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조,라는 이름만은 알고 있었다.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적은 없지만 가수라는 것도. 그의 노래보다 더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책방 무사,였다. 4~5년 전인가 한국에 갔을 때 친구랑 서울 2박3일 한 적이 있다. 친구가 가보고 싶어했던 책방 무사는 힘겹게 올라간 노력이 무색하게 꽝꽝 닫혀있었고, 밖에 서서 잠시 책방을 구경하다 와본 것만으로 되었다 하고 돌아섰었지.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친구와 톡 하다가 책방 무사 이야기를 하니 이제 거기 없다고, 제주도로 옮겨갔다고. 나는 지도 위에 제주 책방무사를 표시했고, 들어가보지 못한 책방이지만 그렇게 책방 무사는 나와 친구의 추억 한켠에 자리잡았다. 


팟캐스트 이야기는 어느 책에서 봤는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지금 기억나지 않는다. 책을 소재로 이야기한다기에, 이름도 '책, 이게 뭐라고'라기에, 찾아 들어보았다.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는지라(아마 어디선가 들었어도 요조인 줄 몰랐을 걸, 심지어 그땐 얼굴도 몰랐다) 그의 목소리는 처음 들었는데, 아, 참 듣기 편한 목소리와 발음이다, 생각했다. 이런 발음과 호흡으로 무언가를 읽어주는 그 목소리. 함께 하는 작가 장강명은 티비 프로그램에서 봤으니 어느 정도 익숙했다고 해야 할까. 그것을 시작으로, 오후에 짬짬이 몸으로 뭔가를 해야 할 시간이면 지난 방송을 하나씩 들었다. 

며칠 전 그 목록을 뒤적이다가 [아무튼, 떡볶이]가 있길래 눌러보았다. 제목만 보고 흔히 그러듯, 떡볶이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라네? 떡볶이 이야기이긴 하나 그렇지도 않다는 말에 전자도서관에서 늘 스쳐지나가던 그 책 [아무튼, 떡볶이]를 빌려 읽었다. 사서 꽂아두고 읽지는 않아, 오늘은 한번? 하고 가끔 펼쳐보는 [오늘도, 무사] 속 짧은 글들이 그닥이라고 느꼈었는데, 이 책에는 뭔가 오묘한 매력을 풍기는 문장들이 쏙쏙 들어차있다는 느낌? 재밌네? 약간은 소심하고 어쩌면 방어적일 수도 있는 성격이 보였다. (아니면.. 아닌 거) '아무튼', 나쁘지 않았어. 읽다가 눈물이 핑 돌아 조금 울기도 했다. 네, 그러므로 사둔 [오늘도, 무사]를 꼼꼼하게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장강명. 음, 읽은 건 [한국이 싫어서] 뿐이고, 그 소설에 대한 내 감상을 짧게 표현한다면 '왠지 싫어서'일 뿐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이게 뭐라고]는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아 그리고 [책 한번 써봅시다]도요. 대여예정목록에 올렸다지요. 구매 못해 죄송. 


뜬금없이, 떡볶이는 저도 참 좋아합니다만. 표지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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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2-31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장강명 [한국이 싫어서] 읽고서는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읽진 않아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태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ㅎㅎ

저도 떡볶이 좋아해서 여전히 궁극의 떡볶이를 찾고 있습니다... ㅠㅠ


난티나무님, 올해 난티나무님의 글을 알라딘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내년에도 지금보다 더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읽고 쓰는 일에 지치지 않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난티나무 2020-12-31 14:34   좋아요 0 | URL
괜찮은 평가 받는 소설도 있더라고요, 장강명. ㅎㅎㅎ 기회가 되면 읽어보려고는 해요. 소설 말고 에세이는 어떤가 궁금하기도 하고요.
저는 한국 있을 땐 떡볶이 안 찾고 살았는데 여기 살면서 떡볶이가 좋아졌어요. 왤까요? ㅎㅎ 그래서 집에선 대체재료로 해먹고 한국 가면 사먹지요. 떡볶이가 겹쳐 다락방님 더욱 반갑.
응원 감사합니다. 다락방님도 복 많이 받으세요!!!!

수이 2020-12-3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조는 확연히 한국 출판계에서 ‘작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구나 내년에 바로 새로운 책이 나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느꼈지요. 요조의 다른 글들은 어떨지 궁금해요. 장강명은 창작물 한 번도 접해본 적 없어 궁금해서 읽어보려고 해요. 읽었더니 좋으면 어쩌지 🙄 난티나무님과 다락방님 댓글 보며 홀로 쩜쩜쩜....... 언니 만나서 좋았어요. 한국 오시면 혹 제가 프랑스 가게 되면 어디에서든 꼭 만나요. 훅 손 내밀었는데 거침없이 잡아주신 것도 정말 감사합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난티나무 2020-12-31 14:42   좋아요 0 | URL
좋으면 좋은 거죠? ㅎㅎ 알바생 자르기? 표백? 맞는지 모르겠는데 괜찮다고 들은 거 같아요. 저는 첫 책을 잘못 고른 거 같기도 해요. 외국 있으니 그런 제목이 끌려서...ㅋㅋㅋ
코로나 언제 끝? 한국 가고 싶어요.ㅠㅠ 손 고마워요, 덕분에... 나도 쩜쩜쩜......
복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