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빌린 책을 읽는다.  

아니 내가 왜 클릭했지, 하는 마음과, 그래 어디 함 볼까, 하는 마음이 비겨버리면서 절반을 넘어섰다. 

2003년 나온 책이고 품절 상태이고 아마도 다시 나오지 않을 책인 것 같아서 평점을 매기거나 상품 이미지를 넣는 것이 꺼려진다. 


서문을 읽으면서 생긴 약간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다. 남자의 유년 시절을 돌아보면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어디에 있는가? 대학교수이고 정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가족이라는 사회를 이렇게밖에 보지 못한단 말인가? 정치를 공부하고 연구하고 말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생각들과 함께,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 남자들이 전혀 하지 않으려고 하는, 남자의 입장에서 가족 돌아보기를 시도했다는 점을 높이 사야만 하나? 의문이 생긴다. 기본적으로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이성과 감성, 사회와 가정, 남자와 여자, 이런 이분법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주 가부장적인 사람으로 보이는데, 내가 잘못 본 것일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절반 이상 읽었으나 그의 형제자매 중 여자들은 대놓고 배제되었다. 어머니의 입장은 고려되지 않았다. 아들로서 남자로서 자신이 생각하는 어머니의 '이미지'만 있을 뿐이다. 


정보 없이 읽던 터라 알라딘에서 검색해 보았다. 아마 당시에 비판하는 리뷰들이 있었는지 직접 알라딘에 보내왔다는 글이 있는데, 거기 인용한 보부아르 부분을 보면 '싸르트르의 연인이었던 보부아르가' 어쩌고 하는 말이 있다. ㅠㅠ 


책을 읽으면서 밑줄 긋는 부분들은 글을 쓸 때 직접 입력하는 편인데 이 책은 그런 노력도 아까워서 캡쳐한 사진을 올려보려 한다. 걸리적거리는 부분이 너무 많아 일일이 올릴 수가 없다. 하... 마저 읽을까 말까. 다 읽고 더 욕할까? 끝부분에 가면 성찰의 결과가 나올까? 


... 

마저 읽었으나... 역시. 뭔가 잘못되었다는 점을 안다면, 문제를 알아차렸다면, 그땐 그랬지, 우리 집은 그랬고 사회는 그랬지, 에서 끝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적어도 왜 그랬는지 고민을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캡쳐한 사진 올리려고 약간 편집하면서도 이걸 이렇게 다 올릴 일인가 싶다. 이왕 한 거 절반만 추려서 올려본다. 추리기도 어렵다. 아 찌질해... 캡쳐한 나도 찌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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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14 03: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정도면 저는 그냥 던집니다. ㅎㅎ

난티나무 2021-02-14 04:24   좋아요 2 | URL
책이면 진짜 던졌을 거예요.ㅠㅠ

단발머리 2021-02-15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위에 캡쳐해 주신거 다 읽었어요. 너무 신기하고 놀라워서 다음 이야기는 뭘까 오히려 궁금해져서요.
저자 이름을 알고 싶네요. 아하.... 신기한 세상.....

난티나무 2021-02-15 17:49   좋아요 0 | URL
이 책 쓰려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다는데 거기엔 페미니즘 책도 있다고... ㅎㅎㅎ 뭘 어찌 읽었는지 참고는 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처음 읽을 때보다 캡쳐 보면서 더 열받아서 혼자 열폭했네요.ㅎㅎㅎ

2021-02-15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15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