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친구에게 선물로 이 책을 받았다.
아무 날도 아닌데, 그저 내가 좋게 읽었던 작품이라며 책을 선물하는 것... 그리고 상대가 그 책을 읽고 나와 공감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책선물은 이렇게 나를 유쾌하게 만든다. 언제부터인가 책을 주고 받게 되었는데, 이 책은 좀 의외였다.
멜로는 통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친구이기에, 어떤 내용일까? 사랑이야기지만.. 숫자와 연관돼 있어서 독특함에 반해서 건네준 걸까?
궁금함에.. 그날 저녁 바로 그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을 다 덮고... 아... 따뜻하구나! 했다.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 이 책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다.
박사도, 파출부도, 루트도... 요즘 보기 드문 따뜻한 사람들이다. 따뜻한 사람들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주고, 정성스럽게 사랑하는 이야기.
요즘은 둘러보면 가볍고,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영화, 드라마, 소설 등등... 실은 나도 “머리도 식힐겸“이란 말로 합리화를 시키며 가벼움을 찾는다.
암튼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포근함이였다.  책을 덮고 나니 온기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웠다.

미혼모 파출부가 80분만 기억하는 박사를 이해하고, 그를 걱정하는 모습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박사가 루트(파출부의 아이)를 위해 몸을 날리고, 루트를 위한 시간을 어김없이 내주는 모습.
루트가 엄마나 박사를 이해하고, 어린아이답지 않은 세심한 마음 씀씀이를 보여주는 모습.
박사가 숫자를 사랑하는 모습 (독특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숫자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시선이 좋았다) 등등
나이나 장애를 뛰어넘는 우정이 참 아름다웠다. 박사가 기억하진 못해도, 가슴으로는 늘 그 우정을 느끼고 있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흐뭇해진다.

이 책은 따뜻한 온기로 가득 차 있다.. 세상이 미울 때, 아플 때, 슬플 때... 그런 때 읽으면 위로가 되지 않을까?
서평을 어떤 식으로 쓸까 생각하면서... 길게는 쓰지 말아야지 했다. 이러쿵 저러쿵 하지 말고 그 온기만 담자. 주인공들의 서로를 향한 그 정성스러움만 닮자.

따뜻한 온기를 선물해준 친구에게 고맙다. 내 머릿 속에 좋았던 책들을 끄집어내 책선물을 해야겠다. 어떤 책이 좋을까? 나도 좀 멋있는 책을 선물해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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