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내 공간만 바라보던
햇살 담은 12세의 5월은
마냥 맑기만 한 파랑 이었다
2007년
<화려한 휴가> 속에서
충격이던 39세의 여름은
어쩔 줄 모르던 빨강 이었다
2010년
수많은 비석 앞에서
고요했던 42세의 5월은
할 말 잃어버린 무채색 이었다
기억해야 할 사실을
제대로 몰랐다는 건
기억되어야 할 영혼들 앞에서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나에겐 파랑이던 5월이
파랑이고 싶었을 누군가에겐
색깔을 잃어가던 치열함이었음은
순간순간 얼마나 눈가 시큰한 일인가
당당한 빛으로 살아내며
자유와 민주에 색깔 입히던
수많은 삶의 이야기는
뜨겁게 스미는 역사는
2017년, 다시 이 곳
먹먹한 색깔로 지나갔다
가슴 깊이 생생하게 새겨진
49세의 5월은
* 2017. 9. H공모전