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동생 집에 한권 두권 사모은 종이책들 중에서 꼭 빨리 보고 싶은 책을 골라서 항공편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구매함을 열어놓고 서너 권의 책을 고르는 일은 어려웠으나 즐거운 고민이기도 했다. 아무튼 남은 책들은 선편으로 받거나 아님 혹시나 여름에 한국에 가게 된다면(가능?) 가서 읽을 생각. 아쉽긴 하다. 다 내 손에 있었으면 좋겠다. 집에 못 읽은 종이책이 쌓여있다. 항상 생각하자. 


보관함에 있는 책들 중 최근 담은 것들, 보고 싶은 책들을 골라본다. 언젠가는... 사게 될 책??^^;; 

세상에는 알아야 할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다. 
















레이첼 시먼스, <소녀는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소녀도 아니고 어른도 아니라는 어정쩡한 생각이 들지만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P. 28 이 책이 당신에게 주려는 것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언어다. 여자아이들이 직면하는 어려움 중 아주 많은 부분이 뚜렷하게 체험되고는 있으면서도 언어로는 표현되지 않고 있다. 자기가 겪는 일을 표현할 언어가 없다면, 그들은 자기가 혼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더 나쁜 경우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 경험의 정체를, 의미를 알면 변한다. ‘강박적 고민’을 예로 들어보자. 내가 그것이 무엇인지, 왜 일어나는지를 설명할 때, 이야기를 듣는 여학생들 얼굴에 안도감이 드러난다. 지나치다 싶을 만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빠지는 자기가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 행동에 이름이 있고, 그것을 다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갑자기 변화가 가능해진다.
둘째, 이 책은 당신이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전략을 제안한다. 나는 무엇보다도 교육자다. 나는 연구 결과를 교육과정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실제 삶의 기술을 키우도록, 행동하고 생각하는 방식이 바뀌도록 돕는 일에 열정을 쏟는다. 내 워크숍에 참가한다고 상상하면서 이 책의 각 장을 펼쳐보기 바란다.
_ 들어가며-너 그대로는 안 돼


















제인 갤럽, <페미니즘과 정신분석> 


어려워 보이지만 읽어보고 싶은 책? 

책소개에서 일부를 가져왔다. 프로이트와 라캉은 잘 모르지만... 


"제인 갤럽의 『페미니즘과 정신분석: 딸의 유혹』은 제목이 시사하듯이 영국의 페미니스트 줄리엣 미첼의 『정신분석과 페미니즘』(1974)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미첼의 『정신분석과 페미니즘』은 프로이트를 여성의 가장 큰 적으로 생각하는 영어권, 특히 미국 페미니즘의 무지와 오해와 왜곡을 가혹하게 비판한다. 미첼은 프로이트를 제대로 읽고 페미니즘에 정신분석을 부가함으로써 결점을 보완한, 더 강하고 더 풍성하고 더 지혜롭고 더 나은 페미니즘을 만들고자 했다. 갤럽은 미첼의 이러한 시도에 대한 비판적 독해로 『페미니즘과 정신분석』을 시작한다. 즉, 1장 「‘정신분석과 페미니즘’」은 미첼 텍스트의 문제점을 파고드는 갤럽의 ‘자세히 읽기’이다.

미첼은 이 대화 상대들[페미니스트들]을 비판할 때 가장 강력하게 명석하고, 그 대화의 경계를 벗어나는 프로이트에 대한 견해를 종합할 때 가장 약하다. 미첼은 특정한 영어권 페미니즘의 경계 안에 정신분석을 도입하는 과업에 착수하면서 경계선 자체를 의문시하기보다는 그 경계 안에 맞지 않는 것을 잘라 낸다. (…)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가부장제의 전복에 정신분석을 이용하자고 제안하면서 미첼은 자신이 비판한 저자들의 입장을 이어받는다. 만일 페미니즘에 정신분석을 주입한 뒤에도 페미니즘이 변함없이 그대로라면 그 주입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1장 「‘정신분석과 페미니즘’」 중에서

그래서 『몸 페미니즘을 향해』의 저자 엘리자베스 그로스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로 비유되는 정신분석과 페미니즘의 관계에서, 프로이트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미첼을 충실한 딸로, 그러한 옹호의 한계를 발견하고 극복하려 하는 갤럽을 반항하는 딸로 나누기도 한다."


이어지는 책소개에 나오는 뤼스 이리가레의 이름은 얼마전부터 들어서 궁금했기에, 개론서를 한번 읽어볼까 싶어 담아두었던 전자책을 어제 구입했다. 






























샌드라 립시츠 벰, <나를 지키는 결혼 생활> 


제목이 무지 당기는데.ㅎㅎ 전자책 한권씩 살 때마다 후보에서 번번이 밀려난다. 어제도 그랬다. 책소개를 다시 읽고 미리보기도 다시 하고 그래도 망설이다 다음 기회로. 나도 나를 지키고 싶은데. 


















이길보라 외, <기억의 전쟁> 


















버지니아 헤이슨, 테리 오어, <포유류의 번식 - 암컷 관점> 


인용구만 읽어도 아주 흥미롭다. 


P. 23 수컷편향된 용어론의 무엇보다 현저한 측면 중 하나로, 성별이 애매한 특징에는 수컷의 이름이 주어졌을 것이다. 다음은 몇몇 예다. 배아의 생식결절genital tubercle은 암컷과 수컷의 생식기 구조를 발생시키지만(제4장), 흔히 원시음경primordial phallus으로 일컫는다. 동등하게 원시음핵primordial clitoris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비슷하게 전립샘prostate glands도 양성 모두에 있지만 암컷에 있는 것은 여성전립샘female prostate이라고 부른다. 그런가 하면 일부 암컷, 예컨대 점박이하이에나의 커진 음핵은 암컷음경female phallus이라고 부른다. 그 음핵은 커졌다enlarged거나 두드러진다prominent고 묘사되는 게 아니라, 남성화되었다(masculinized or virilized)고 묘사된다. 


P. 381 사람들은 다른 포유류를 단독생활 동물 아니면 사회생활 동물로 일컫곤 한다. 곰은 단독생활을 하고 사자는 사회생활을 한다. 개는 사회생활을 하고 고양이는 단독생활을 한다. 이런 용어는 무엇을 의미할까? 사회적 행동은 일반적으로 같은 종의 구성원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으로 이해된다. 임신한 암컷은 사회생활 동물일까? 대부분의 포유류학자가 아니라고 말할 테지만, 이런 암컷은 확실하게 포궁내 자식과 정보를 교환한다. 암컷 관점을 취하면, 우리가 내리는 사회적의 정의에 의문이 든다. 번식하는 암컷은 좀처럼 혼자 지내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암컷 흑곰(아메리카흑곰종)은 대략 2년 간격으로 새끼를 가지면서 그 구간의 대부분 동안 자신의 새끼들과 같이 지낸다. 그렇다면 왜 흑곰은 단독생활 동물로 여겨질까? 이는 수컷편향의 또다른 일례일까? 수컷 곰은 암컷을 찾아 넓은 영역을 어슬렁거리는 동안 일반적으로 혼자다. 그렇지만 암컷은 일반적으로 홀로 지내기는커녕 새끼들과 어울려 다니다가 적당한 때에 짝을 찾는 광고를 낸다. 이 경우, 단독생활(일명 비사회적)이라는 범주는 수컷을 정확히 묘사하지만 암컷은 정확히 묘사하지 않는다.


















여성환경연대,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2월에 전자책을 살 때 늘 후보에 올랐던 책. 아마도 3월에는 사게 되지 않을까? 


목차 


책머리에

지금 여기에서 행복한 삶으로서의 행복혁명 ...(4)

1장 생명
1 에코페미니즘과 생명돌봄의 의미: 세월호 사건을 중심으로 _ 강남순 ...(14)
2 소비에서 자급으로 좌표 이동: 도시 에코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 _ 김현미 ...(29)
3 몸산업 전쟁터가 된 여성의 몸에 치유와 평화를! : 에코페미니스트 몸의 정치학 _ 이윤숙 ...(43)
4 좋은 삶을 위한 돌봄과 노동: 사회적 살림을 위한 몇 가지 제안 _ 이안소 ...(60)

2장 연대
5 스물네 계절의 제주를 살다 : 비혼 여성 1인가구의 제주귀농표류기 _ 라봉 ...(76)
6 양과 ‘할매들’과 나 _ 나 ...(92)
7 씨앗 페미니즘 : 밥상에 대한 새롭고도 오래된 이야기 _ 김신효정 ...(108)
8 타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 에코페미니즘 _ 장우주 ...(122)

3장 모성
9 모성의 힘으로 세상을 다시 짜기 위하여 _ 이경아 ...(138)
10 마을에서 산다는 것 : 마을공동체운동의 현재와 미래 _ 장이정수 ...(154)
11 안전한 먹거리에서 탈핵 사회로 : 탈핵운동의 새로운 동력, 모성 _ 김혜정 ...(165)

4장 살림
12 행복을 교환하는 시장 : 농부와 요리사, 수공예가들의 마르쉐@ _ 이보은 ...(180)
13 삶을 지속하게 하는 예술, 남도 살림문화 _ 김정희 ...(193)
14 사회적경제에 희망을 거는 이유 _ 김연순 ...(204)

닫는 글 15
에코페미니즘을 삶의 철학으로! _ 이상화 ...(215)


















에이미 조 고다드, <섹스하는 삶> 


책소개 너무 길어 긁어오기 포기했다. 역시 매번 구매 후보에 올랐다가 탈락하는 책. 읽어봐야 뭐하겠노 싶은 마음도 반. 갈팡질팡. 3월 후보에 다시 올려본다. 

















제임스 볼드윈, <빌 스트리트가 말할 수 있다면> 


어느 책에선지 보고 체크해 둔 책. 리베카 솔닛의 책에도 나오네. 리베카 솔닛 책 중고로 찾아서 보관함에 잔뜩 담아두었는데 자제자제자제........ 

















바네사 스프링고라, <동의> 

밀레나 포포바, <성적 동의> 


동의,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하면서 보관함에 담아둔 책들이 생각났다. 언제 살 지는 모름. 

















임유경, <조선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제목만으로 확 끌리는 책. 




















김이경 글, 윤석남 그림,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가슴이 뜨뜻해지는 문구들과 더없이 좋은 그림들. 아 꼭 사고 싶네. 















룩 상트, <워커 에반스> 

사진집이다. 문고판이라 크기가 작을 것 같기는 하지만. 사진집 잘 안 보는데 이건 보고 싶네. 옆지기에게 선물해도 좋을 듯하고. 




*** 


이 정도만 추려본다. 


오늘은 3월 1일이니 이번달 읽을 책들도 한번 추려보도록 하자. 매번 땡기는 대로 읽었더니 좀 두서없기도 하다. 미리 한달 책을 골라놓으면 어떻게든 한달 안에 읽도록 노력하게 되지 않을까. 머릿속은 계속 복잡할 예정이라 얼마나 읽을 수 있을런지. 많이 쌓지만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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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1-03-01 2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많은걸요. 다 사고싶지만 딱 한 권만 사야 하니까 골라봐야지. 곰곰.

난티나무 2021-03-01 20:42   좋아요 0 | URL
다 사고 싶지만,에 똥그라미, 별표! 동감! ㅠㅠ
이 책들 다 놔두고 방금 다른 책 두 권 또 샀어요. 어쩔.ㅎㅎㅎㅎㅎㅎ

수이 2021-03-01 20:4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한국에 계셨으면 어마어마하게 사셨을 거 같아요.

2021-03-01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1 2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1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1-03-01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고른 한 권의 책은 에헴.... <포유류의 번식 - 암컷 관점> 입니다. 궁금합니다^^

난티나무 2021-03-01 21:33   좋아요 0 | URL
저도요. 완전 궁금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