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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인생을 껴안고 춤을 춰라
쉬이밍 지음, 장연 옮김 / 고려원북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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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를 얼만큼 사랑해?" 라고 물었던 친구가 있었다. 아마 남들이 자신을 사랑하는만큼 나도 사랑하겠지라고 대답했던 것 같다. 남들은 남들을 얼만큼 사랑하는지 어떻게 알아라는 친구의 말에 숨이 턱하고 막혔던 적이 있었다. 그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라는 물음에 나는 주위 사람들을 돌아봤다. 종종 어떤 일로 인해 행복하다고 말하는 친구는 있었음에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한 친구는 없었다.

 

누구나 사랑을 갈구한다. 태어나서는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고, 학교에 가서는 친구들, 선생님의 사랑을 갈구하고, 커서는 이성의 사랑을 갈구한다. 태어나면서부서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사람인데 정작 가장 쉬운 곳에서 얻을 수 있는 진주를 놓치고 있다. 등잔불이 어둡다고 했던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며 타인의 사랑을 갈구하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 보다 어려운 일이다. 튼튼하지 못한 독이 된다면 아무리 노력해서 힘들게 얻어 온 사랑이라 하여도 담아 놓을 수가 없어 줄줄 새기 마련이다.

 

이 책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이다. 그리 많은 양의 자기계발서를 읽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읽은 자기계발서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너무 쉽다는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것은 힘이 든다는 말보다 몇 배나 더 힘든 데 그런 삶을 헤쳐나가는 방법이 적힌 책이 너무 쉽다는 것에 슬퍼졌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실천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저자는 이토록 쉽게 그것을 행동하라고 말하는 것일까란 생각에, 혹시 내가 못난 것이 아닐까라는 자책을 하게 만들었다. 그런 책들에 비해 이 책은 어렵다. 눈을 멈추고 읽은 페이지를 다시 한번 읽어내려가야 할 때도 있었고 차를 앞에 두고 차의 연기를 따라 사색에 잠겨야 할 때도 있었다. 심리학과 불교, 공자와 노자사상을 절묘하게 결합한 것이 특징인 이 책은 동양적인 색을 띈다. 여백의 미를 느끼게 하기도 하고, 차분히 내면의 자신을 만나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삶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읽히는 책이라면 이 정도의 무게감을 가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삶의 짐에 비해 쉬이 넘어가는 책장을 아쉬워 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을 변화시킬 방법을 수첩에 메모하기만 하고 작심삼일이 되는 것보다 이 책을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해가 될 때까지 곱씹고 곱씹다보면 단맛이 나는 밥알처럼 책 속에서 자신의 숨은 진주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될거라 믿는다. 동양고전이 종이가 사라졌을 그 시간을 넘어 지금까지 읽히는 이유처럼 말이다. 이제 책이 알려주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가보자.

 

첫째, 당신은 이미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을 한 것이다.

 

<그렇다! '지금 당신에게 있는 모든 것'은 의식적이든 무의적이든 당신 스스로를 위한 최고의 선택이며, 이때 당신이 드러낸 일체의 모습들은 당신 삶의 근원적인 힘이 생존을 위해 행한 일종의 선택이다. 즉, 당신을 오늘의 이런 모습으로 만든 원인은 당신이 저질렀던 잘못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환경과 성장과정에 있었던 것이다. 요컨대 당신은 이미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을 한 것이다.>      -p.32

 

                                                                               

책을 읽으며 내가 받았던 가장 큰 감동은 내가 인정하지 못하고, 받아들이기 싫은 내 현실이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준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타인의 삶을 기웃거리는 나를 봤다. 다른 사람의 삶은 저토록 빛이 나는데 왜 내 삶은 이다지도 어두운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며 나를 탓하고 타인을 우러러 보며 시간을 보내는 나를 봤다. 어디부터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인가라는 쓸데없는 생각으로 후회만으로 밤을 지샌 적도 있었다. 그런 내게 작가는 이 삶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바랬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내게 너의 끈기와 노력이 부족해서라는 말보다는 그때의 내 선택은 최선이었다고, 수고했다고, 네 잘못은 아니라고 말해주길 바랬다. 어른의 세상으로 내동댕이 쳐진 느낌으로 살아왔던 내게 그 말은 포근히 안아주는 엄마의 손길 같았다. 나의 노력을 먼저 인정해주고 나를 있는 그대로 안아준 사람을 만난 적이 있던가. 그런 사람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언젠가 <굿 윌 헌팅>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운 적이 있었다. 교수역인 로빈 윌리암스가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천재적인 머리에도 불구하고 삐뚤어진 성격으로 살아가고 있는 맷데이먼에게 "네 잘못이 아냐"라고 여러번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나도 따라 울면서 누군가가 나에게도 저런 말을 해주었으면 하고 바랬다. 그 말을 이 책에서 들은 것이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나를 사랑하게 되는.

 

둘째, 자신의 힘을 깨워라.

 

사냥꾼들에게 잡혀온 아기코끼리가 있다. 발목에는 쇠사슬이 묶여 있어 벗어나기 위해 계속해서 시도해보지만 남는 것은 피가 철철 나는 다리의 상처뿐이다. 아기코끼리는 그런 시도를 반복하면서 사슬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서커스단에 팔려가 관객들을 위해 재주를 부리고 먹을 것을 얻으며 세월을 보내며 큰 코끼리가 된다. 큰 코리가 되었어도 발목에 묶어놓은 사슬의 두께는 똑같다. 힘만 주면 이제는 사슬을 끊을 수 있지만 자신에게 그 힘이 있음을 코끼리는 모른다. 알면서도 모른 채 하는지도 모른다. 줄을 끊고나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자신을 발견할까봐. 코끼리는 현실에 안주한 것이다. 코끼리의 글을 읽으며 내 발을 쳐다본다. 유형(有形)의 밧줄 보다 무서운 무형(無形)의 밧줄이 얽혀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작가는 프로이드와 스키너의 이론을 설명하며 어릴때의 경험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 많은 제약과 좌절을 겪게 되면서 성격이 정해지고 그 성격에 따라 우리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내면에 꽁꽁 숨겨놓은 채로, 남들이 사는 방법대로 따라사는 것이 옳다고 믿으며 살고 있기에 내 삶과 타인의 삶을 비교하며 행복해하기도, 불행하기도 한다. 남보다 잘났다와 못났다의 기준에 갈대처럼 흔들리고 힘들어하는 것은 자신이면서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깨달았다면 이제 자신의 힘을 깨달아야한다. 어릴때 길들어진 옷을 벗어던지면 태어날 때부터 있었던 에너지가 고스란히 남아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힘을 발견하였으니 밧줄을 끊을 것인지 밧줄에 묶인 채로 지금의 삶에 안주할 것인지는 자신의 몫이다. 한번 밧줄을 끊고 뛰어보는것이 어떤가. 숨이 턱에 차도록, 온 몸이 땀에 젖도록 그때 당신은 살아있음을 온몸 가득히 느낄 수 있을것이다.

 

셋째, 각찰을 통해 내면의 자신을 만나라.

 

각찰-깨달아 살핀다.

각찰=통찰+각성

 

<통찰은 이성적이고 지성적이다. 반면, 각성은 일종의 되살아남으로서 우리 내면세계, 즉 감각적이고 정신적인 세계에 속하는 것이다.(중략) 통찰은 성숙된 지혜로서 그 어떤 판단이나 시비 분별을 개입하지 않은 채, 다시 말해서 "이것은 이렇다"는 생각을 갖지 않은 채 이 세계와 모든 현상을 보는 것이다. 즉, 자기 자신은 존재하지 않은 채 훌적 벗어나서 보는 것이 바로 통찰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다. 그러나 각성의 인간은 이와 정반대다. 각성의 인간은 자기 몸과 마음의 변화 화나하나마다 깨어 있으며, 자신의 정서 및 감각과 전적으로 함께 있다. 울고 싶으면 울고 웃고 싶으면 웃으며, 크게 기뻐하고 크게 슬퍼한다. 또한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이 무엇이든 자기 자신을 그 상태가 되게 할 수 있다. (중략) 어린이의 세계에 속하는 한편, 자연,정감, 정서의 세계에도 속한다. 그는 생명력과 활력과 에너지로 충만해있다.>  -p.60~61

                                                                                 

 

각찰이란  단어를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처음 만난 이 단어를 될 수 있다면 가슴에 품고 살고 싶다. 각찰은 불교의 사상과 통하는데 그래서 각찰을 떠올리며 달라이라마가 떠오랐다. 달라이라마의 어린아이 같은 해맑은 웃음이 가능했던 것은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는 각성때문이었을 것이고 그 웃음을 거두고 삶을 바라보는 깊고 투명한 눈동자는 통찰의 경지에 올랐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통찰과 각성은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안될 것이다. 통찰에만 치우치면 억압적인 인간이 될 것이고 각성에만 치우치면 미치광이라고 불릴 수 있다.

 

통찰을 통해 순간 순간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각성을 통해 '바로 지금'과 함께 할 수 있게 되다. 이런 각찰을 통해 자신의 내면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억눌려있던 감정을 어떻게 억압되었는지 확인하고 그것을 이제 자신에게서 해방시켜주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관계'를 바로 세울 수 있으며 삶의 온전함을 회복하게 될 수 있다. '나는 모든 것의 근원'이라는 생각을 잊으면 안된다. 나를 먼저 깨닫고 바로보는 것이 각찰의 방법이다.

 

 

넷째, 억지로 봄을 잡지 말고 여름의 화려함을 만끽하라.

 

이미 떠난 것을, 되돌릴 수 없는 것에 목을 매며 이미 사라진 것을 그리워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후회만 하며 지내기에는 인생은 너무 아름답다. 그렇기에 아름다운 인생을 즐겨야한다. 책 뒤에 적혀있는 저 말이 내내 가슴에 와닿았다. 억지로 봄을 잡지 말고 여름의 화려함을 만끽하라. 힘들거나 슬픈일이 있을 때면 그 기분을 떨쳐버리기 위해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그 문제에서 도망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제 그런 문제를 즉시하는 방법을 배웠다.

 

내가 회피한 문제는 언제고 다시 등장해서 나를 혼란스럽게 하게 하였기에 그 문제를 적으로 삼고 배척하셨다. 책은 적에게 감사하라고 한다. 적을 받아들이면서 내면은 성장하고 나와 외부의 세계의 벽은 점점 허물어져 가는 것이다. 외부세계와의 벽이 사라지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상처와 고통등을 받아들이기 위해 벽을 쌓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에 충실하고 그 문제를 각찰하는 능력을 기르게 되는 것이다.

 

아직은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곁에 두고 읽어야겠다. 여러번 읽기를 반복하다보면 제목 그대로 내 인생을 껴안고 춤을 추는 경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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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함께 읽기
강준만 외 지음 / 돌베개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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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나를 웃음 짓게 한 것은 작가의 이름이 아닌 <여럿이 함께 씀>이였다. 그 이름 위에 있는 60인의 사람들 보다 여럿이 함께 썼다는 문구가 참 좋았다. 함께라는 말은 신여복님과 잘 어울린다. 그 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쓴 책이니 그 분을 닮은 것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여럿이라고 부르기도 많은 사람들이 신영복님에 대해 말하기 위해 글을 쓰고 그 글을 함께 내었다. 자신의 이름이 크게 실리지도, 주목을 받지도 않는데도 어떻게 하면 신영복님에 대해 더 잘 말할 수 있을까, 더 잘 그의 생각을 전할 수 있을까, 더 잘 쓰고 싶은 욕심과 더 잘 쓰지 못한 아쉬움과 미안함 이 글에서 묻어난다. 내가 보기에는 이보다 더 잘 쓸 수 없을 것 같은 글들 뿐인데 쓰는 사람 마음은 항상 부족함을 느끼는 듯하다. 머리 속에 있는 글을 씀에는 아쉬움이 없지만 마음 속에 있는 글을 쓸 때면 누구나 그것을 100% 그대로 옮길 수 없기에 마음에 담긴 것을 쓰려는 사람은 항상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그 마음이 참 아름다워보이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두가지 느낌을 받았다. 하나는 이런 분을 알게 되었다는 기쁨과 이 분의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이 책을 읽는 다는 것에 대한 죄스러움이었다. 신영복님에 대해 내가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으로 서평 쓰는 것을 망설였다. 신영복님을 만난 것은 단 한번이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그 유일한 만남이었다. 그 당시에 그 분이 계신 곳이 정녕 감옥이라는 것인지 의심이 될만큼 그 분의 글을 따스했던 기억이 난다. 슬픔을 담고 있음에도 그 슬픔의 물은 차가움이 아닌 따스한 물이었다. 그 시대에 대한 지식을 알지도 못했으니 나는 그 책을 반도 다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존경과 죄스러움을 등에 이고 책을 읽어나가는 내 손 아래에는 노트와 펜이 들려있다. 좋은 구절이나, 궁금함을 적는 내 노트에 적어가며 책을 읽는데 책의 초반부만 읽었을 뿐인데 거의 그 때까지 읽은 페이지가 모두 표시되어 있다. 내가 읽지 못한 신영복님의 채과 그분의 사상에 대한 글들이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기에 줄줄 적어내려 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신영복님의 책 제목만 적고는 펜을 내려 놓고 차분히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차분함이야말로 신영복님에 대한 글을 읽는 자세일거라 믿으며.

 

책을 읽으며 내게 떠오르는 신영복님은 나무 한그루였다. 홀로 서있는 나무 한그루가 아니라 숲 속에 많은 나무들 사이에 있는 나무 한그루. 어린 나무들이 아침이면 찾아와서 같이 놀자고 하고, 점심이면 학생 나무들이 와서 이야기 해달라고 하고, 저녁이면 어른 나무들이 와서 그날 하루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아는 것이 많지만 성격이 밝고 마음이 따뜻해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찾아 오는 그 숲의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할아버지 나무 한그루가 신영복님을 떠올리면 생각이 났다.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깍아내리지 않을 사람을 얻기란 얼마나 힘이 든 것인가. 그런 사람 하나 갖기도 힘이 든 것이 차가운 현실이다. 신영복님을 생각하며 글을 적으신 60명이나 넘는 사람들, 그 뒤로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신영복님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존경하고 있다. 신영복님이 이런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은 아마도 신영복님께서 먼저 사람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려고 했기 때문아닐까. 신영복님의 어리시절부터 대학교수시절까지의 추억담을 책의 뒷편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것을 보면 신영복님이 사람을 얼마나 아끼고 진심으로 대하는 지 나와있다. 그에게는 나이가 들어도 다른 사람을 웃음짓게 하는 매력이 있었으며 고운 심성과 배려심은 그와 인연이 닿은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신영복을 읽는다이고, 2부는 신영복을 말한다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굳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는 것을 깨달았다. 1부를 읽다가 잠시 머리를 식힐겸 2부를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하다.

 

1부 신영복을 읽는다에서는,신영복님의 삶과 사유, 글과 예술, 신영복 다시 읽기, 신영복 깊이 읽기 이렇게 네부분으로 나뉜다. 신영복님께서 그동안 써왔던 책들을 중심으로, 그리고 신영복님께서 겪었던 통혁당사건에 대한 이야기와 그분의 서예와 그림의 재능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신영복님의 책과 그림, 글씨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당연하겠지만 일관됨을 느꼈다. 이렇게 일관되게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기 위해 그 분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사색하며 노력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신영복님은 감옥에서 보낸 20년 20일을 대학에서 배움을 얻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리 긴 대학이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 그리 힘든 대학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자신의 삶 속에서 어둡고 고통스런 부분도 감싸안으며 자신을 찾는 그 분의 모습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책이 말하는 것을 제대로 받아들이기는 아직 부족하지만 이 책을 가이드 삼아 그분의 책을 읽는다면 책에서 말한 관계론이나 진보주의에 대해, 동양사상과 현재를 잇는 방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2부에서는 신영복님과 알고 지낸 지인들이 말하는 신영복님과의 일화에 대해 나와있다. 개구쟁이였으며 똘똘했던 어린시절과 투지로 불탔음에도 친구를 위해 웃음을 놓치지 않았던 대학시절과 육사시절, 감옥에서 보낸 소중한 시간들, 대학교수로 지내면서 맺은 사제간의 정에 대한 글들이 적혀있다. 신영복님의 책에도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지만 지인들과의 소소한 정이 담긴 글을 보면 신영복님에 대한 매력이 더 많이 느껴진다. 참 따뜻한 분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서평하기 위해 글을 쓰면서 이 분의 사상과 삶에 대해 이야기 해야하는 것인지 내내 고민했다. 이 분의 사상과 삶에 대해 아직은 이야기 하기에 내게 부족한 점이 너무 많기에 이 책을 읽고 받은 느낌들로만 적어내려갔다. 신영복님을 우리 시대의 큰 스승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스승님께 더 많이 배우고서야 나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신영복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분에 대해 궁금한 분이라면 좋은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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