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면무도회로 내가 무엇을 이해하는가? 그것은 특히 프로이트가 '여성성'이라고 부른 것이다. 예를 들어 그것은 한 여성이, 게다가 '정상' 여성으로 되어가야만 한다는 믿음임에 반해, 남자는 처음부터 남자가 된다는 믿음이다. 남성은 자신의 남성이라는 존재를 성취할 뿐이지만, 여성은 정상 여성으로 변해야 한다. 다시 말해, 여성성이라는 가면무도회에 들어설 뿐이다. 여성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궁극적으로 그것은 여성이 자기 것이 아닌 가치 체계들 속으로 들어서는 것이고, 이 체계에서 여성은 다른 사람들·남자들의 필요-욕망-환상으로 가려진 채로만 '모습을 드러낼 수 있고' 통행할 수 있다." (178)



" '생식 능력' 훨씬 이전에 소녀가 소년과는 성적으로 다른 신체를 지닌다는 사실을 상기해야만 한다. '생식 능력'은 분명 정상적이고 규범적 성욕의 한 유형일 뿐이다. 내가 두 성의 차이에 관한 문제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면, 이것이 '생식 능력'에 대한 언급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생식 능력 이전에 성적 차이가 없다는 주장, 이것은 '여성'을 가장 낡고, 가장 힘센 '유형' 속에 가두는 것이다. " (187)



"지배자 자리에 있는 자는 쉽게 그 자리를 포기하지 않고, 심지어 다른 사람, 즉 이미 '거기에서' 제외된' 자를 상상하지도 않는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남성'은 담화의 주도권을 공유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 그는 여성과 관계 있는 영역에서 이 다른 존재에게 개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거나, '행동'의 권리를 부여하기보다는 말하고 쓰고, '여성'으로부터 쾌락을 누리려고 애쓰는 쪽을 더 좋아한다. 여성에게 가장 단호한 금기 사항은 당연히 어떠한 여성적 쾌락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이 쾌락은 담화의 한 '영역', 남자들이 만들어 낸 '영역'으로 남아 있어야만 한다. 사실 이 쾌락은 남성적 담화에게 있어서는 가장 치명적인 위협을 의미한다. 가장 돌이킬 수 없는 '외재성'·'치외법권'일 수도 있을 것이다. " (205)



"내 욕망은 여성에 대한 이론을 구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차를 인정하면서 여성에게 여성의 자리를 내주는 것이다. 이 성차- 남성/여성 -는 늘 주체(남성)의 재현 체제들, 자동적 재현 체제들 '내부에서' 작동해 왔다. 게다가 이 체제들은 실제적인 성적 무관심을 메우기 위해 분절되는 것처럼 보이는 다른 여러 차이들을 만들어 냈다. 하나의 성기, 그것이 없음, 그것의 위축, 그것의 부정, 이런 것들이 두 성 모두에게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여성은 남성의 이면, 게다가 반대로서만 늘 규정되어 왔다. 그러므로 이 결핍 속에 정지하는 것, 이 부정을 폭로하면서 그 속에 정지하는 것, 여성으로부터 '성적 차이'의 기준을 만들면서 동일함의 체계를 전복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차이를 실행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와 문체·해석·증명의 다른 어떤 양식이 남성인 당신과 관계를 맺으면서 여성인 나의 양식이 될 수 있는가? 이러한 차이가 다시금 서열화의 과정으로 되돌아가지 않는 일이 가능한가? 타자를 동일성에 복종시키는 과정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수 있는가?" (207~208)



"내 입장을 말한다면, 나는 여성 해방 운동의 유일한 '집단'에 갇혀 있기를 거부한다. 특히 이 집단이 권력 행사라는 함정에 사로잡힌다면, 이 집단이 여성의 '진실'을 결정하고, '여성의 상태'에 대해 규칙을 정하며, 이 집단의 것과는 다른 그 당장의 목적을 가지게 될 여자들을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에 그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당하는 착취를 드러내는 일, 그리고 여성 각자가 처해 있는 곳에서, 즉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따라 직업과 사회적 계급, 성적 경험, 다시 말해, 그녀가 당장 가장 견디기 힘든 억압의 형태에 따라서 각자에게 알맞은 투쟁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216~217)



책 무지 어렵지만 [질문들] 부분은 좋은 구절이 많았다. 이 장 밑줄 많이 그었는데 이 정도 가져다 두고. 뤼스 이리가레가 스스로 질문하는 책이라고 말했듯이 정말 질문을 많이 던진다. 생활에서 고민하는 부분이 겹치는 구절에 격하게 공감하면서. 그의 질문들에 존경을 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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