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비테의 자녀교육법 - 올바른 교육이념과 철학을 제시한 가정교육의 바이블
칼 비테 지음, 김락준 옮김 / 베이직북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첫만남

 

내가 임신을 하고 처음 접한 육아서는 '우리아이 내면의 힘을 키우는 몰입독서'라는 푸름이 아빠의 책이였다.

엄마가 되면 무조건 '독서교육'을 시켜야겠다는 막연한 나의 바램 때문이였다.

처음 선택한 책치고는 약간 속도위반이랄까?

하지만 그 이후로 푸름이 아빠의 다른 책도 읽으며, 책을 통해 생각을 공유하고, 약간 막연했던 나의 육아관을 서서히 세우고 있다.

칼 비테의 자녀교육법은 푸름이 교육의 기본이 되는...롤모델 같은 교육법이다.

푸름이 책에서 칼 비테를 알게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푸름이나 칼 비테의 교육법은 '조기교육' '영재교육'을 주장하기 때문에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에겐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조기,영재교육'은 우리 사회에 수많은 부작용을 안고 있는 그것들과는 내용이 많이 다르다. 오히려 우리가 본받고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 이건 본론에서 얘기하기로 하자.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은 시기는 지난 5월이였다.

첫인상은 좀 별로였다. 뭐랄까? 책을 읽으며 너무나 확신에 찬 칼 비테 (영재 칼 비테 주니어의 아버지)의 말투,  시대 차이에서 오는 지금과는 조금 차이를 보이는 보수적인 생각들에서 거부감이 자꾸 생겼다.

그래서 겨우 마지막 책장을 덮고는 별로 얻은 게 없는 기분이였다.

하지만 이후 육아서를 두서없게 읽으면서... 좀 체계적인 육아법이 나와있는 책을 읽고 싶단 생각이 간절했다.

문득 이 책이 떠올랐다.

빼곡한 글자만큼 자세하게 설명됐던 육아방법들, 가치관들.. 

거부감이 드는 내용은 과감하게 넘어가는 대신에 활용할만한 내용들을 건지자는 생각!

 

두번째 다시 읽는 순간. 내가 나의 부정적인 생각을 너무 키워서 이 책을 무시했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대로 다시 한 번 읽어봤다.

 

 내용  

 

이 책은 챕터가 무려 19개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내용을 서평에 담아볼까 했지만..너무 많은 분량 관계로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기로 했다.

 

칼 비테에 대해 먼저 설명하자면,

19세기 독일의 유명한 천재 Jr. 칼 비테는 세살 때 글을 깨우치고 여섯 살때부터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해 여덟아홉 살 무렵에는 독일어, 영어, 이탈리어 등을 자유롭게 구사했다. 또한 열여섯살 때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해 베를린 대학 법학과 교수가 되었고, 스물세 살 때 [단테의 오해]를 집필해 단테 연구에 관한 권위자가 된 뒤로 줄곧 독일의 저명한 대학에서 교편을 잡다가 1883년에 세상을 떠났다.

 

이런 Jr 칼비테를 키운 아버지 목사 칼 비테. 그는 가난한 목사였지만, 가정교육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방법으로 아이를 천재로 만들었다.

그는 어떤 교육이념을 가지고 있었고, 어떤 방법으로 아이를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낼 수 있었을까?

 

1. 교육이념  

 

칼 비테의 교육이념은...단순히 천재나 영재를 키워야겠단 목표가 아니였다.

그는 아이를 완벽에 가까워지게 하기 위해서 애썼다고 한다.

사실 이 말은

"나의 교육이념은 칼을 심신이 고르게 발전한 사람으로 키우는 것으로, 지덕체의 발전을 중시했다."

 

이 구절만 보더라도 우리가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현대 우리 사회의 조기, 영재교육과는 좀 다르게 느껴진다.  조기교육이라고 하면 책상 앞에만 앉아있는 창살없는 감옥에 갇힌 아이를 떠올리는 부정적인 시선..

 

하지만 칼 비테는 ...

 

자연을 벗삼아 놀고 배우게 하였고, 책상 앞에서 하는 공부가 아닌 즐겁게 놀이처럼 하는 공부 방법을 택했고,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원칙으로 책만 읽는 것 뿐 아니라 직접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애썼다.

 

 부모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교육을 칼 비테는 비판했고, 안타까워했다.

공부든 예의든 아이에게 가르칠 때 강요보다는 존중하는 방법을 선택했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다치지 않을까를 생각했다.

 

나는 이 점이 참 맘에 들었다.

책을 읽다보면 칼 비테는 요즘 아빠들처럼 스스럼없이 편안하기만한 아빠는 아니다.

친구같기도 하지만 엄한 아버지이다. 하지만 '엄하다'는 말이 아이를 무시하거나, 아이 위에서 군림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아니였다.

가능한 한 잘못도, 잘한 일도 스스로 깨닫게 하고, 아이가 선택할 수 있게

여유를 가지고 아이를 바라보는 아버지였다.

 

우리는 아이를 대할 때,

어리니까...아직은 모를 테니까... 라는 핑계로

무심코 아이를 무시하고, 아이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무조건 엄마, 아빠가 하라는 대로 해! 라고 말하고 있진 않았는지...

 

많은 육아서를 접하다보면, 아이를 잘 키운 부모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존중"이다.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일인 이상...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아이의 기분 입장에서 생각하고,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주라는 공통적인 조언이 있었다.

때론 이런 받아들임이...버릇을 나쁘게 들이는 건 아닌지 고민스러울 때도 있지만...

부모로써 아이를 향한 존중은 기본적인 마음가짐이지 싶다.

 

   2. 교육방법  

 

칼 비테는 태교의 중요성을 말하고, 이 당시만 해도 매우 파격적인...아이는 환경이 다를 뿐 누구나 똑같이 태어난다는 생각을 하고, 아기가 태어나는 날부터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기가 태어나는 날부터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은...너무 극성 아니야? 아기가 불쌍하다. 라는 생각을 갖게 하지만, 요즘 우리도 임신 때부터 교육을 시작하니 뭐 그리 빠른 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칼 비테는 두뇌 계발을 위해 조기교육을 주장한다. 요즘은 뇌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아이가 어릴 수록 많은 것을 받아들이므로 조기교육을 해야한다고 한다. 칼 비테는 이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으니 파격적이며 대단한 것 같다. 목사라고만 소개되어 있는데 도대체 자녀교육에 대한 이론들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참 궁금할 따름이다.

 

칼 비테는 조금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갓난아기때부터 교육을 시작한다. 요즘은 생후 4~6개월 정도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는데 칼 비테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다가가 더 어릴 때부터 음식을 먹이고, 엄마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수면교육을 실시했다고 한다. [수면교육은 아기가 정해진 시간에 자는 습관을 유도하기 위해서 자기 전 의식(동화책 읽기, 자장가 불러주기 등)을 치른 후, 아기를 혼자 잠들 수 있게 두는 교육이다. 하지만 엄마들 사이에서는 습관을 들이기 전까지는 아기가 울어도 달래지 않고 자게 해야 한다는 점이 너무 냉혹하단 평이 있다. ] 이런 점들은 시대 차이도 있을 것 같고, 수면교육은 요즘도 의견이 분분한 사항이라...

이런 내용들은 넘기기로 하였다. 처음 읽을 때는 이런 점들이 너무 부정적으로 느껴져서 이 책을 읽는 게 더뎠던 거 같다.

 

칼 비테는 게임을 활용하거나, 흥미를 불러일으켜서 자발적으로 참여를 유도하고,

주입식 교육을 하지 않고, 놀면서 아이의 능력을 키우는 교육 방법에 대해 말한다.

나 또한... 교육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아이가 하는 모든 것들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주의라서...

이런 점은 크게 공감했고, 지금에도 활용한만한 사례들이 많아서 유용했다.

 

칼 비테는 두뇌계발 뿐만 아니라 심성을 곧게 키우고자 하는 노력도 많이 했다.

아이를 단지 바르고 착하게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냉혹한 세상에서 아이가 혼자 독립할 수 있게끔

분별력과 지혜, 좋은 습관, 인간관계, 집중력, 경제적인 면 등 다양한 부분을 신경쓰고 가르쳤다.

거기다 음악과 문학을 가르쳐서 좀 더 감성적으로 풍부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했다.

 

단지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한 교육이 아닌... 한 인간으로써 아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한 칼 비테를 보며...

나는 그가 '아들이 완벽에 가까워져 행복한 인생을 살길 바랬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었다.

 

나 또한 그런 부모이기에...

나는 아직은 작은 이 아이가 어떻게 하면

세상에서 좀 더 조화롭게 사람들과 웃으며 살아갈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인생을 즐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자신과 가족과 사랑해야 하는 모든 것들을 충분히 사랑하며 살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기도하는 부모이기에...

 

 

마치며...

 

나는 직장맘이다. 그래서 영재 교육방법을 담은 육아서를 읽다보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내가 지금 직장을 다니는 게 잘한 선택인지 고민이 돼 마음이 심란해 진다.

하지만 이 책을 두번째로 읽고 난 지금은...그런 마음이 조금 가셨다.

물론 집에 있는 엄마보다야 신경을 덜 쓰겠지만, 바르고 확고한 교육 이념이 있고, 그걸 실천한다면..

직장맘이여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천이 쉽진 않겠지만...완벽하게 가르치고 싶지만... 완벽은 어차피 신에게나 있는 거니까...

처음에는 활용할만한 교육 방법을 염두에 두고 펼쳐든 책이였는데...

어느새 나의 교육이념을 다시 생각하고,

아이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존중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역시 책은 최소 두 번은 읽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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