 누구를, 무엇을 소유하고, 영향을 미치고, 정복하고, 그에 대극하여 자신을 정의내리고 싶어하는가. 셋째, 남자가 어디에 그 자신의 종자를 뿌리고 싶어하는가이다. 대상화의 첫번째 표적은 여자다. 남자의 문화에서, 남자는 대상·물화의 타당한 범위에 대해, 특히 남자가 다른 남자를 대상·물화하는 것의 존속 가능성에 대해 열띤 논쟁을 한다. 그러나, 남자가 대상·물화하는 것 자체의 도덕적 의미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는다. 성적 반응이 구체화된 반응, 즉 존재 안에 성적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속성을 가지고 있는 대상·물이 환기시키는 반응이라는 것을 당연시한다. - P188

자신의 물화物化에 관한 여자의 지식은, 보통 필연적으로 표충적인 이해의 지점에서 멈춘다. 즉, 미는 보답받고, 미가 결핍되면 처벌받는다고 이해한다. 처벌은 개인적인 불운으로 이해되고, 체계적·제도적·역사적인 불운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아름다운 여자는 또한 아름다운 것이 성적으로 사용됨으로써 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남자가 처벌과 모독·파괴를 하고 싶은 호색의 욕망을 유발하지 않는 못생긴 여자에 의해서, 남자 자신과 그의 사회가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추한 여자를 추방하는 정도를(어쨌건, 남자는 못생긴 여자를 처벌하고, 모독하고, 파괴하지만) 여자는 이해하지 못한다. - P193

인간을 물物로써 강렬하고 강박관념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 인간의 소외의 원인도 아니고, 소외의 가장 마비적인 증거도 아니다 - 인간의 소외의 해결법으로 간주된다.
<사랑은...... 대상을 수단으로 하여 자기를 확대해> 간다. 뿐만 아니라, 인간을 물화하는 - 생명을 지각하고, 생명에 반응하는 능력을 감소시키는 능력 - 사실이 인간의 개별적 특성의 관건이며, 다이내믹한 요소로 간주된다. 남자들은 성적 단편, 조각조각, 이러저러한 옷을 입은 육체의 부분들에만 특징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실로 편린에만 반응하는 이 무능력이, 사랑의 미덕적 정의의 하나로 끊임없이 변형되어 간다. - P197

<페티시fetish>라는 낱말은, <마력charm> 혹은 <만들어진 물건made thing>의 의미를 지닌 포르투갈어의 feitiço에서 유래한다. ... 성적인 의미에서, 페티시의 마력은, 페니스의 발기를 일으키고, 지속시키는 힘을 지닌다. - P200

속옷으로부터 부츠, 그리고 레인코트로부터 가죽 벨트, 긴 머리 그리고 온갖 종류의 신발에 발을 집어넣는 것과 신발 그 자체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이 그리고 그 이외의 더 많은 것이 남자 페티시스트의 소재가 된다. 남자는 무엇이나 페티시화할 수 있고, 실제로 페티시화하는 것이 사실이다. 어떠한 여자도 특정의 남자의, 특정의 페티시와 합치하는 방법을 알 수 없고, 페티시의 반응의 성적 환기를 <도발하는> 것을 예측하는 것도, <도발하는> 것을 회피하는 것도 절대로 알 수 없다.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여자들이 막연히 알고 있는 것은, 남자의 공통적인 페티시가 여자의 패션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남자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나 드레스를 통해서 남자들을 매료시킨다는 것은, 한 사람 이상의 남자가 공통적으로 갖는 페티시의 요구에 따르는 것이다. - P202

중국인은 1천 년간 발에 사로잡혀 왔고, 그동안에 소녀의 발을 속박하고 불구를 만들어, 그 변형된 발이 성적 흥미의 첫번째 중심이었다. 속박된 발은 페티시였다. 여자를 속박하고 불구로 만들어, 그 불구가 된 발을 성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속박과 정복이 가치를 지니는 당시의 상황을 지배하였다. 구미의 남자가 하이힐에 매혹되는 것이, 불길하기는 전족보다 덜하지 않다.
성적 페티시는 종종 발기를 일으키는 마력적인 의미를 애매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일례로, 여자들은 신발을 여러 가지 방향으로 이해하지만, 신발이 남자에게 발기를 일으키는 마력으로 이해된 적은 거의 없다. - P204

각각의 문화적 레벨에 나타난 모든 페티시는, 발기된 페니스의 권력을 명시하고 - 특히, 성적 본성뿐만 아니라 윤리적 본성을 지닌, 남자 자신의 감수성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발기된 페니스가 지닌 권력을 명시한다. 남자는 여자에 대한 태도의 정의성을 기초로 하여 윤리능력을 판단하는 법이 결코 없으므로, 페티시의 성적인 의미는 지하에 숨어 있다. 한편, 문화적 레벨에서 페티시는 신화·종교·사상·미학으로까지 확대된다. 그것을 따라가다 보면, 필연적이고 본질적으로 남성지상주의로 간다. 그것을 통일하는 주제는 여자를 향해 표현된 증오다. - P205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여자로 만들어진다. 여자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그녀의 인간성은 파괴된다. 여자는 이러저러한 것의 상징이 되어, 대지의 어머니와 우주적 매춘부인 여자가 된다. 그러나 결코 그녀 자신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은 굳게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자의 어떠한 행동도, 여자가 일관되게 지각되어 온 방향을, 다른 물物로 지각하게끔 전복시킬 수 없다. 여자 자신의 목적이라는 이념이 궁극적으로 여자의 목적에 관한 남자의 지각 - 남자가 살아 있는 남근의 권력을 경험하도록 하는 바로 그 물物로서의 - 을 대신할 수는 없다. 포르노그래피에서, 남자의 목적의 이념은 십분 실현된다. ...... 포르노 소설과 포르노 영화에서, 여자는 그러한 물物이 되도록 교육을 받는다. 즉, 여자는 강간당하고, 매를 맞고, 속박되고, 사용되어 마지막에는 여자가 자기 자신의 참된 본성과 목적을 인식하고, 그에 따르게 - 행복한 마음으로, 탐욕적으로, 더해 줄 것을 바라며 따르게 - 될 때까지 가르친다. 여자는 자신이 사용되기 위한 물物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할 때까지 사용된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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