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 중국문학 다림세계문학 1
차오원쉬엔 지음, 첸 지앙 홍 그림, 양태은 옮김 / 다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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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아동  코너에 가면 눈이 핑핑 돈다. 현란한 오색빛깔의 책은 말할 것도 없고 입체카드와 같은 책도 있고 헝겊 책도 있다. 그런 알록달록한 책은 분명 아이들의 손을 끌도록 되어있으며 그런 책들 중에는 어른인 내가 봐도 좋은 책이 있는가 반면 정말 디자인에만 충실함이 돋보이는 책도 있다. 어린이 도서는 상상을 초월할만큼 하루에도 몇권씩 쏟아져 나오고 있고 서점에 가면 아동 코너만큼 정리가 뒤죽박죽 되어있는 곳도 없다. 

 

그런 책 속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표지는 아이들의 손을 끌만한 것이 없는 무채색으로 그려져있다. 그 혼잡한 곳에서 이 책은 자신이 가진 빛을 내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 책을 손에 집게 된 건 <바다소>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바다를 20살이 되기 전까지 보고 자랐던 나에게 바다는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아련한 존재이다. 그렇게 선택해 읽게 된 이 책은 번쩍번쩍 빛을 내는 다른 책들에 뒤지지 않을만큼 아니 그보다 뛰어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들의 책은 읽으면서도 부담이 없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고 다가오는 대로 느끼면 된다. 작가의 숨은 뜻이 표면에 나와있어 책을 읽는 동안은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읽고 나서 생각할 꺼리는 많이 있어 생각할 시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책 역시 편하게 읽기 시작했다. 바다가 들어가는 제목이었기에 조금은 들떠서 읽었는지도 모른다. 책은 중국아동작가의 책이다. 중국에서 나온 아동문학은 내게 생소한 것이었다. 처음 만나는 중국 어린이 책은 기대 이상으로 나를 책 속으로 빨아들였고 읽고 난 후에는 책 속의 이야기를 가슴에 담기 위해 한동안 눈을 감고있게 만들었다.

 

#<바다소> 빠질 수 밖에 없는 매력 속으로 들어가보자.

 

하나, 뛰어난 묘사에 글들은 살아 숨쉬며 그림이 된다.

 

책 앞부분을 읽다가 다시 표지와 책 소개를 확인해야했다. 어린이 도서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의 생생하고 아름다운 묘사에 이 책이 아동도서에 잘못 꽂혀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책은 한 페이지를 읽어내려갈 때마다 글은 그림으로 바뀌었으며 , 그림은 합해져 풍경이 아름다운 애니로 바뀌어갔다. 생생하고 아름다운 묘사가 나를 신비한 안개 속에 휩싸인 느낌을 주었다. 책의 배경은 중국의 시골마을로 강과 논, 바다가 자주 나온다. 내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배경들이 책 속으로 더욱 빨려들어가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둘, 네편의 각기 다른 색의 동화, 하나의 색으로 합해지다.

 

책에는 네개의 동화가 담겨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서로 다른 주제지만 공통된 주제를 가지게 된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가는 마음의 성장이 그것이다. 아이들은 마음의 성장을 통해 어른의 세계에 한발자국 다가서게 된다. 몸의 성장은 별다른 노력없이 저절로 이루어지지만 마음의 성장은 그 만큼 아픔과 고통을 참고 이겨내야한다. 조개가 진주를 만들기 위해 아픔을 참고 견디는 것과 같다. 가난하고 소외받은 아이를 작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어주며 때로는 그런 아이를 방치하고 부추긴 사회에게 따끔한 충고를 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작가가 무조건 사회에게 아이를 잘 보살피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그와 반대로 아이가 자신이 짊어진 아픔을 견디어 내고 사회가 씌운 굴레를 벗기위해 노력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해주려 하고 있다. 누군가의 도움이 아닌 아이들 스스로 서려는 노력은 눈물겹도록 슬프게 혹은 아프게 그려져있지만 그것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네편의 동화 엿보기.

 

1.빨간 호리병박

-강을 사이에 두고 완과 뉴뉴라는 어린이 둘이 살고 있다. 뉴뉴는 평범한 가정이지만 완은 3년전에 아버지가 사기혐의로 감옥에 들어가 혼자 살고 있다. 완은 아침이면 빨간 호리병박을 물에 띄우고 수영을 한다. 물방울을 튀기며 수영하는 모습의 완을 뉴뉴는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쉽게 다가서지 못한다. 그런 뉴뉴에게 완은 수영을 가르쳐준다. 뉴뉴에게 어른들께서 말씀하신 완의 아버지에 대한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뉴뉴에게 완은 강물 속에서 자신의 든든한 보호자이자 친구인 고마운 존재이다. 이런 그들에게 어른들의 선입관은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이미 한번 생각한 것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 어른들로 인해 완은 친구가 없었다. 강위에 작은 섬에 있는 나무들에 이름을 붙여 노는 깡마른 아이 완에게 뉴뉴는 첫 친구인 것이다. 그런 완에게 뉴뉴는 엄마가 더이상 수영을 하지 말라고 했다며 수영을 배울 수 없다고 말하자 완은 뉴뉴에게 꼭 수영하는 법만이라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다급해진다. 그런 다급해짐은 어른들의 눈에  잘못된 행동으로 비춰지고 만다. 어린 아이에게 어른들의 말이나 행동은 낙인과도 같다. 어른들이 그저 던진말에도 그것은 아이의 마음에 낙인처럼 찍혀 상처가 되고 지워지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완과 뉴뉴의 우정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엇갈리는게 마음이 아팠다.

 

2.바다소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는 다른 남자와 도망을 가고 장님인 할머니와 사는 아이가 있다. 아이는 새끼를 꼬아 자신을 학교 보내는 할머니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 자신을 언제라도 지켜줄 든든한 버팀목일거라 생각했던 할머니께서 새끼를 꼬지도 못할만큼 몸이 약해진 것을 안 아이는 똑똑한 머리를 가지고도 학교를 그만두고 농사를 짓겠다고 한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소가 필요하다. 아이는 말을 잘 듣지만 약한 흙탕물소보다는 고집세고 난폭하지만 튼튼한 바다소를 사기로 결심하고 할머니에게 돈을 받아 소를 사러 몰래 떠난다. 15살의 아이는 혼자 몸으로 거세기로 소문난 바다소 중 가장 거센소를 달려고 해서 다시 할머니께서 기다리는 집으로 떠난다. 집까지는 4일이나 걸린다. 거센 바다소는 쉽사리 말을 듣지 않고 아이와 소의 한판 대결이 시작된다.

 

겨우 15살의 소년은 마르다 못해 보는 사람이 마음이 아플정도로 약한 몸을 가지고 있지만 눈빛만은 초롱초롱한 별을 박아놓은 것처럼 빛이 났다. 그 아이가 택한 소는 자존심이 강한 바다소였다. 아마 소년은 그런 바다소의 강한 자존심이 좋았을 것이다. 자신의 가정환경때문에 사람들이 업신여길때마다 소년은 꼿꼿하게 등을 피며 당당하게 행동했다. 그런 기개를 가진 소를 소년은 원했던 것이다. 소년이 소를 제압해서 집에 오는 길은 슬프도록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이 책에서 가장 최고의 장면으로 꼽을 수 있다.

 

3.미꾸라지

-가난한 시골마을에서는 아이들도 돈벌이를 하는 경우가 있다. 미꾸라지는 늦겨울에서 초봄까지 잡는다. 미꾸라지를 팔아 생활하는 아이의 이름은 싼류이다. 이런 싼류가 미꾸라지 낚시를 논에 꼽을때면 꼭 눈치를 보게 되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의 이름은 스진쯔다. 몸도 튼튼하고 건장한 스진쯔와는 반대로 왜소하기만한 싼류는 동네 사람들이 부모도 없는 가난한 아이라고 천대하자 자연스레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기가죽어 스진쯔가 낚시를 꼽을때까지 기다렸다가 꼽는다. 싼류는 그런 자신이 슬프고 스진쯔도 그것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지만 어른들의 말로 인해 싼류에게는 원래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게 되고 더욱 거만하게 굴게 된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사람에게 등급을 매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 아이는 부모님이 잘 사니 점수를 높게 주고 이 아이는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으니 분명 못 배우고 못된 아이일거라며 점수를 낮게 주는 것은 아닐까? 어른들의 생각은 아이들에게 그대로 투영된다. 미꾸라지를 읽으며 내게도 저런 모습이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뜨끔했다. 아이들은 사람을 볼 때 그 아이만을 본다. 부모님, 가정형편이 아니라 함께 놀아서 재밌으면 친구가 되는 것이다. 사실은 그것이 전부가 아닐까. 함께 놀면 마음이 편하고 재밌으며 서로에게 힘이 되는 사이. 이것이 친구의 가장 첫번째 조건이 아닐까.

 

4.아추

-아추는 마을 사람이 함께 타고 있던 배가 침몰하는 사고로 부모님을 잃는다. 자신의 부모를 구해주지 않은 마을 사람들에게 아추는 적대심을 갖고 함부로 행동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아추가 부모가 없어 저런거라며 안타까워하지만 누구하나 진심으로 아추를 아껴주거나 혼을 내지 않는다. 아추는 그런 무관심에 견딜 수 없어 점점 더 삐뚫어진 아이가 된다.

 

아추가 말썽을 피우는 이유는 누가봐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뜻이었지만 그 외침을 어른들은 아추는 위험한 아이라고 단정지어 버리고는 무시하고 말았다. 아추는 자신을 품어줄 누군가를 기다렸던 것이다. 다른 아이들처럼 말이다. 아이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무관심이다.

 

 

#마치면서

 

아이들의 손에 이 책은 선택할 가능성이 낮다. 표지와 작은 글씨는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좋아하는 예쁜 일러스트가 책 중간중간마다 숨어잇으니 권해주면 쉽게 읽어갈 수 있을 것이다. 좋은책을 발견하여 아이들에게 권하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라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문체와 따뜻한 그림들, 그리고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나타낸 책이라서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 좋은 책일 것이다.  이 작가의 책을 찾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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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흑설공주 이야기 흑설공주 1
노경실 외 지음, 윤종태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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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무엇일까? 덤벙거리는 성격에 하루에 한번은 넘어지기 일쑤인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여자애가 차분하게 걸어야지. 선머슴처럼 그렇게 걸으면 안되는 거야.' 처럼 비슷한 말이었다. 엄마를 도와 밥상을 차릴 때도 여자애가 그릇을 예쁘게 좀 놓지였고 글씨를 쓸 때도 여자애 글씨가 이게 뭐니하는 소리도 들었었다. 여자애는 덤벙대면 안된다거나 여자애는 가지런히 물건을 놓을 줄 알아야하고 남자애들처럼 총싸움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달달 외울만큼 듣고 자라다보니 어느새 그것이 나의 생각인 듯 자리잡아 칼싸움을 하는 여자아이를 보고 엄마가 내게 했던 것처럼 '여자애가~'라는 말이 나올뻔 했다.

 

고정관념이 무서운 이유는 비판적 사고없이 받아들여져 그것이 진리라고 생가하게 되고  그것에 의문을 품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 엄마의 말씀말고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것으로는 TV만화와 동화를 들 수 있다. 동화속의 공주님이 되는 상상을 해보지 않은 여자아이는 없을 것이다.

 

백설공주처럼 하얀 피부가 왕자와 결혼하게 된 이유인 것처럼 하얀 피부가 되기 위해 열심히 팩을 하고 화장을 해보기도 한다. 신데렐라처럼 힘들어도 묵묵히 참고 일하면 반드시 왕자님이 자신을 알아봐줄 거라며 꾹 참는 것이 일상이 되기도 하며 인어공주처럼 사랑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몰라봐주는 왕자를 위해서 기꺼이 죽을 수도 있는 것이 왕자를 만나는 여자의 조건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동화가 내게 심어준 고정관념 중 하나는 왕자님을 만나기 위해 여자는 자신의 생각없이 착한 여자가 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착하고 예쁜 여자가 된다면 왕자님은 반드시 나타날 거라고 상상하며 동화책을 가슴에 품고 왕자님이 사는 계단을 올라가는 연습을 하며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왕자님을 만나기 위해 착한 여자가 되기 위한 노력은 어렸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니다. 어른이 되면 그런 노력은 어렸을 때와는 달리 현실 속에서 내게 많은 영향을 준다. 남자의 말이면 무조건 순응하려는 자세를 보인다거나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성상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여자는 한 개인으로 서는 것이 아닌 남자에게 의지해서 서는 것이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해서 연애할 때도 그런 성향이 나타나 스스로도 놀라고 만다.

 

왜 동화속 공주가 행복하다고 생각한 걸까. 동화 속 마지막에 나오는 한 구절 '왕자와 공주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란 글을 철썩같이 믿어버린 것이 문제였을까. 왕자님을 기다리는 여성들이 지금도 있으며 왕자님의 환상에 사로잡혀 공주를 꿈꾸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를 위한 흑설공주라지만 이 책은 어른에게 읽힘에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는 총 5개의 유명한 동화가 나온다. 그 중에 세개만 살펴보자.

 

첫번째 동화-흑설공주-이경혜

 

<다른 사람들이 세운 아름다움의 기준이라는 것은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있는 허약한 것으로, 아름다움이란 것은 누구에게나 깃들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내어 바라볼 수 있는 눈을 키워 주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흑설공주의 나라에는 아름답지 않은 사람이 하나도 없게 되었다.
이제 거울은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누구지?”
하는 공주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게 되었다.
“모르겠어요. 다들 나름대로 아름다우니 누가 가장 아름다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흑설공주는 백설공주의 이야기를 빌려와 하얀 피부의 공주를 까만 피부로 만들어 여성에게 외모만 중요한 것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을만큼 자신을 사랑한다면 말이다.


두번째 동화-팥쥐랑 콩쥐랑-유영소

 

<"실은 열두 살 먹던 생일에 돌아간 우리 어머니가 나오는 꿈을 꾸었어. 내게 쥐를 부리는 재주가 있으니 아주 요긴하게 쓰라고 말이야. 그때 어머님 말씀이 세상 모든 여자들은 쥐를 부릴 줄 안다더라. 몰라보거나 싫어하는 이는 쓸 수 없지만, 그를 귀히 여기는 이에게는 소중히 쓰임 받는 재주라지.">

-여기서는 서로 상반된 외모를 가진 콩쥐와 팥쥐가 적대관계가 아니라 자매애로 똘똘뭉친 다정한 자매로 나온다. 예쁜 여자만 착하다는 생각은 이제 그만 해야한다. 또한 세상 모든 여자에게는 자신만의 재주가 있다는 것을 외모를 탓할 시간에 기억해야 할 것이다.

 

세번재동화-유리 구두를 벗어 버린 신데렐라-노경실

 

<"이제 누구도 내 인생을 간섭할 수 없어요. 왕자의 아내보다 더 값진 삶은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삶이란 걸 알았으니까요. 자기 생각이 없는 삶은 저 유리 구두처럼 언젠가는 다 부서질 거예요.”>

-혼자의 힘으로 자신의 몸짓보다 큰 쇠똥을 굴리는 쇠똥구리를 보며 신데렐라는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는 것을 배웠다. 그런 신데렐라에게 자신의 외모만을 사랑하는 왕자는 필요없다. 스스로에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신데렐라는 왕자의 아내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하고 신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 세가지 외에도 다른 세편의 동화도 얻을 것이 많은 이야기이다. 아이들에게 왕자와 공주의 예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좋지만 그것과 더불어 왕자를 만나야만 여자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그보다 훨씬 더 값진 가치가 숨어있음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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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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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추리소설이라고 했다. 나오키상 수상작이라고 했다. 읽기도 전에 책에 담긴 명성으로 인해 내 기대가 더해져 책의 무게가 더 무거워졌다. 기대가 큰 책일수록 실망이 크다는 말도 많이 들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자 했던 책은 다 읽은 후에 더 많이 기대했더라도 분명 내 기대 이상을 내게 채워 주었을거라고 말할 수 있게 했다.

 

책장을 덮고서 다시 표지를 봤다. 추리소설이 맞는 건지 확인하려고 말이다. 이렇게 아린 추리소설은 처음이었다. 다른 추리소설들을 읽다보면  밝혀진 진실에 씁쓸해지는 경우는 많았지만 가슴이 아팠던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 이 책 아프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독특한 구성으로 손을 떼지 못하게 하더니 후반부에서 절제되었던 감정들이 한번에 솟구쳐 가슴을 울리게 했다. 용의자 X의 헌신이 내 마음에서 소용돌이 쳤다. 그 와중에도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의 어떤 매력이 내 마음을 이리도 흔들어 놓은걸까? 그 이야기를 해보자.

 

하나, 독특한 구성-범인이 밝혀진 추리소설?!

 

내가 아는 추리소설은 범인을 베일에 가려놓고 주인공이 범인을 추적해나가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주인공과 함께 범인을 상상하고 지목하게 되면 맞는 경우도 있었고 반전이라는 묘미를 살린 덕에 빗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그것이 추리소설의 묘미라고 생각했었다.  추리소설을 그리 즐기지도 많이 읽지도 않는 나에게는 이런 구성이 익숙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전혀 다른 구성이다. 처음부터 범인이 나와있고 어떻게 살해를 했는지도 정확히 독자에게 알려주고 있으며 누가 도와주었는지도 알려주다. 마치 사방이 탁 트인 공간에서 주인공들의 살해장면은 그것을 지켜보는 독자들에게 한폭의 장해물도 없이 낱낱이 보여지고 있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나는 당황했다. 이 책의 두께로 보아 아직 남은 이야기는 많은데 처음부터 이렇게 범인을 다 보여주면 남은 이야기들은 무엇으로 채울려는 것인지 작가의 의도가 궁금했다. 범인을 다 알고 시작하는 추리소설이라면 김빠진 맥주를 먹는 것처럼 곤역일거라는 짐작은 하나의 길밖에 모르는 나의 뒷통수를 치며 이 새로운 구성이 가져다 주는 스릴을 만끽하게 해주었다. 

 

이 책에선 범인이 누구인지 아는 것은 책이 가지는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었다. 강점으로 만든 사람이 바로 용의자 X, 뛰어난 수학적인 머리를 가진 이시가미가 그 주인공이다. 이시가미는 살해범인 여자(야스코)의 옆집에 산다. 그는 딸과 함께 살아가는 그녀의 집에 심상치 않은 일이 발생했음을 즉각 알고는 그녀를 위해 사건을 도맡아 정리해나간다.

 

책은 살인사건 후에 이시가미가 야스코를 위해 어떤 헌신을 하게 되는지가 시작된다. 뛰어난 두뇌를 가진 이시가미는 형사의 수사망을 꿰뚫듯이 보고 있어 전혀 살인범인 두 모녀가 전혀 잡힐 수 없게 해놓았다. 이때 이시가미의 대학 동기였고 이시가미에 대적할만한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인 유가와가 나타나 사건의 긴장을 팽팽하게 잡아 놓는다. 범인이 누구인지 아는 내게 유가와의 등장은 밝혀지면 안되는 진실을 그가 알아챌까 두근거림으로 책을 보게했고 한편으로는 어떻게 그가 밝혀낼 것인가를 기대하게 하며 책에서 눈을 떼기가 어렵게 했다. 어떻게 수사망을 그렇게도 잘 빗겨갈 수 있었는지에 관한 사건의 진실을 아는 순간 이런 것이 반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둘, 사랑한다. 사랑한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

 

사랑하는 여인 야스코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과감히 포기한 남자 이시가미가 있다. 사랑한다고 말 한번 못해봤으며 데이트 한번, 손 한번 잡아본 적 없이 그저 그녀가 일하는 도시락가게로 가서 도시락을 사오는 것이 전부지만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남자가 이시가미다. 그의 사랑은 댓가를 바라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의 사랑은 헌신이다.

 

추리소설에 사랑이 등장한다면 그건 잘못된 집착의 형태로 나타나 영화 <미저리>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야스코에대한 감정하나로 살인사건을 도와주는 이시가미의 사랑은 집착도 무서운 광기도 아니다. 그는 살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아니 살 이유가 없었다고 한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 지친 그는 살고 싶은 이유를 잃었고 자살을 기도해 목을 맬려고 했지만 그 순간 초인종 소리가 들리고 해맑게 웃는 두 모녀가 옆집에 이사왔다며 이시가미에게 인사를 했다. 이시가미는 살기로 한다. 행복해 보이는 두 모녀를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살 이유가 생겼다고 했다.

 

그의 삶의 이유인 그녀들이 위험에 처한 것을 안 이시가미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그 사건으로 뛰어들어 도와준다. 아마 그는 자신의 비상한 수학적인 머리를 이 순간 감사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사랑하는 그녀를 도와줄 수 있으니. 자살을 결심했던 그 이후의 삶을 이시가미는 그저 덤으로 알고 그녀를 곁에서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하려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덤으로 받은 인생을 그녀를 위해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그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세상으로부터 그녀를 지키고자 했다. 이시가미의 헌신은 추리소설을 읽은동안 내가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아픔을 느끼게 했다. 얼마나 사랑하면 이렇게 할 수 있는지 그의 사랑이 눈물겨웠다.

 

 

#마치면서

독특한 추리소설이었으며 굉장하다는 찬사를 받을만한 책이었음이 읽는동안, 읽고 나서 인정하게 되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스릴과 예상치못한 감동이 있었던 책이다. 이시가미가 오열하는 장면이 한동안 머리 속을 떠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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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골에 이사 왔어요 신나는 책읽기 12
양혜원 지음, 최정인 그림 / 창비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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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속의 아이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오랜만에 보는 잠자리채와 송충이, 거미의 모습도 귀엽기만 하다. 잠자리채로 여름방학 숙제인 곤충채집을 하러 산과 들로 뛰어다니던 일 남자아이들이 송충이를 집어던지면 놀라서 울었던 일들이 웃음이 나면서 아련히 떠오른다.

 

아이들에게 시골은 언제가부터 명절에나 가볼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송충이를 만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고 재래식 화장실이란 단어가 나오면 설명을 해주어야 하고 그 설명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상상할 수 없다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시골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신나게 뛰어노는 발자국 소리를 들어보기는 이제 신기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잘살기 위해 도시로 나아가고 있고 아이들은 잘살기 위해 학원으로 내몰리고 있다. 잘살기 위해 도시로 간 어른들은 빡빡하고 치열한 도시에서 여유롭고 따스했던 시골을 생각하며 시름을 달래고 학원으로 내몰린 아이들은 하루라도 맘편히 뛰어놀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차서 무거운가방이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그런 아이들을 볼때면 드넓은 들판과 산속을 내 집인양 뛰어다니던 내 어린시절이 고맙게 느껴진다.

 

이야기는 물이 맑은 여우내가 있는 여우골이란 시골마을에 채운이네 가족이 이사를 오면서 시작된다. 채운이네는 시골에서 농사짓고 사는게 꿈인 아빠와 시골로 오는 것을 반대했지만 이사와서는 누구보다 시골을 좋아하게 된 덜렁이 엄마, 재래식 화장실에 쌓인 똥탑이 무너질까 겁이 나 화장실에 가지 못하는 어리광쟁이 찬이, 학교 화장실에 빠뜨린 구두를 신고서도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는 꽉채운이란 별명의 채운이까지 네 식구이다. 시골에 전부터 살던 사람이 아니라 도시에서 이사왔다는 것에서 요즘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과 같은 나이의 또래인 채운이와 찬이의 이야기에 읽는 아이들은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고 웃음이 나는 재밌는 일러스트에 책 읽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책은 네 식구가 여우골에서 살면서 벌어지는 웃음이 나는 좌충우돌 시골 적응기이다. 

 

시골이라 재래식 화장실을 써야하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힘든 일텐데 그 이야기를 막내 찬이를 통해 똥탑이라는 표현을 빌려 웃음이 나게했다. 어린 시절 우리집 화장실도 재래식이었는데 찬이처럼 똥탑이 나에게 똥침을 놓치는 않을까 걱정했던 기억이 나면서 다리도 아프고 냄새도 나지만 그 똥탑이 밭의 거름이 되어 우리집 밥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을 보며 왜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해야하는지 어렴풋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아직 우리집 밖에는 아빠만 쓰는 재래식 화장실이 있어 밭에 거름이 되고 여전히 우리집 식탁은 초록빛으로 풍성해진다. 아이들에게 이런 것을 자연스레 알려주는 것은 시골이 주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한다.

 

똥탑이야기 외에도 얘들아, 조금만 먹어! 산지기 아빠, 눈무덤을 통해 자연은 사람만 살아가는 것이 아닌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임을 알려주는 이야기들이 많아 아이들에게 재미와 함께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하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시골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것과 동시에 가장 중요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 도시에서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 양보와 배려심을 가르쳐도 아이들은 대답만 할 뿐 실천하지 못하는데 비해 시골에서는 그것이 몸에 와닿기 때문에 자연스레 아이들도 몸에 익히게 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거운 가방에 끌려 학원을 돌고 도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 책을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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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1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티티새 2006-10-11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감사해요^^
방금 지웠습니다^^
 
마왕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오키상에 다섯 번이나 미끄러진 장난기 많은 작가라는 수식어가 이사카 코타로에게 붙는다. 다섯 번이나 미끄러졌다면 다른 작가들은 어땠을까, 다시 펜을 들고 글을 쓰기가 어려워지고 내용은 점점 더 어두워지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사카 코타로는 그 미끄러짐을 놀이기구를 타는 기분으로 즐겼을 것 같다. 이사카 코타로, 그는 독자에게 따뜻한 용기와 맑은 희망을 불어넣는다.  <사신 치바>에서는 아니러니하게도 죽음으로 열심히 살라는 용기를 주었고 <마왕>에서는 역시 아이러니하게 단체를 중시 파시즘으로 개인이 가진 힘을 보여주며 희망을 보여준다. 이사카 코타로는 내게 이런 작가이다. 전혀 연관될 것 같지 않은 상반됨을 통해 재미와 나도 할 수 있을거라는 열정을 불어넣어 주는 고마운 사람이다.

 

책은 형제의 이야기를 두 부분으로 나눠서 하고 있다. 형과 동생의 이야기. 우선 형부터 살펴보자.

 

#형, 안도의 이야기

 

“엉터리라도 좋으니까 자신의 생각을 믿고 대결해 나간다면 세상은 바뀐다”

 

어릴 때 부모님과 같이 차를 타다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형 안도는 그때부터 '생각해, 생각해, 맥가이버'를 힘든 순간이나, 당황한 순간에 마음 속으로 외친다. 그는 이 시대에 드물게 사색하는 사람 중의 한명이다. 작가의 말대로 현대인들은 컴퓨터로 인해 사색은 하지도 않고 검색을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이라고 믿으며 동요한다. 작가는 일본인의 특성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런 현실은 우리나라에도 적용이 될 것이다. 자신의 생각은 없고 남의 생각만이 있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세태를 이야기 하듯 작가는 파시즘을 등장시킨다. 책을 읽으며 파시즘을 생각해봤다. 내가 아는 얕은 지식으로 파시즘은 독단적인 민족주의라고 생각된다. 자신의 집단의 믿음을 가장 중시하고 그 집단의 말이면 민중은 흥분하고 그말에 따라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현대인들은 무엇이든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그러나 정작 자신은 가진 것이 없다고 불평하며 뿌리내릴 수 없는 사회를 손가락질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가 이누카이거 “5년 안에 내가 이 나라를 제대로 만들어 놓지 않으면 내 목을 날려라!”라며 이 시대를 개혁시키자며 나타난다. 이런 강렬한 정치가에게 국민들은 흥분하고 무조건 그의 말이면 박수를 친다. 대중에게 이카누이는 신이 되어가고 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안도는 이카누이의 얼굴에 무솔리니가 겹쳐보인다. 파시즘을 떠올리며 무참히 휩쓸려가는 대중을 두려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안도는 생각하고 생각하며 이카누이는 분명 일본을 망칠거라는 생각을 하고 그에게 대항하기로 결심한다. 그의 무기는 30보 안에서만 통하는 복화술이다. 여기서 이사카 코타로의 장난기이자 인간의 의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알 수 있다. 전지전능함이 아닌  미약한 초능력을 주면서 남과는 다른, 그러나 세상을 변화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능력을 안도에게 준 것이다. 이때 작가가 안도에게 대단한 초능력을 주었다면 나는 책을 덮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책을 읽는 내내 안도의 약한 초능을 안타까워하기는 했지만 미약하기에 그에게 나를 겹칠 수 있다. 개인이 가진 힘은 얼마나 미약한가. 그것을 안도도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으며,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요는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안도는 포기하지 않는고 마왕에게 대항했다.

 

안도는 말했다. “엉터리라도 좋으니까 자신의 생각을 믿고 대결해 나간다면 세상은 바뀐다”고,그것을 그는 믿고 밀고 나갔다. 적어도 그는 자신의 생각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었고 세상을 집어삼키려는 마왕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동생, 준야의 이야기

 

“형은 지지 않았어. 달아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나도 지고 싶지 않아.
무진장 큰 규모의 홍수가 일어났을 때, 그래도 나는 물에 휩쓸려가지 않고 언제까지고 꿈쩍도 않고 서있는 한 그루 나무가 되고 싶어.”

 

태평한 성격으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동생, 준야. 그의 이야기를 읽는동안 형의 이야기를 읽느라 긴장하고 애가 닳던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뜻해졌다. 형에게 30보 안에서만 통하는 복화술을 주었던 작가는 동생에게는 1/10 이라는 확률에서는 무조건 승리하는 능력을 주었다. 작가의 이런 장난이 밉지가 않고 사랑스럽게 여겨지는 것은 왜일까. 작가는 초인을 보여주며 세상을 바꾸는 뻔한 스토리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인간을 통해서도, 개인을 통해서도 세상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것이다. 개인이 지레짐작으로 세상을 향해 대항할 맘도 잃게 되지 않기를 작가는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안도와 준야의 작은 초능력은 인간이 가진 마음과 같을 수 있다. 우리가 마음을 먹고 실행한다면 마왕을 알아 볼수 있으며 제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준야의 이야기는 내내 따뜻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작은 힘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밀고 나가고 싶다는 준야. 그는 밀고 나가는 순간 자체를 행복해 할 것이다. 그것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는 것, 자신의 생각대로 자신의 몸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준야, 너는 해낼 수 있을거라 나는 믿어. 내기해도 좋아.

 

#생각해. 생각해. 그리고 정면으로 맞서서 행동해.

 

슈베르트의 <마왕>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다. 아들에게 보이는 마왕을 아버지는 보지 못해 비극적인 결말이라는 것을.아버지가 마왕을 알아볼 수 있었다면, 혹여 아들의 말을 믿었더라면 결말을 어떻게 변했을 것인가.

 

마왕은 생각이 없는 자들을, 자신의 주장이 없이 움직이는 자들을 노리고 있다. 나역시 예외는 아니다. 마왕은 점점 더 무장을 하고 교묘하게 우리의 삶을 파고 들고 있는 것에 반해 우리들은 전보다 더 생각하지 않고, 남들을 따라 행동하고 있어 마왕의 먹이가 되어가고 있다. 마왕의 먹이가 되는 표적이 된다면 도망칠 수 없다. 그전에 먹히고 마는 것이다. 마왕의 표적이 되기 전에 우리가 마왕을 발견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검색 하는 시간을 줄이고 사색을 해야한다. 튼튼한 토대를 둔 비판적 사고를 해야한다. 마왕은 자신의 생각이 없는 자들을 좋아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마치면서,

이사카 코타로라는 작가에게, 안도에게, 준야에게 박수를 보낸다. 책의 초반부에는 무슨 말을 하고자하는지 짐작도 못했었다. 처음에는 유머로 갈수록 가슴으로 파고들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이 작가의 방법인가 보다. 생각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권리이자 의무라는 것을 알려준 책이었다. 생각해야한다, 끊임없이 돌아가는 세상과 함께 내 생각도 끊기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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